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官心집중]‘직권남용?’ 넘치는 고발에 난감한 공무원들

최종수정 2019-12-1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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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장관 檢 고발···“탈원전은 직권 남용”
한국당, 홍남기 등 기재부 고위 공무원 고발
“직권남용 고발 남발···공무원 사기 위축돼”

사진=이수길 기자
“일개 장관이 법으로 허가받은 사항을 자기 마음대로 취소할 수 있냐, 국민에게 미세먼지를 선물하는 산업부 장관을 직권남용죄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다”

원자력정책연대가 어제 16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직권남용으로 형사고발했다. 성 장관이 보류 상태인 신한울 3‧4호기 건설 계획이 취소됐다고 발언한 것을 문제 삼았다. 발전사업허가를 받은 신한울 3‧4호기에 대해 산업부 장관이 취소여부를 결정할 법적 권한이 없다는 것이다.

원자력정책연대는 “대통령이 탈원전을 공약했다고 일개 장관이 법으로 허가받은 사항을 자기 마음대로 취소할 수 있냐”며 “대한민국 법은 행정계획에 따라 취소되는 그런 허망한 것이냐. 이는 손자가 할아버지 멱살을 잡아 내동댕이친 것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명백한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들어 공직자들이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되는 사건이 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16일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과 안일환 예산실장, 안도걸 예산총괄심의관을 직권남용과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한국당은 “구윤철 차관 등 3인은 제1야당인 한국당을 배제한 비제도권 조직 ‘4+1 협의체’에 협조해 이미 고발된 홍남기 기재부장관과 공모, 불법적인 정부 예산안을 편성·심의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국당은 예산안처리와 관련 지난 12일 문희상 국회의장과 홍 경제부총리를 직권남용 혐의로 이미 검찰청에 고발한 바 있다. 홍 부총리에게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 등을 규정한 헌법 7조 1항과 헌법 7조 2항을 어겼다며 고발과 별도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한국당은 “문 의장은 ‘4+1’ 협의체의 불법 예산안 상정을 거부해야 했음에도 위법·부당하게 본회의 상정을 강행했다”며“홍 부총리 역시 기재부 소속 휘하 공무원에게 ‘4+1’ 협의체의 불법적 예산안 편성에 협조하도록 지시하는 등 특정 정파의 이익을 도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국민을 대표하는 한국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정당한 예산안 심사·표결권 행사를 방해한 명백한 직권남용”이라고 비난했다.

직권남용죄로 고위공무원들이 고발되는 경우가 늘면서 최근 관가 내의 불만이 적지 않다. 공무원들 사기 또한 위축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 부처 관계자는 “야당이 예산안 통과를 ‘세금 도둑질’이라고 과장하고 과장급에까지 고발 위협을 가한 것은 과한 처사같다”며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면서도 윗 지시를 따라야 하는 공무원들도 참 난감하다”고 말했다. 그는 “직권남용 고발이 무분별하게 늘어난다면 공무원들이 소극적인 행정을 할 수 밖에 없다”면서 “공직기강도 무너질까봐 우려가 된다”고 덧붙였다.

사실 직권남용죄라는 것이 직무권한의 범위도 모호하고 남용개념 자체가 추상적이어서 판단 내리기가 애매한 경우가 다수다. 누구에게는 엄격하게, 어떤 사람에게는 관대하게 자의적으로 적용될 여지도 있으며 정치적 무기로 악용될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듯 홍 부총리는 예산실 직원들에게 전하는 편지를 통해 “문제가 될 경우 조직의 장인 장관이 책임지고 대응할 사안”이라며 “예산실 직원들은 추호의 동요나 위축이 없이 예산안 국회 심의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직원들을 다독였다.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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