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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 영화’ 양산시대, 이제 ‘웰메이드’ 필요할 때

[포커스] ‘19금 영화’ 양산시대, 이제 ‘웰메이드’ 필요할 때

등록 2014.02.01 08:00

수정 2014.02.01 09:36

문용성

  기자

 ‘19금 영화’ 양산시대, 이제 ‘웰메이드’ 필요할 때 기사의 사진


최근 들어 영화계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유난히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의 ‘19금 노출영화’가 급증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소위 ‘19금 멜로’ 상업영화와 ‘저예산 야한 영화’로 나뉘어 관객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는 형국이다.

지난해 ‘화려한 외출’ ‘야관문’ ‘맛’ 등이 개봉했고, 지난 2년 동안 ‘전망 좋은 집’ ‘롤플레이’ ‘꼭두각시’ 등 다수가 극장 스크린에 걸렸다. 물론 보통의 상업영화처럼 수백 개 스크린에서 상영된 것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 마케팅 수단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지면서 팬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곤 했다.

향후 개봉 예정으로 현재 기획개발 중인 영화도 10여 편. 대부분 저예산의 에로영화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에는 20억 원 이상의 제작비를 투여하는 정식 상업영화 버전의 진한 멜로 영화도 다수 눈에 띈다. 오는 2월 13일 개봉하는 엄정화, 문소리, 조민수 주연의 영화 '관능의 법칙'이 그 예다. "우린 농염해"나 "우리가 우아한 맛은 있지"라는 카피가 영화의 장르와 선정성 수위를 살짝 짐작케 한다.

에로영화는 80년대 한때를 풍미했던 장르. 1년에 수십 편씩 제작돼 전국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전정기도 있었다. 하지만 평단과 관객의 질타와 무관심 속에서 서서히 사라지면서 동시상영관을 전전하다가 관객과 멀어졌다. ‘이런 영화’를 보는 게 창피하고 눈치 보여 더 이상 노골적으로 극장을 찾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에로영화는 비디오와 디비디 시장으로 자리를 옮겨 명맥을 유지해 왔다.

 ‘19금 영화’ 양산시대, 이제 ‘웰메이드’ 필요할 때 기사의 사진


특히 노골적으로 ‘벗는 영화’는 1년에 한두 편 나올 정도로 푸대접을 받기 일쑤. 불과 2, 3년 전만 해도 만드는 사람들이나 출연하는 배우들까지 ‘도매급’으로 취급당하면서 업계의 생산의욕을 떨어뜨렸다. 게다가 개봉은커녕 제작비 회수, 즉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면서 한동안 투자배급사 및 제작사는 어설픈 19금 영화를 기획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밀레니엄 이후 거의 사라지다시피 한 성인영화 장르는 고품격 멜로영화로 재탄생, 전도연 주연의 ‘하녀’, 박해일 주연의 ‘은교’ 등 소수 작품성 높은 영화들로 인해 관객들의 인식을 바꿔놓았다. 단순 개봉을 넘어 해외영화제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두며 오히려 한국영화의 위상을 올리는데 다분히 일조하기도 했다.

아울러 다매체 시대에 접어들면서 콘텐츠 유통 판로가 넓어지면서 독특한 수익구조를 갖추고 최근 양산의 시대까지 맞이하게 된 것. 개봉관 관객동원 수익 외에도 케이블TV 및 종합편성채널, 그리고 IPTV와 다시보기 및 P2P 등 2차, 3차 판권 유통을 통해 짭짤한 수익을 거둬들이기 시작했다. 한 섹시코미디 장르의 영화는 극장 티켓 수익으로 턱없이 부족한 손실분을 다매체 유통 마케팅을 통해 해결, 손익분기점을 넘어 2배에 가까운 순수익을 거둬들인 바 있다.

 ‘19금 영화’ 양산시대, 이제 ‘웰메이드’ 필요할 때 기사의 사진


이후 영화시장은 기존 상업영화 부문과 특수장르 저예산영화 부문으로 나뉘고 있는 분위기. 여기서 특수장르란 이미 언급한 19금 에로영화와 폭력성 강한 그로테스크 장르, 그리고 작품성으로 승부하는 독립영화 등을 말한다. 순기능으로 보면 돈이 없어서, 혹은 돈을 벌 수 없어서 못 만들었던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풍성하게 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실제로 일부 제작자들은 그동안 소외받았던 장르의 영화들을 기획, 제작하는 데 더욱 과감해졌고, 업계는 의외의 저비용 고수익을 추구하기에 이르렀다.

이제 ‘19금 영화’는 다양성의 명분만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양산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다만 단순히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닌 ‘웰메이드’를 기대할 따름이다.

문용성 대중문화부장 lococo@

뉴스웨이 문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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