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ESS 화재는 제조결함에 관리부실 겹친 복합 인재”

최종수정 2019-06-1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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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곳 화재원인 5개월 조사결과 발표···배터리 제조사 등 책임논란 거셀 듯
가동중단 ESS 522곳에 안전관리위 설치···요금할인·REC제공 혜택도 연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전국 23곳에서 잇따른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에 대한 민관합동 조사 결과 제조결함과 관리부실, 설치 부주의 등 4∼5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가운데는 배터리 제조사와 직접 관련된 부분도 있어 해당 업체들의 책임소재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민관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위원장 김정훈 교수)가 약 5개월에 걸쳐 조사한 결과를 공개하고 화재 재발 방지 및 ESS 산업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민관조사위 발표에 따르면 ▲ 배터리 보호 시스템 미흡 ▲ 운용관리 부실 ▲ 설치 부주의 ▲ 통합관리체계 부족 등 4가지가 직·간접 화재원인으로 꼽혔다.

또 일부 배터리셀의 제조상 결함도 발견됐으나 이는 화재 원인으로 확인되지는 않았고 화재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위는 먼저 합선 등에 의해 큰 전류나 전압이 한꺼번에 흐르는 전기적 충격이 가해졌을 때 배터리 보호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랙 퓨즈, 직류접촉기, 버스바 등 배터리 보호시스템이 전기충격을 차단하지 못하거나 성능이 저하돼 폭발하는 것은 결국 배터리 제조사의 책임이라고 조사위는 보고 있다.

두번째 직접적 원인은 ESS를 설치해 놓고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라고 조사위는 지적했다.

보통 ESS가 태양광이나 풍력발전 설비와 함께 바닷가나 산골짜기 등 외진 곳에 설치돼 있어 상주 관리인이 없는 탓에 온도와 습도 등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큰 일교차로 이슬이 맺히고 다량의 먼지 등에 노출돼 절연이 파괴된 결과 불꽃이 튀기는 등 화재가 발생할 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 두가지 요인이 가장 큰 직접적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세 번째 직접적 원인으로는 신산업인 ESS를 영세 시공업체들이 처음 다루다 보니 고온다습한 곳에 배터리를 사나흘 방치하는 등 설치 부주의로 화재가 발생한 경우가 지목됐다.

화재의 직접적 원인은 아니지만 ESS를 이루는 배터리, 전력변환장치(PCS), 소프트웨어 등 개별설비들이 한몸처럼 설계, 또는 운용되지 않은 것이 네번째 요인으로 지적됐다.

하나의 통합된 시스템으로 운용되지 않다 보니 화재를 예방하거나 일부 발화가 전체 큰불로 번지는 것을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일부 제조결함도 화재 가능성을 높인 요인으로 꼽혔다.

일부 배터리셀에서 제조결함이 발견됐으나 시험 실증에서 곧바로 화재로 이어지진 않았다. 다만, 매일 배터리를 가득 충전했다가 완전히 방전하는 등 가혹한 조건에서 운영하면 내부 단락(합선)으로 인한 화재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조사위는 결론 내렸다.

조사위는 ESS 분야의 학계, 연구소, 시험인증기관 등 전문가 19명으로 구성돼 올 1월 출범한 이후 화재 현장 23곳에서 조사와 자료분석, 76개 항목의 시험·실증 등을 거쳤다.

산업부 관계자는 “갤럭시 배터리나 BMW 화재 같은 단품 조사도 5개월이 소요된데 비해 ESS와 같은 복합설비를 대상으로 5개월만에 조사를 마친 것은 그나마 빨랐던 것”이라고 했다.

ESS 화재현장 대부분이 전소되는 바람에 ‘블랙박스라고 할 만한 잔해가 몇 개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던 경우와 수분, 분진 등 거의 똑같은 환경을 조성해 시험을 되풀이했다.

분석결과 전체 23건의 화재사고 중 가장 많은 14건은 배터리 완전 충전 후 대기 상태에 있다가 발생했고 6건은 충전·방전 과정에서 일어났다. 설치·시공 중 발생한 화재는 3건으로 분류됐다.

ESS 화재와 관련된 업체는 배터리 제조업체인 LG화학, 삼성SDI를 비롯해 PCS·SI(설계·시공) 업체까지 약 30곳으로 알려졌다.

2017년 8월 전북 고창의 ESS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작년 5월부터 집중적으로 22건이 발생했다. 가장 최근에는 5월 26일 전북 장수에서 발생했다.

용도별로는 태양광·풍력 연계용이 17건, 수요관리용이 4건, 한전 주파수 조정 2건 등이다.

산업부는 향후 대책과 관련, 제조·설치·운용·소방 등 단계별로 ESS 안전을 강화할 방침이다.

ESS를 소방시설이 의무화되는 특정소방대상물로 지정해 화재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작년 말 기준 1490개 ESS 가운데 3분의 1 정도인 522개가 가동정지 상태인 가운데 재가동을 위해 ESS안전관리위원회를 설치해 사업장 특성에 맞는 안전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가동 중단된 522곳을 위험성의 경중에 따라 옥외이전 할 것은 이전하고 방화벽을 설치하는 등 안전조치를 취하고 그 이행을 점검할 예정이다.

안전을 위해 그동안 가동을 자발적으로 중단한 곳은 그 기간만큼 요금할인 혜택을 연장할 방침이다.

아울러 화재사태로 공사발주를 못한 업체를 위해서도 신재생 인센티브에 해당하는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추가로 6개월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ESS는 생산된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내보내는 장치다.

날씨에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확대에 꼭 필요한 설비다.

ESS는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미국이 시장 1위이고 한국은 3위이다. 그러나 배터리의 경우 한국제품이 전체 글로벌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이 신재생을 늘려가는 상황에서 ESS 선두주자인 우리가 먼저 화재로 두들겨 맞은 셈”이라며 “연구개발(R&D) 지원을 강화하고 화재 안전성을 갖춰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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