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매각 기업 윤곽 나왔다···인프라코어·솔루스·모트롤 등 정리

최종수정 2020-06-2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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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구조조정 카드 10개사로 좁혀져
두산重 사업 재편에 퓨얼셀 품고 갈듯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 지원을 위해 팔 수 있는 자산은 모두 팔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6월 현재 매각을 추진하는 회사들을 살펴보면 대략 10개 미만으로 좁혀졌다.
두산그룹이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전달한 3조원어치 매각 회사들의 대략적인 윤곽이 나왔다. 가장 먼저 매물로 부각된 두산솔루스에 이어 후순위로 거론되던 두산인프라코어가 박정원 두산 회장의 빠른 결단으로 매각을 추진하게 되면서 시장에서 물음표를 던진 자산 매각 후보군이 좁혀지고 있다.

22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두산과 채권단이 매각 리스트를 비공개로 합의한 가운데 매각이 추진되는 자산은 주력 계열사와 비핵심 자산을 포함해 대략 10개 미만으로 좁혀진 것으로 파악됐다.

두산 대주주는 솔루스와 인프라코어를 주축으로 두산타워, ㈜두산 모트롤 사업부 및 두산건설 등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자회사 정리 작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 11일 박정원 회장은 그룹 전 직원에 보낸 두산중공업 정상화 메시지에서 “올해 안에 1조원 이상 차입금을 갚겠다”며 유상증자와 자본 확충 계획을 밝혔다.
매각 작업의 첫 주자는 솔루스다. 두산 측이 지분 60%를 보유한 솔루스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적어도 8000억원에서 1조원 안팎에 거래를 추진한 뒤 확보한 자금을 유상증자에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솔루스에 이어 알짜 매물로 올라온 인프라코어는 두산이 외국계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를 매각 주간사로 선정했다. 1조4000억원이 넘는 시가총액 등을 고려해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인프라코어 지분 36.27%의 적정 거래 가격은 시장에서 7000억~8000억원 선으로 추정하고 있다. 두산은 인프라코어 매각을 위해 투자회사(홀딩스)와 사업회사로 분할한 뒤 투자회사는 ㈜두산 또는 두산중공업과 합병하고 사업회사를 매각하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채권단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산타워는 부동산자산운용사 마스턴자산운용과 약 7000억~7500억원 규모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해당 운용사 자금조달 문제 등으로 지연되고 있다. 두산 측이 2018년 두산타워를 담보로 4000억원 대출을 받으면서 차입금 상환, 보증금 등을 빼면 실제 두산타워를 팔더라도 거머쥘 수 있는 돈은 1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중공업이 100% 자회사로 보유중인 두산건설은 자산과 부채를 분리해 부실을 덜어내는 방식으로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다. 현재 지역기반 건설사와 전략적투자자(SI) 등 3~4곳이 실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건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10억원을 기록했다. 건설업계에선 두산건설을 팔더라도 2000억원 이상 현금 확보는 쉽지 않다고 본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신도시와 원도심 물건에 대해 정부가 분양가를 통제하기 때문에 마진을 많이 남길 수도 없고 건설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면서 “위브 브랜드를 사고 싶어 하는 지방 건설사는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두산은 팔 수 있는 모트롤 사업부(유압기기 제조.판매)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모트롤 사업은 지난해 매출 5627억원, 영업이익 389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모트롤 사업을 정리하면 대략 4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쥘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자회사 두산메카텍과 중공업 내 해수담수화사업(워터부문)도 매각 될 예정이다. 메가텍은 정유·가스·석유화학 플랜트에 탑재되는 산업용 보일러 제조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지난해 3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해수담수화사업은 두산중공업의 신에너지 사업 재편 방향에 큰 의미가 없어 정리하기로 가닥이 잡혔다.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강원도 홍천 소재 클럽모우CC 운영권도 여러 곳에서 인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에도 여전히 골프 등 레저 산업은 성장세다. 수익률이 좋은 대중제 골프장이어서 인수 후보 간 경쟁이 불붙으면 2000억원 안팎까지 가격이 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밖에 ㈜두산이 지분 96.77%를 갖고 있는 네오플럭스는 700억~800억원 선에서 신한금융 등 후보군 4~5곳이 인수를 추진 중이다. 네오플럭스는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금융을 제공하는 벤처캐피탈 회사다.

앞서 지난 4월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 풍력,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신에너지 중심으로 사업 재편을 진행하기로 채권단과 합의했다. 경영난에 빠진 두산중공업 중심으로 사업 구조가 바뀌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부채 상환 등에 필요한 3조6000억원을 지원받았고 3조원 규모 자구안 이행 계획을 세웠다.

두산퓨얼셀은 당장 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퓨얼셀을 팔지 않아도 3조원어치 매각 회사들은 이미 나왔다.

특히 정부가 수소연료전지사업 활성화 지원 정책을 추진 중이어서 그룹의 연료전지사업을 맡고 있는 두산퓨얼셀의 가치가 재평가받고 있는 대목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만일 인프라코어가 빠지면 두산중공업은 밥캣과 일부 중공업 사업으로 돈을 벌고 차입금을 갚아나가야 하기 때문에 두산중공업이 앞으로 추진할 신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퓨얼셀을 활용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시장 관계자는 “퓨얼셀은 시장에서 요구하는 가격을 두산이 맞추긴 어렵고, 당장 퓨얼셀이 벌어들이는 매출도 적다”면서 “비싼 가격에 매출이 적은 회사를 인수하려는 곳이 없다는 점도 두산이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len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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