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최태원 그리고 딥 체인지②]“측정해야 관리도 가능”···1조1884억 손실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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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 “잘했다고 내보이지 말라”
“측정할 수 없는 것 관리도 못해”
SK이노, ‘마이너스’ 감추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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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제공

SK그룹이 21일 ‘사회적 가치 측정 설명회’를 열기 전에 이형희 SV(소셜밸류) 위원회 위원장은 최태원 회장을 찾아 최종 보고했다. 최 회장이 강조한 사회적 가치를 숫자로 측정하는 방법을 보고하는 자리였다.

이 위원장 설명을 들은 최 회장은 “첫 출발이니까 현재 상태를 잘했다고 내보이지 말라”며 “앞으로 어떻게 개선할지 그 부분에 대해서 더 고민해야 되겠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사옥에서 열린 관련 설명회에서 이 위원장은 최 회장과의 일화를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숫자만 본다면 (최 회장이)만족할만한 숫자는 아니었을 것”이라며 “그래도 앞으로 얼마나 좋아질지에 대해서 노력하자는 설명이 분명히 있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이 내건 사회적 가치 측정의 배경은 단순함에서 출발했다. 최 회장은 자신이 줄곧 주장한 사회적 가치와 이를 통한 ‘행복 경영’이 현학적인 것에 머물지 않기를 바랐다. 데이터로 측정돼 ‘잘한 것’과 ‘개선해야 할 점’을 한 눈에 보길 원했고 그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최 회장은 이날 설명 자료에서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관리될 수 없다’는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의 말을 인용해 사회적 가치 측정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최 회장은 앞서 올해 신년사에서 “세상은 변하고 있고 소비자와 사회는 우리에게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여도 원한다”고 말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SK그룹 관계자는 “우리가 잘했으니까 잘한 것을 봐달라고 하는 게 아니다. 긴 마라톤을 시작하는 출발점에 있고 아직 성적은 나오지 않은 것”이라며 “얼마나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혹은 현시점에서 마이너스도 있는데 그걸 어떻게 줄여갈 것인가 모색하는 출발점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이날 설명회에서 SK그룹은 자체 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 계열사 SK이노베이션이 ‘비즈니스 사회성과’ 부문에서 1조1884억원 손실을 기록했는데도 이를 감추지 않고 공개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생산공장에서 불가피하게 나오는 온실가스 등 오염물질 배출량이 환경 항목의 측정값으로 환산되기 때문”이라며 “마이너스 요소(오염물질 배출량)는 줄이고 친환경 사업모델을 확대하는 등 방법으로 플러스 항목을 늘리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 역시 지난해 일시 통신장애로 고객들에게 제공한 피해 보상액 등은 마이너스 성과로 측정됐지만 이 부분도 솔직히 털어놨다.

이 위원장은 “저희가 얘기하는 것은 점수를 잘 받기 위해서가 아니고 마이너스 가치가 플러스로 바뀌었다고 해서 그것을 강조하고 알리려는 것도 아니다”며 “그렇게 인위적으로 올린 점수는 오래가지 못할 뿐더러 가장 공식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측정 방법을 위해서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사회적 가치 측정 체계를 소개한 강동수 SV위원회 상무는 “측정 가능한 모든 기업 활동에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제품 개발, 생산, 판매, 비즈니스 파트너 협력 등 기업 활동 전반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SK는 현재까지 개발한 사회적 가치 측정 시스템을 일종의 재무제표 형태로 작성해서 공개하는 방안을 회계 학자들과 공동 연구 중이다.


임정혁 기자 d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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