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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0년’ 빅뱅 “‘아이돌’과 ‘아티스트’, 우리에겐 똑같은 의미”

[인터뷰] ‘데뷔 10년’ 빅뱅 “‘아이돌’과 ‘아티스트’, 우리에겐 똑같은 의미”

등록 2015.05.08 00:02

김아름

  기자

 ‘데뷔 10년’ 빅뱅 “‘아이돌’과 ‘아티스트’, 우리에겐 똑같은 의미” 기사의 사진


3년만이다. 그동안 많은 팬들은 그들이 ‘완전체’로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바랐다. 감히 대한민국 현존하는 아이돌 중에 ‘최고’라고 말할 수 있는 5인조 빅뱅에 대한 이야기다.

빅뱅은 최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언론 매체 취재진을 대상으로 한 공동 인터뷰를 갖고 3년만에 완전체로 컴백한 소감과 함께 근황을 전했다. 장난기 가득하고 늘 쾌활하기만 했던 이들에게서 이제는 부쩍 남자의 향기가 물씬 느껴졌다.

“‘얼라이브’ 앨범 이후 3년만이네요. 그동안 해외에서 솔로 활동이나 멤버 개인 활동을 많이 했는데 3년만에 국내 팬 분들에게 우리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설레이고 기쁘고, 또 죄송스럽습니다. 이번에 국내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해서 기다려준 팬들에게 보답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런 각오로 컴백했습니다.”(승리)

“국내팬들을 만날 기회가 없어서 정말 미안했어요. 그래서 더 좋은 음악으로 팬 여러분들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에 더 오래 걸렸던 것 같습니다. 3년이나 걸렸네요. 이번에는 두 곡으로 나왔지만 앞으로 계속해서 나올 음악이 만족할 결과물이 나와서 팬 여러분들이 좋아하실 모습이 기대가 되요.”(태양)

“저와 탑 형은 진짜 3년만이네요. 개인적으로 긴장이 많이 됐는데 다행히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거기에 따른 결과도 좋아서 국내 활동을 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작이 좋아서 기분이 좋아요. 요즘은 모든게 신기한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타자치는 소리를 좋아하는데, 이렇게 듣고 있으니 정말 좋네요. (웃음)”(대성)

“첫 방송도 성공적으로 잘 끝냈지만 여전히 마음에 들지는 않아요. 좀 더 활동하다보면 자신감이 생길 것 같아요. 아직은 얼떨떨합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다섯명이 함께 다니다보니 기분이 너무 좋고 뿌듯하기도 해요. 편하게 활동에 임하고 있습니다.”(지드래곤)

“영화 촬영을 하느라 바빴고 가수로는 3년반 만인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새로울까 고민이 많았던 앨범이예요. 멤버들과 같이 오랜만에 앨범을 작업하면서도 서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든든하게 작업할 수 있었던 앨범입니다.”(탑)

 ‘데뷔 10년’ 빅뱅 “‘아이돌’과 ‘아티스트’, 우리에겐 똑같은 의미” 기사의 사진


멤버 5명 모두 3년만에 빅뱅으로 모인 사실 자체에 감격하는 모습이었다. 3년이라는 시간동안 솔로로 혹은 유닛그룹으로, 또 영화나 드라마 등에 출연하면서 개인 활동에 더욱 주력했었기 때문에 그리웠던 ‘완전체’였다. 3년만에 방송국을 찾은 멤버 대성은 대기실을 찾지 못하는 헤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멤버들이 언급하던 새로운 앨범에 대한 고민은 앨범 전체에 녹아들었다. 앨범 전체를 테디와 함께 프로듀싱한 지드래곤은 “기교가 아닌 감정에 충실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앨범 전체를 놓고 멤버 각각이 앨범 안에서 어떻게 곡을 풀이하고 임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 했었어요. 이 노래 안에서 자기 파트만을 따기보다는 전체적인 멤버의 호흡에 관해서 이야기를 했고 좀 더 우리 보컬들의 성격으로 기교를 부리고 애 쓰는게 아니라 감정에 충실하려고 했죠. 그래서 노래를 들어보시면 부담스럽지 않은 듯 하면서도 노래에서 주는 임팩트가 강하기 때문에 오래 들어도 질리지 않는 느낌의 곡 들이예요. 우리가 10년이라는 시간동안 쌓아온 좋은 점들만 섞을 수 있는 단계에 온 것 같았어요.”(지드래곤)

빅뱅은 5월 1일 ‘M.A.D.E’ 앨범의 ‘M’인 ‘루저(LOSER)’와 ‘배배(BAE BAE)’를 공개했으며 8월 1일까지 매달 한 곡 이상의 싱글곡을 내고 9월 1일 ‘MADE’ 앨범을 완성해 발표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계획중이다. 팬들에게 3년이라는 시간을 고스란히 보상해주는 느낌이다.

