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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업계 “뭉치면 산다”···합작법인 통해 불황 탈출

[포커스]유화업계 “뭉치면 산다”···합작법인 통해 불황 탈출

등록 2015.09.17 08:27

차재서

  기자

업체별 합작법인 순항 중···기술·자금·네트워크 교류 등으로 시너지 기대

사진=뉴스웨이 DB사진=뉴스웨이 DB


유화업계가 국내외 업체와 설립한 합작사를 통해 미래 시장 대응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글로벌 화학산업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업체간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는 등 구조적인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업계는 합작사 설립으로 업체간 기술·영업망 교류에 따른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으며 설비에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석유화학산업 특성상 공동투자로 위험을 분산시킬 수도 있다.

SKC는 지난 7월 일본 미쓰이화학과 체결한 폴리우레탄 합작사 MCNS(Mitsui Chemical & SKC Polyurethanes Inc)를 공식 출범했다. 이 회사는 최근 조직을 정비하는 등 사업 기반을 다지고 있다. 8월에는 미국 조지아주에 미국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MCNS는 연 매출 15억달러, 자산 11억달러 규모의 회사다. SKC와 미쓰이화학이 현물출자로 각 50%의 지분을 보유하며 양사가 공동으로 경영한다. 본사는 서울에 위치해 있고 원기돈 SKC 화학사업부문장과 이시마루 히로야스 미쓰이화학 우레탄사업본부장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이 회사는 SKC와 미쓰이화학의 제품을 통합해 폴리올 28만톤, MDI 20만톤, TDI 12만톤, 시스템제품 12만톤 등을 생산하며 9개국에 15개 생산거점을 두고 있다. 향후에는 R&D를 강화해 고부가제품과 스페셜티(Specialty) 제품 비중을 늘리고 멕시코를 비롯한 러시아·중동 등 신흥 시장에도 적극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SKC 자회사 SK텔레시스는 이달 국내 전자재료 중견기업인 ENF(이엔에프테크놀로지)와 중국 장쑤성에 전자재료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SKC는 약 2년에 걸쳐 국내 중견기업과 반도체 소재 제품 10여종을 공동개발하는 등 관련사업을 준비해왔으며 지난 7월 해당 사업을 SK텔레시스에 양도했다.

SK텔레시스가 51%의 지분을 보유한 이 합작사는 글로벌 기업과 중국 로컬업체를 대상으로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도 국내외에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합성고무와 접착제, 화학단지 건설 프로젝트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말레이시아 조호바루 지역 내 합성고무의 일종인 BR공장 건설을 마무리짓고 상업가동에 돌입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12년 자회사 롯데케미칼 타이탄, 일본 우베 흥산 주식회사, 미츠비시 상사 등과 BR제조 및 판매를 위한 합작사를 출범하고 공장 착공에 돌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은 합성고무 사업에도 진출하게 됐다. 내년 초까지 타이어 업체 등 주요 고객사에 대한 품질 인증을 마친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연 5만톤을 생산할 수 있으며 2017년까지 연 7만2000톤 규모로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아울러 롯데케미칼은 이탈리아 베르살리스와 설립한 합작사를 통해 여수에 합성고무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다. 2017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는 해당 공장은 연간 총 20만톤의 SSBR과 EPDM을 생산하도록 구축된다.

롯데케미칼은 특수고무 합작사업이 본격적으로 실시되는 2017년에는 여러 종류의 합성고무를 생산하게 되면서 안정적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밖에도 롯데케미칼과 베르살리스 합작법인은 핫멜트 접착제 시장을 겨냥한 연간 5만톤 규모의 SIS·SBS공장을 2018년 상반기까지 추가 건설한다는 협약도 맺었으며 미국 액시올사와 합작해 셰일가스를 기반으로 하는 에탄분해설비(ECC) 공장 건설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지난 2012년 롯데케미칼과 한국가스공사, STX에너지(현 GS E&R), 우즈베키스탄 국영석유가스회사가 컨소시엄을 맺고 추진한 수르길 지역 화학단지 건설 사업은 올해 안에 완공될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케미칼이 지난 4월 상업생산을 시작한 사우디아라비아의 IPC도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IPC는 한화케미칼이 사우디아라비아 민간 석유화학회사인 시프켐과 총 8억달러를 투자해 설립한 회사다. 병산 20만톤 규모의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와 저밀도폴리에틸렌(LDPE)을 생산한다.

에탄가스 기반의 에틸렌을 원료로 하기 때문에 원가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한화케미칼의 EVA 생산능력이 세계 2위인 총 31만톤 규모로 늘어나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

IPC는 본격적인 상업생산과 판매를 통해 고수익을 이어나가고 있으며 향후에도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높은 수준의 수익이 지속될 전망이다. 올 2분기에도 지분법 평가이익 6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합작법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업체간 공동투자가 이뤄지는 만큼 자칫 경영권 문제나 기술유출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시장 환경의 변화도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았다. 양사간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다는 설명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합작사를 통해 양사간의 판매 네트워크나 기술·자금적 지원이 이어지면서 서로 취약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고 위험 요인도 분산시킬 수 있다”면서 “업체간 ‘윈윈 전략’을 바탕으로 경쟁력이 한 단계 더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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