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4.0|영풍]‘두 가족 경영’ 굳건한데···승계 잡음은 진행형

최종수정 2020-01-0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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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후 70여년 양대 집안 공동운영 굳건해
경영승계 과정에서 잡음 전혀 없이 질주
내부거래 ‘영풍개발’ 통한 합병의심은 여전

영풍그룹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한 지붕 두 가족 경영 체제’로 독특한 공동 운영을 고수 중이다.

해방직후 1949년 황해도 출신의 동향인 고 장병희 창업주와 고 최기호 창업주가 모태를 이룬 이후 현재까지 두 집안이 힘을 합쳐 몸집을 키웠다.

두 창업주는 사업을 시작한지 반년 만에 한국 전쟁으로 사업을 접었지만 1951년 부산에서 다시 손을 잡았다. 이들은 철광석 등을 일본으로 수출하는 충주철산개발공사를 세운 후 사세가 확장되자 1953년 각 계열사 이름을 영풍으로 통합했다.
1970년 비철금속 제련업 진출과 1974년 고려아연 설립 등 초대 회장이던 최기호 창업주가 그룹을 속도감 있게 키웠다. 이후 2대 회장으로 장병희 창업주가 취임하면서 사업 구조를 더욱 탄탄히 다졌다.

사업구조는 2세에도 이어졌다. 고려아연 중심의 비철금속 사업은 최씨 일가(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최창근 고려아연 회장·최윤범 고려아연 부사장 등)가 맡았다. 지배회사인 ㈜영풍과 전자계열은 장씨 일가(장형진 영풍그룹 명예회장·장세준 전 코리아써키트 대표·장세환 서린상사 대표 등)가 담당했다.

두 집안은 지분의 많고 적음을 따지지 않고 공동 경영 체재를 굳건히 다졌다. 장형진 명예회장이 영풍문고 지분을 매각하며 승계작업을 완료하는 과정에서도 최씨 일가에서의 반기는 없었다.

재계에서는 이런 배경과 현재의 상황을 놓고 공동 경영이 3세까지 무난히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최근의 순환출자 해소 움직임이 있어 이것을 필두로 한 계열분리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순환출자는 같은 기업집단에 소속된 계열회사들이 ‘A사→B사→C사→A사’의 원 모양 형태로 지분을 소유하는 방식이다. 영풍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망이 높아지는 것을 고려해 2017년 5월부터 본격적으로 순환출자 해소에 나섰다.

이후 지배구조 꼬리에 있는 서린상사가 지주사 ㈜영풍의 지분을 보유하는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는 모양새다. 지난 7월에는 장형진 명예회장이 서린상사가 보유한 영풍 지분 10.36%를 취득하는 등 해당 보유 지분을 11.49%로 늘렸다. 이를 토대로 영풍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란 게 재계의 관측이다.

일감몰아주기 논란은 해소됐지만 이슈 자체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핵심은 건물 관리업체인 영풍개발이다. 영풍개발은 비상장사 계열사로 규제 기준인 총수 일가 지분 비상장 30%를 넘어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내부거래 의존도가 꾸준히 90% 내외를 오가며 사실상 일감몰아주기로 사업을 영위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눈총을 받았다.

그러다가 지난해 계열사를 통한 수익을 모두 없애는 등 해소 움직임을 보였다. 최근엔 이 회사를 3세인 장형진 명예회장 자녀들의 소유인 씨케이에 합병하려 한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특히 씨케이는 영풍그룹의 또 다른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씨케이는 주요 계열사인 영풍문고의 지분 33%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이어 영풍문고가 다시 영풍개발 지분 34%를 갖고 지배하는 형태다. 씨케이는 특수관계인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하는 구조로 영풍에서 자금을 받아오기도 했다.

일감몰아주기로 성장한 영풍개발이 승계 구도에서 발판이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는 경영권 승계를 위해 계열사를 설립하고 일감을 몰아준 뒤 회사를 키우는 전형적인 편법 승계 방식이다. 현재 영풍의 최대주주는 지분 16.89%를 보유한 장세준 대표다.

영풍그룹 사외이사의 독립성 논란도 이런 의혹의 눈초리를 부채질하는 요소다. 최근 민간 의결권 자문기관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최문선, 장성기, 신정수 3명의 사외이사 모두 영풍 임원 출신으로 독립성 우려가 제기됐다. 사외이사는 경영진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이사회 주요 일원인데 총수 일가와 독립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영풍그룹은 두 집안 공동 경영이라는 독특한 구조가 승계나 경영권 문제에서도 발생하지 않아 향후에도 안정적으로 보인다”면서도 “승계 과정에서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전형적인 편법 논란은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정혁 기자 d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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