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노딜 계약금 소송··· 증권가 “이길 확률 50%”

최종수정 2020-09-1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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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증권 “과거 사례 보면 가능성은 50 대 50”
HDC현산, 과거 한화-대우조선 사례 참고 전략
유증자금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 사용 여부 촉각

그래픽=박혜수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납입했던 2583억원의 이행보증금(구주계약금)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승리 확률은 양쪽 모두가 50 대 50으로 팽팽하다’고 예상하고 있다.

항공사 인수 부담을 덜어내고 건설 사업에 집중할 예정인 HDC현산의 기업가치를 재평가할 수 있다는 의견도 다수 발표되고 있다. 이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인수대금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3월 진행됐던 구주주 배정 유상증자로 유입된 자금 3207억원의 향방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미래에셋대우와 컨소시엄을 결성했으며 같은해 11월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이후 12월 말 금호산업에 322억원, 아시아나항공에 2177억원의 이행보증금(구주계약금)을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한 후 협상에 임해왔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구주 지분 확보와 신주 발행분 인수 계획 등을 발표하며 협상 타결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높여 왔으나 코로나19 발생 이후 아시아나 부채 비율이 쟁점화 되고, HDC현산이 재실사를 요구하면서 뜻밖의 난관에 부딪히게 됐다.

결국 지난 11일, 건설사의 항공사 인수는 최종 무산됐다.
현재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측이 요구한 ‘계약금에 대한 질권 해지’ 절차를 즉시 이행할 수 없다며 계약금을 돌려받겠다는 입장이다. HDC현산은 거래 실패의 귀책 사유가 아시아나항공 측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채권단과 HDC현산 컨소시엄이 앞으로 계약금 반환과 관련해 긴 시간 동안 치열한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재무적 투자자(FI)로서 진행 사항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계약금 반환 소송시 HDC현산이 이길 확률을 50% 정도로 예상하는 보고서가 나왔다. 박세라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노딜 사례를 보면 계약금 반환 가능성은 50 대 50으로 팽팽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최근 HDC현산이 지속적으로 제기했던 실사 문제는 과거 한화-대우조선해양 사례를 참고한 전략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이라 말했다.


과거 한화는 2000년 대우조선해양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3000억원의 이행보증금을 납입했으나 2009년 매각 절차가 중단된 바 있다. 당시 산업은행은 양해각서를 근거로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았으나 대법원은 “산은 측이 한화에게 1000억원을 돌려주라”는 3심 최종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그때 당시 한화는 “확인 실사를 하지 못했고 최종계약 체결 전 필요한 자료를 받지 못했다”는 점을 근거로 계약 무산의 주요인이 한화에 있지 않다는 점을 어필했고, 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1000억원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박 애널리스트는 “금호산업과 HDC현산과의 상세한 주주매매계약 내역을 알 수 없으나 투명성 문제, 박삼구 회장의 공정거래질서 위반 행위 등을 근거로 한 소송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HDC현산은 인수 관련해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신주 취득을 제1우선순위로 하는 총 3207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지난 3월 단행한 바 있다.

매각이 무산되면서 당시 공시한 제2우선순위에 자금이 쓰일지 주목되고 있다.

HDC현산은 유증을 진행하면서 “만약 예상치 못하게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취소될 경우 공모자금을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 토지대금과 지급어음결제 등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국철도공사에 납부해야 할 토지대금 일부를 유상증자를 통해 확충한 자금으로 치르겠다는 설명이다.

HDC현산이 이제 건설사업 본연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증권가는 대체적으로 HDC현산 주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장문준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인수 불발로 불확실성을 해소한 점은 긍정적이나 건설업종 디레이팅 심화와 본업 부진은 부담된다”고 말했다.

백재승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적 변동성 높은 항공 산업 진출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인수를 위해 조달된 자금 활용 방안, 현재 예정된 개발사업 추진 여부 등이 향후 기업가치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라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분양이 지연되고 있는 의정부 주상복합 개발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며, 인천 용현-학익 도시개발, 인천신항 배후단지 추가 토지 확보 등 2조원의 현금을 가지고 투자 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성과를 두고 기다려야하는 사업이니만큼 당장의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며, 이번 노딜로 인해 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부분은 부담으로 남아있다”고 밝혔다.

조은비 기자 good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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