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시대 개막]현대차 기업문화 확 바꾼 3세

최종수정 2020-10-1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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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복, 유연근무 등 ‘스타트업’처럼 조직변화
타운홀 미팅 상시 운영···직원들과 직접 소통
직급 개편 바꾸고 ‘정기공채’도 폐지
노사문화 변화, 주가 방어 등 경영평가 긍정

지난해 10월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정의선 당시 수석부회장이 직원들과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2018년 9월 정의선 부회장을 수석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며 사실상 ‘정의선 체제’ 첫발을 내디뎠다. 이때부터 정몽구 회장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그룹 경영권을 아들에게 일임했다.

아버지를 대신해 그룹 총수 역할을 맡는 지난 2년간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 기업문화를 완전히 바꿔 놨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근무복장 자율화가 꼽힌다. 현대차는 지난해 3월부터 사내에 완전 자율복장을 도입했다. 구두와 정장 차림에 얽매여 있던 임원들이 운동화에 청바지 차림으로 출근하고, 30대 직원들이 반바지를 입고 업무를 보는 것은 상당히 파격적인 변화였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가 스타트업 등 IT업체들과 협업을 강화하며 조직 체계를 유연하게 바꾸는 과정에서 자율복 도입은 재계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4차 산업혁명 등으로 기존과 확연히 다른 새로운 ‘게임의 룰’이 형성되고 있다. 조직의 생각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에서도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다”며 신년 메시지를 전달했다.

지난해 5월 칼라일그룹 초청 대담 자리에선 “앞으로 현대차그룹의 기업문화는 스타트업처럼 더욱 자유로워지고 자율적인 의사결정 문화로 변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정 회장은 유연한 기업문화를 정착시키며 ‘군대식’이라 불리던 현대차그룹 이미지를 하나씩 바꿔나갔다.

현대·기아차는 물론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주요 계열사에 유연근무도 도입했다. 하루 8시간만 근무하면 직원들이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한 직원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필수 근무시간만 맞추면 오전 출근 시간은 팀장이랑 상의해서 자유롭게 조율할 수 있다”며 “조직 내 자율성이 강화되면서 실제 업무 성과도 긍정적 효과로 이어지고 있고, 기업문화가 바뀌면서 일에 대한 접근 방식도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정의선 회장은 직원들과 ‘셀카’도 찍으며 직접 소통하는 자리도 가졌다. 지난해 10월 양재동 사옥에서 직원 1200명과 나눈 ‘타운홀’ 미팅은 재계 안팎에서 화제를 모았다. 당시 정 수석부회장은 “과거 5~10년간 그룹이 정체됐다. 트렌드를 바꾸기 위해 변화하는 것은 좀 부족했다. 좀더 과감한 변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타운홀 미팅에 대한 사내 반응이 좋아 현대차는 임원들이 직원들과 소통하는 사내 미팅을 상시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 임원 시스템도 기존 관행을 과감히 바꿨다. 연말에 시행하던 정기 임원인사는 연중 수시 인사 체제로 바꾸고, ‘이사대우·이사·상무·전무·부사장·사장’ 6단계의 임원 직급제는 ‘상무·전무·부사장·사장’ 4단계로 단순화했다.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 등 5단계였던 일반직의 직급 체계는 매니저·책임매니저 2단계로 호칭을 변경했다.

주요 10대그룹 중 처음으로 정기 공채도 없앴다. 각 부문별로 필요한 인재는 수시 채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 시절 해외 기업과 교류나 협업이 많지 않았다. 정의선 회장은 3세 경영을 시작하면서 글로벌 기업들과 모빌리티 부문 협업에 나서고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 중이다.

최근엔 경직됐던 노사문화도 큰 변화를 불러왔다. 전통적으로 강성이면서 급여가 높아 ‘귀족 노조’라 불리던 현대차 노조는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에 임금 동결로 협상을 조기 마쳤다. 파업은 없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노조 내부 위기감도 컸지만, 완성차 노사의 유연한 교섭 전략의 중요성을 경영진이 다시 상시시켰다는 평가도 나왔다.

반토막 났던 주가를 단숨에 회복시킨 것은 정의선 회장의 역할 중 올해 가장 주목받는 장면이다. 정 회장은 올 여름 삼성, SK, LG 등 4대 그룹 총수와 배터리 회동을 가지면서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제시했고 기업 가치를 끌어올렸다.

김정훈 기자 len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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