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계약 해지 사업지만 공략하는 삼성물산···왜?

최종수정 2020-03-2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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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HDC현산 시공권 뺏긴
신반포15차·반포3주구로 귀환
‘숟가락 얹기식’ 수주 전략 해석
조합원 신뢰 깨진 틈새 노린 듯


5년 만에 신규 주택사업 복귀를 선언한 삼성물산이 유독 조합측이 기존 시공권(건설사) 자격을 박탈한 강남 재건축 단지에만 출사표를 던져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래미안의 귀환지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5차와 반포주공1단지 3주구(이하 반포3주구)라서다. 이들 사업지 모두 반포라는 공통점 외에 조합과 기존 시공사간의 소송전으로 시끄러운 지역이다.
삼성물산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회사측은 “강남권이나 한강변을 중심으로 사업성이나 분양성이 우수 입지의 프로젝트들을 선별적으로 참여한다는 기조다. (신반포15차의 경우) 입지가 우수하고 당사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단지라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업계 색다른 의견을 제시한다.
타 건설사가 공들여 수주한 곳에 ‘숟가락 얹기식’이란 시각도 있다. 반면 무상특화 시공비 이견 등 문제로 조합이 기존 시공권자(건설사)와 신뢰가 깨진 틈새를 활용해 ‘래미안’이란 이름값을 최대한 활용한 선택이란 의견도 있다.

27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신반포15차 아파트 재건축 사업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앞서 2월에는 반포3주구 재건축 현장설명회에 참여해 보증금 10억원을 가장 먼저 납부했다. 반포3주구의 입찰 마감일은 다음달 10일이다.

삼성물산 측은 이미 입찰 참여 계획을 밝혔다.

공교롭게도 두 지역은 조합이 다른 시공사와 계약을 맺은 적이 있는 곳이다. 신반포15차는 대우건설, 반포3주구는 HDC현대산업개발과 손을 잡았다.

그러나 두 곳 모두 특화설계 공사비 증액 이견 등으로 갈등을 빚으면서 지난해 조합으로부터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대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시공사 지위를 되찾겠다면서 조합을 상대로 복수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렇듯 삼성물산이 이들 계약 해지 사업지만 골라 출사표를 던지다보니 업계에선 의아심을 품게 된 것.

삼성물산측은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반포가 래미안의 고향이라 불리는 지역인데다 우수한 입지에 사업성까지 고려해 판단한 만큼 문제될 게 없다는 것이다. 물론 정부와 지자체, 민간이 합동해 업계에 클린수주 분위기를 조성한 점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업계엔 다른 의견도 적지 않다.

우선 대우건설이나 HDC현대산업개발이 수년간 공들인 사업지에 사실상 무혈입성하겠다는 의도라는 시각이 그것. 실제 신반포15차의 경우 공사비(3.3㎡당 499만원) 등 조건이 사실상 확정돼 있는데다 이주와 철거마저 끝나 바로 첫 삽을 뜰수 있을 정도다.

더욱이 개별 홍보가 금지된 상황에서 추가적인 마케팅 비용 등이 크게 필요도 없다. 밥상이 다 차려져 있어 브랜드 이름값으로만으로도 수주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준법경영 등으로 돈쓰기가 부담스러운 삼성물산이 가성비를 따졌다는 얘기가 그래서 나온다.

기존 시공사에 대한 신뢰가 깨진 틈새를 제대로 공략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그간 시공사와의 갈등으로 조합측 사업비가 추가적으로 눈덩이 처럼 불어난 데다 기나긴 다툼으로 조합과 조합원들이 지칠대로 지친 상황에서 몸값 높은 래미안 브랜드는 천군만마 일수 있어서다.

5년간 신규 수주가 없었음에도 래미안 브랜드는 강남, 한강변 등 최고급 주거지역에서 여전히 막강하다.

실제 재건축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에서 시공사측의 제안 내용이나 계약서상의 독소조항 의혹으로 조합이 시공사 자격을 박탈하거나 소송전으로 치닫는 사례가 종종 있어 왔다.

삼성물산이 선택한 사업지가 그런 케이스다. 신반포15차와 반포3주구 모두 무상특화 적용이나 공사비 인상 건으로 조합원들이 반발, 시공사와의 계약을 해지한 상태다.

정부와 지자체, 민간이 합동해 조성한 클린수주 분위기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아파트 재개발 구역에서 벌어지는 금품 및 향흥 제공 등 불법 요소를 반드시 잡아내겠다고 선언했다. 서울시는 강남 일대 아파트 재건축 현장에 '현장 신고센터'까지 설치해 불법 홍보행위를 차단하고 있다.

불법 홍보전 등이 없는 클린 수주가 절실한 삼성물산 입장에서는 최적의 사업지가 보는 눈이 많은 반포 일대가 될 수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래미안이라는 이름은 대중성과 고급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삼성물산 래미안의 복귀로 강남권역에서 클린 수주 바람이 불지 지켜봐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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