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재구성]라임 사태 열쇠 풀 이종필 전 부사장, 그는 어디에?

최종수정 2020-01-1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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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드라마 ‘주인공’ 이 전 부사장, 도주 두 달째
지명수배에도 행방 ‘오리무중’, 신병확보 어려움
투자자 신뢰 등진 최악의 선택···“재기불능 상태”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전 부사장(CIO)이 지난해 11월 14일 서울 여의도 IFC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막장드라마’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 10월 1조 5000억원 규모의 환매 중단에 이어 오는 4월 5000억원대 추가 환매 중단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환매 중단 펀드 규모가 총 2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추가 환매 중단이 예정된 ‘크레디트인슈어런스무역금융펀드’는 지난해 문제가 발생했던 무역금융펀드(플루토TF-1호)와 달리 정상적으로 운용된 상품이다. 하지만 손실을 막기 위해 정상 펀드 자금을 대거 빼내 ‘돌려막기’를 하는 과정에서 연쇄 손실을 봤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당 펀드는 지난해 4월부터 판매되기 시작했는데, 이때는 이미 미국 현지 헤지펀드 운용사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으로부터 펀드 손실을 통보받고, 무역금융펀드의 부실이 생겨난 시점”이라며 “펀드 기획을 담당한 이종필 전 부사장이 폰지(다단계) 사기를 염두해 두고 의도적으로 판매에 나섰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라임운용은 2018년 11월 IIG 측에서 자산 손실을 통보받았으나, 이 같은 사실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펀드를 판매해왔다. 특히 지난해 10월 1차 펀드 환매중단 직전까지 수천억원에 이르는 ‘정상 펀드’ 자금을 ‘부실 펀드’로 의도적으로 돌린 사실이 드러났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의 펀드 기획 및 운용은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사태의 핵심인 돌려막기와 폰지사기, 전환사채(CB) 편법거래 의혹도 이 전 부사장의 작품이다.
현재 삼일회계법인은 환매를 중단한 라임 테티스 2호, 플루토 FI D-1호,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1호) 등에 대한 펀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사태의 실마리를 풀 이 전 부사장이 돌연 잠적하면서 조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1월 13일 이 전 부사장을 리드 관련 부정거래에 연루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같은 달 15일 이 전 부사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으나 이 전 부사장은 이 자리에 불출석한 뒤 잠적했다.

검찰은 코스닥 상장사 ‘리드’의 전·현직 경영진이 회삿돈 약 800억원을 빼돌린 사건의 수사를 확대하면서 이 전 부사장에 대한 수사도 벌여왔다. 리드 전환사채(CB)에 51억원을 투자했던 라임자산운용은 이를 주식으로 바꿔 최대주주에 오른 후 한 달 만에 200만주를 장내처분했다. 또 이 전 부사장은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했거나 업무상 관계가 있는 회사에서 수십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부사장이 도주한 지 두 달여가 지났지만 그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이 전 부사장에 대해 지명수배까지 내렸지만 그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캐나다 국적인 그가 이미 국내를 떠나 해외로 도피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종준 대표와 함께 라임자산운용의 공동 최대주주이자 최고운용책임자(CIO)였던 그는 업계에서 손꼽히는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날린 인물이다.

이 전 부사장은 2007년 대신증권에 입사한 이후 LIG투자자문, IBK투자증권 등을 거쳐 외국계 증권사 HSBC에서 전략·퀀트(계량분석)을 담당했다. 2014년 HSBC 재직 시절 아시아 베스트 퀀트 애널리스트 부문과 아시아 베스트 스트레티지스트 부문에서 각각 2위, 4위로 선정되며 커리어의 정점을 찍은 뒤, 2015년 자산운용사 설립을 준비하던 당시 라임투자자문으로 자리를 옮겨 펀드매니저 길에 들어섰다.

그는 2016년 말 2000억원대에 머물던 라임자산의 펀드설정액을 2018년 말 3조6400억원까지 성장시키면서 성공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이번 라임사태와 리드의 800억원대 횡령 사건으로 그가 쌓아온 공든 탑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라임자산은 사실상 공중 분해된 상태”라면서 “신뢰가 생명인 금융권에서 ‘잠적’이라는 최악의 선택을 한 이종필 전 부사장 역시 수사 결과와 관계없이 재기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병훈 기자 kbh6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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