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장녀 조희경, 건강한 父 한정후견 심판 청구 왜?

최종수정 2020-11-2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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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경영신념 ‘사회공헌’ 앞세워 승계 제동
지분 전량 확보시 그룹 최대주주 지위 확보
재단 운영금 99%는 조양래 회장 주머니서
재계 동의 못 받는 분쟁···‘경영권’ 미련 못 버려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동생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대표이사 사장의 경영권 승계에 반기를 든 가운데, 분쟁 명분으로 삼은 부친 조양래 회장의 사회공헌 ‘신념’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부친이 조현범 사장에게 넘긴 지분과 그룹 경영권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했다는게 재계의 중론이다.

27일 재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조희경 이사장은 지난 25일 한정후견 개시 심판 청구 관련 서울가정법원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날 조희경 이사장은 조사 후 대리인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이번 입장문에서는 과거 주장하던 조양래 회장의 건강 상태보다는, 최대주주인 조현범 사장에 대한 이슈 제기에 집중을 하는 모양새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조양래 회장은 매일 출근하고 있고 임원들과 식사와 회의를 하며 건강에 이상이 없는 상태다. 이에 조희경 이사장이 조양래 회장의 건강에 대한 이슈 제기에 부담을 느꼈다는 분석이다.

조희경 이사장은 한정후견 개시 심판 청구에서 이번 분쟁의 시발점이 조양래 회장의 ‘평소 신념’과 다른 결정에 의구심이 들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조희경 이사장은 장남 조현식 부회장과 같은 편에 서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조양래 회장의 평소 신념은 사회공헌 및 환원을 위해 보유 지분을 재단에 기부하는 것을 의미한다.

조양래 회장이 그룹의 공익재단인 한국타이어나눔재단에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보유 지분 전체(23.59%)를 기부할 경우, 조희경 이사장은 개인 보유 지분 0.83%를 포함해 총 24.42%의 최대 의결권을 확보하게 된다.

조현식 부회장(19.32%)보다도 많은 지분을 차지하게 되는 만큼, 최종 목적이 그룹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

조희경 이사장은 경영권에 관심이 없고 사회공헌 및 환원에 대한 신념과 가치가 지켜지기를 바란다고 밝혔음에도 불구, 재계의 동의를 얻지 못하고 있다. 조 이사장의 기부 내역을 살펴보면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의지가 크다고 볼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탓이다.

조양래 회장은 2004년부터 현재까지 약 222억원을 자비로 기부하며 이미 상당한 수준의 사회 공헌을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1000억원 이상의 증여를 받고 사회공헌에 대한 약속을 지키기를 촉구하고 있는 조희경 이사장은 같은 기간 동안 약 11억원 남짓을 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조양래 회장은 조희경 이사장이 2010년에 설립한 사회복지법인 ‘함께 걷는 아이들’에 약 180억원을 기부한 반면, 조희경 이사장은 약 3억원만을 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시 말해 자신이 설립한 사회복지법인 운영에 필요한 자금 중 약 99%를 아버지의 기부금으로 충당한 것이다.

조희경 이사장은 아버지에게 재산의 사회 환원을 촉구하고 있지만, 실상 아버지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진행되던 사회공헌 사업들에 이름만 올려두고 있던 셈이다.

그동안 대외적으로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조양래 회장은 이미 사회 환원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기부를 이어왔다.

특히 조양래 회장은 조희경 이사장이 성견후견을 신청한 직후 낸 입장문에서 “개인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지만, 방법은 스스로 결정할 일이다. 자식들은 의견을 낼 수 있지만, 결정하고 관여할 바는 아니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재계에 따르면 조양래 회장은 경영권의 향방과 사회 환원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건강한 동안 확실히 정리하고, 가족 간 분쟁의 소지를 없앤다는 신념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이미 승계된 경영권에 대한 번복은 없을 것이란 게 지배적인 시작이다.

조희경 이사장은 아버지의 지분 매각이 자발적인 의사에 의해 내린 결정인지에 의문스럽다고 했지만, 조양래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과거 약 15년 간의 경영성과를 근거로 충분한 검증을 거쳐 내린 판단이라고 명확히 답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조 이사장은 실익을 예상하기 힘든 법적 공방을 야기하며 경영권에 집착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난국을 헤쳐 나가기 위해 발빠른 변화를 이어가야 할 한국타이어의 행보에 제동이 걸리는 것은 아닌가하는 우려가 커진다”고 지적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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