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고민하는 바이오 대어들

최종수정 2020-07-31 09:51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글자 크기 확대

SK바이오팜 ‘겸손한’ 몸 값에 흥행쳤지만
로또 공모·우리사주 직원 퇴사 등 부작용

올해 ‘바이오 최대어’였던 SK바이오팜 IPO(기업공개) 흥행을 지켜본 바이오 대어급 후발주자들은 몸 값 책정에 어느 정도 부담을 느끼는 눈치다. SK바이오팜 선례처럼 무작정 몸 값 낮추다가 ‘로또 공모’가 되는 부작용을 낳게 되고, 그렇다고 높이자니 자칫하면 바이오주 고평가 논란 이슈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제 2의’ SK바이오팜으로 불리는 대어급 바이오 공모주들은 ‘아우격’인 SK바이오사이언스, 옛 CJ헬스케어인 ‘HK이노엔’, 싱가포르 외국계 기업인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다.

지난 5월 SK바이오팜은 투자자들의 눈높이와 코로나라는 시장 변수들을 감안해 당초 제시됐던 몸 값보다 1억원 이상이나 낮췄다. SK바이오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윤곽이 드러나자 시장의 반응은 의아하다는 분위기였다. 당초 거론됐던 5조원이라는 몸 값에서 3.8조원으로 낮춰졌고, 공모가도 예상보다 낮은 4만9000원에서 책정했다. 작년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경쟁이 격화될 당시에는 한 때 9조원까지 책정됐던 SK바이오팜이었는데 말이다.

예상 밖 몸 값에 시장은 잠시 당황했지만 그만큼 투자자들의 SK바이오팜의 IPO(기업공개) 흥행 의지가 엿보인다며 환영하는 목소리로 되바뀌었다. 기대되로 SK바이오팜은 화려하게 데뷔식을 치르는데 성공했다. 상장 이후 주가는 최고 26만원대로 치솟았는데 공모가 대비 430%나 오른 것이다.
그러나 IPO 작업 과정에서 부작용도 만만찮았다. 낮아진 몸 값 때문인지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 공모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치뤄야만 했다. 돈 있어도 못사는 지경인 이른바 ‘로또 공모’가 아니냐며 우스갯소리마저 나왔다. 급기야 주가가 4배 이상 뛰자 당장 시세차익을 실현하려는 일부 직원들이 이탈하기도 했다. 이들은 우리사주를 배당받은 임직원들로 보호예수기간이 최소 1년이어서 지금 당장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퇴사’ 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투업계서는 벌써부터 SK바이오팜의 몸값 ‘딜’은 실패작이라고 일컫기도 한다.

◆바이오팜 후발주자 “올릴수도 내릴수도 없어” = SK바이오팜의 선례를 지켜 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일단 몸 값은 낮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현재 SK바이오팜사이언스는 이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로부터 코로나19 백신 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았다는 소식에 몸 값이 계속 상승 중인 상황이다. 현재 거론되는 기업가치는 최소 3조원으로 책정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앞서 상장한 SK바이오팜보다 몸 값을 높게 책정하기에도 쉽지 않을 것이란 말도 나온다. 통상 백신 개발사(SK바이오사이언스)는 신약 개발사(SK바이오팜)보다 가치를 높게 평가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보다 높게 책정하다간 자칫 고평가 논란이 나온다는 우려다.

◆적정가치 내야하지만, 업종 특성상 힘들어 = ‘제 2의 소마젠’, ‘SK바이오팜 뒤를 잇는 외국계(싱가포르)기업’ 이라는 수식어가 붙여진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도 이 같은 딜레마서 자유롭지 못할 듯하다. 작년 하반기만 해도 6800억원대 몸 값이 제시됐던 이 회사는 현재 2원대까지 껑충 올랐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외국기업으로서 특례로 코스피에 상장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며 현재 예비심사 청구 중에 있다.

몸 값이 껑충 뛰면서 기뻐하던 것도 잠시, SK바이오팜이 이미 3.8조원이라는 기준선 아닌 기준선을 정하면서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기업가치는 이보다 높게 제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일단 이 회사 매출액이 SK바이오팜보다 한참 못 미치는데다, 영업 적자도 여느 바이오회사처럼 계속적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SK바이오팜보다 높게 책정된다면 고평가 논란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HK이노엔, 매출 성과로 ‘몸값 딜레마’서 자유로울 듯 = 반대로 HK이노엔의 경우 최근 높아진 몸 값 덕분에 밝아진 표정이다. 물론 SK바이오팜 IPO 흥행 영향 덕분이고, 이를 지켜본 모회사인 한국콜마 측은 상장 작업에 서두르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것이 지난 2018년 당시 CJ헬스케어였던 이 회사의 매각 금액은 1조원(1.3조원)대였는데 현재 거론되는 IPO밸류는 최소 2조원 이상이다. 2년 만에 몸 값이 1조원 이상 더 높아진 셈이다.

과거 대기업 계열 제약사라는 점과 함께 SK바이오팜과 달리 가시화된 매출 성과를 보인다는 점 등이 투자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 실제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5426억원, 영업이익은 852억원을 기록했다. 이미 실적 가시성이 있는 만큼, 몸 값을 설렁 SK바이오팜보다 더 높게 제시했더라도 고평가 논란에서는 어느 정도 자유로울 듯 하다.

김소윤 기자 yoon13@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엘지유플러스
  • 페이스북 바로가기
  • 유튜브 바로가기
  •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Copyright © Newsway All Rights Reserved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민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