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스트럭션 리포트]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 리스크 관리 통했다

당기순익 833억원 흑자전환···부동산 회복세 타고 호조세유통사업 진출 ‘기대반 우려반’···글로벌 쇼핑기업 '청사진'

현대아이파크몰 전경.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사진=현대산업개발 제공

한동안 실적이 부진했던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부터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실적악화를 이겨서고 매출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올해 분양시장 훈풍을 타고 연초부터 국내 사업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현산이 실적과 분위기를 반등시킬 수 있었던 것은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의 경영전략이 통했기 때문이다. 소나기는 일단 피해가자는 보수적인 경영전략에 따라 미분양 등 리스크 관리에 역량을 쏟아부은 결과다.

◇1000억원대 손실 털고 승승장구=현대산업개발은 2013년 공사손실 충당금을 선 반영하면서 실적이 악화돼 10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시 정 회장은 이런 경영악화를 자신의 책임으로 돌리고 ‘무보수 경영’을 선언, 실적회복을 위한 강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실제 현산은 지난 2013년 1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입었던 부진을 털어내고,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253억원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이익도 2013년 2012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833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매출액도 4조4774억원을 기록해 2013년보다 6.2% 증가했다.

분양시장의 뜨거운 열기도 현대산업개발의 상승세에 한몫했다. 올해 역시 ‘광주 무등산 아이파크’, ‘창원 용지 아아파크’ 등 공급하는 단지마다 ‘완판’을 기록하며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미분양도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현산 관계자는 “주택시장의 호조와 정 회장의 경영 혁신 등 내·외부적인 요소가 잘 맞아 시너지효과를 내면서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 미분양도 지난해 2000가구가 넘었지만, 현재는 600가구 미만 정도만 남았다”고 전했다.

◇면세점 사업 안전한 정착 숙제=정 회장에게 남아 있는 숙제는 면세점 사업 분야에 안전하게 정착하는 것이다. 앞서 정 회장은 현산의 신성장 동력으로 유통사업의 본격 진출을 발표했다.

그는 현대아이파크몰을 2020년까지 매출 1조2000억원의 글로벌 쇼핑기업으로 키울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서울지역 면세점 특허권을 확보해 외국인 관광객을 흡수하고, 부산·중국 등에 아이파크몰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정 회장의 이러한 선택을 높이 평가했다. 현재 현산은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어 수직·수평의 경영확장이면서도 건설과 시너지 효과까지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정 회장의 계획대로 2018년 중국 산둥에, 2020년 부산 해운대에 아이파크몰을 세운다면 건설도 직접 추진할 수 있어 건설분야에도 일거리가 늘어날 것”이라며 “현재 면세사업에서 현산의 입지나 조건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현산이 보유한 현금이 풍부하다고는 보이지 않아 컨소시엄 구성 등에 있어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현대산업개발 한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 등을 다소 회복했지만 2013년 적자에 따른 파장이 여전하다”며 “아파트 위주의 사업을 펼치는 회사이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다시 하강국면에 접어든다면 다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승범 기자 seo6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