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에 꽂힌 총수들]포스트 한화 이끌 김동관···‘직제조’ 대신 ‘후방산업’ 공략

최종수정 2020-05-19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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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사장, 태양광 이을 신사업 발굴
과거 배터리 제조업 진출했지만 실패
후공정·소재 등 후방산업 적극 육성키로
㈜한화, 설비 자동화 강점으로 ‘턴키’사업
한화첨단소재, 하우징 등 지난해부터 매출

한화그룹이 전기차용 배터리 후방산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육성한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태양광으로 신사업 가능성을 엿본 한화그룹이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 차례 실패한 전례가 있는 배터리 제조가 아닌, 배터리 제조 후방산업으로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한화그룹은 2000년대 후반 차세대 먹거리로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에 진출한 바 있다. 당시 2차전지 시장은 삼성SDI와 LG화학 등이 양분하고 있었지만, 이들 업체가 두각을 나타낸 분야는 소형 2차전지였다. 한화그룹은 비슷한 출발선상에서 경쟁할 수 있는 중대형 전지 시장을 노렸다.

한화솔루션 전신인 한화케미칼(舊 한화석유화학)은 2009년 중대형 2차전지 양극재로 사용되는 리튬인산철(LEP) 생산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반년 뒤에는 리튬티타늄옥사이드(LiTiO) 계열의 음극재 개발에 성공했다. 4대 핵심 소재 중 절반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며 시장 선점 기대감을 높였다.
김승연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도 이뤄졌다. 김 회장은 2010년 장남인 김동관 ㈜한화 차장(現 ㈜한화·한화솔루션 부사장)과 함께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카를로스 곤 닛산-르노 회장을 만났다. 이들은 미래 전기자동차에 탑재될 경량화 플라스틱과 리튬이온 배터리에 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뜨뜨미지근했다.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뒤처지면서, 2차전지 사업부는 설립 후 3년간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반면 2차전지와 함께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던 태양광 사업부는 분기 흑자를 달성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한화그룹은 2차전지 사업 철수를 선언하며 태양광 사업에 집중하게 된다.

김동관 부사장이 주도해 온 태양광 사업은 약 10년만에 유의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화솔루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 올해 1분기 호실적을 받았다. 주력사업인 석유화학부문이 부진했지만, 태양광 부문이 이를 상쇄시켰다.

김 부사장은 태양광을 이을 새 성장동력을 찾아야 했다. 그는 연평균 25%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주목했다. 친환경 에너지·소재기업이라는 비전에도 부합하는 2차전지를 활용해 신사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하지만 배터리 제조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레드오션 시장이다.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굴지 기업뿐 아니라 CATL, 파나소닉, BYD 등 글로벌 기업들이 단단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배터리 수요 확대에 따라 동반성장하는 후방산업을 육성하기로 했다.

㈜한화 기계부문은 한화테크엠 시절부터 배터리 후공정 기술을 보유해 왔다. 2010년 한화케미칼 양극재 공장 설립 당시 제조라인을 깔았고, 정부가 지원하는 국책과제 사업에도 참여한 경력이 있다. 2018년에는 자동화와 지능화, 무인화 등 토탈 솔루션 기술 제공 전문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사업구조를 대대적으로 재편했다.

㈜한화는 지난해 9월부터 롤 프레스 개발을 시작했다. 롤 프레스는 코팅된 양극과 음극을 일정한 두께로 압착해 평평하게 만드는 작업으로, 개발 완료 목표 시기는 오는 10월이다. 이미 스태킹, 탭 웰딩, 백 포밍, 포메이션 등 배터리 공정에 활용되는 장비 생산 능력을 보유 중이다.

자동화 분야에 특화된 만큼 배터리 공정 ‘턴키’(설계·시공 일괄)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배터리 공장의 대규모 건립과 증설이 예정돼 있는 만큼, 성장성은 견고하다.

한화솔루션도 전기차 배터리용 소재 시장 공략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화첨단소재는 전기차용 배터리하우징을 향후 신수종 사업으로 낙점했다.

한화솔루션은 배터리하우징 제품을 GM, 상하이폭스바겐 등 글로벌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본격적인 매출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배터리하우징은 전기차 배터리 모듈을 담아 보호하는 케이스다. 외부 충격에 의한 배터리 폭발을 방지하고, 배터리 성능과 수명을 유지하는 장치다.

한화솔루션 경량복합소재연구소는 지난해부터 연구과제에 ‘고속전송용 소재 및 전기차 배터리용 소재 개발’을 추가했다. 이전에는 주요 연구가 경량화·태양광 소재에 한정된 점으로 미뤄볼 때, 배터리용 소재의 중요도가 한층 높아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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