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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마을’, 숨은 주역 장희진··· 조용히 강했다

종영 ‘마을’, 숨은 주역 장희진··· 조용히 강했다

등록 2015.12.04 10:10

정학영

  기자

SBS ‘마을-아치아라의 비밀’ 제작발표회 장희진.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SBS ‘마을-아치아라의 비밀’ 제작발표회 장희진.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비밀의 실타래는 모두 풀렸고, ‘마을’은 장희진이란 배우를 남겼다.

3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비밀’(극본 도현정, 연출 이용석, 이하 ‘마을’)은 평화로운 마을에 암매장된 시체가 발견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

장희진은 극중 육감적이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는 미술교사 김혜진 역을 맡았다. 김혜진은 아름다운 외모와 더불어 처연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장희진이 맡은 김혜진은 현 시점의 ‘죽은 시체’였다. 장희진은 16부작 드라마에서 처음부터 죽은 자로 나왔다. 장희진은 오직 출연자들의 회상신과 극의 비밀을 풀기 위해 등장한 과거신을 통해 모습을 보였을 뿐이다.

극 초반 장희진은 대사 없이 주로 한소윤과 서유나(안서현 분)의 꿈속에서만 나타났지만, 잠시 뿐이었는데도 섬뜩함과 오싹함을 온 몸으로 표현해 강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후 김혜진의 죽음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장희진은 매회 비중이 늘어났다. 극의 중심인물로 거듭나면서 김혜진의 죽음을 둘러싼 이야기인 만큼 장희진의 역할이 중요했지만, 장희진은 상처를 안은 김혜진을 100% 소화해내며 호평을 받았다.

사진 = SBS ‘마을-아치아라의비밀’사진 = SBS ‘마을-아치아라의비밀’


3일 방송된 최종회에서 김혜진은 친모 윤지숙(신은경 분)의 회상신에 등장하면서 그동안 엄마를 찾았던 이유와 숨겨왔던 속마음을 전해 안방극장을 눈물로 적셨다.

김혜진은 생전 윤지숙을 찾아 “가족이라 믿었던 사람들이 가족이 아니었어요. 나를 친딸처럼 사랑 한다 믿었던 사람은 날 그림자로 여겼었구요”라며 대화를 시작했다.

이어 그토록 애타게 엄마를 찾았던 이유로 “핏줄 때문도, 꼭 살아야겠단 것도 아니에요”며 “그냥, 너무 외로웠어요. 이 세상에 나 혼자만 숨을 쉬고 있는 기분, 그게 너무 서러워서 엄마를 보면 조금 낫지 않을까 생각했어요”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김혜진은 마지막으로 “당신한테 태어나서 미안해요. 당신한테 괴물이라서. 안녕, 엄마”라며 눈물로 인사를 전했다.

장희진의 아련한 연기는 그간 그녀가 외지인으로서 힘들게 살아왔음을 보여줬다. 장희진은 눈물로 태어나선 안 되는 존재, 모두가 숨기고 싶어 했던 존재로 태어나 마을에서 살아남기가 어려웠음을 진정성 있게 표현했다.

특히 해탈하듯 내뱉은 “태어나서 미안하다”는 한 마디로 세상에 당당히 드러낼 수 없었던 자신의 존재를 결국 인정했다는 사실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장희진은 ‘마을’을 통해 모녀간의 애증과 가슴 찡한 불운아의 비애를 진정성 있게 표현하며 숨은 일등 공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정학영 인턴기자 tting5959@

뉴스웨이 정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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