“싱글곡이 나오기 전에 앨범으로 낼지 싱글로 낼지 계획이 정해져있지 않았어요. 마지막에 양현석 사장님이 국내 음원 시스템상 3년만에 나오는 앨범에 좋은 곡들이 묻히는게 아깝다고 하셔서 매달 1일 싱글곡을 내는 방향으로 계획을 잡게 됐어요. 지금 미리 짜 놓은 계획이 있지만 나온 곡이 있기 때문에 그때 그때 계획이 바뀔 수도 있어요. 9월 1일 나올 ‘MADE’ 앨범에 다른 수록곡이 대체가 될 수도 있고 아예 새로운 곡으로 채워질지는 상황을 봐야할 것 같아요. 일단 뭐든지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지드래곤)

1일 발매한 싱글곡 ‘루저’는 공개 된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모든 온라인 음원사이트에서 1위를 석권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단순히 3년이란 시간에서 오는 특별한 수혜는 아니다. ‘루저’가 그저 흔한 사랑을 노래한 곡이 아닌 빅뱅 멤버들이 아이돌 그룹으로 살아온 10년이라는 시간동안 느꼈던 외로움의 시간을 고스란히 담았기 때문이다. ‘루저’는 빅뱅과 같은 ‘청춘’들을 위로하기 위해 만든 곡이다.

 ‘데뷔 10년’ 빅뱅 “‘아이돌’과 ‘아티스트’, 우리에겐 똑같은 의미” 기사의 사진


“‘루저’를 처음 작업할 때 다른 테마의 곡이었어요. 뻔 한 사랑 노래 중에 하나일 뿐이었죠. 하지만 오랜만에 나오는 앨범이고 사랑 노래를 하기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보고 공감할 수 있는 가사를 테마로 잡고 곡을 썼어요. 그래야지 더 많은 분들에게 우리의 음악으로 줄 수 있는 힘이 클거 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전체적으로 수정을 했어요. 많은 분들이 보시면 우리는 그냥 잘 지내는 아이돌 그룹으로 보이겠지만 앞에서 보여지는 면이 아닌 우리도 그 안에서 느끼는 슬픔이라든지 외로움이 있어요. 해외 공연을 하면서 많은 분들 앞에 공연을 끝내고 호텔에 들어가면 혼자 있게 되는데 그런 것에서 오는 공허함이 있어요. 많은 분들이 보면 배부른 소리라고 하시겠지만요. 많은 분들이 우리도 다른 사람들과 똑같다고 느껴주셨으면 해요. 그래서 ‘루저’는 아픔이 있는 노래예요. 슬프기도 하고 자기 위로 같으면서도 20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을 조금이나마 대변할 수 있는 곡이죠.”(지드래곤)

데뷔 10년차인 빅뱅에게도 슬럼프가 찾아 왔었다. 하지만 그러한 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해갔다. 빅뱅이 건재할 수 있는 이유였다. 막내 승리는 “슬럼프를 느낀 적이 없었다”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제가 이 길을 들어온 걸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힘들다 생각한 적도 없었고요. 오로지 이 길이라고만 생각했죠. 일단 빅뱅의 잘난 형들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고민도 많이 했고 노력도 따로 했습니다. (웃음)”(승리)

“승리와 우리가 나이를 같이 먹어가고 있지만 예전에는 형들에게 혼도 많이 났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진짜 친구 같아졌어요. 1~2년 전부터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혼날 일을 안 만들고 말수도 적어지고 할 말만 하더라고요. 회사내에서도 형들을 피했고 어려워만 했는데 이제는 먼저 다가와서 형들에게도 잘해요. 요즘에는 회사 내에서 승리가 인기도 많고 사람들이 ‘볼매’라고 불러요.(웃음) 좀 더 성숙해진 것 같습니다.”(지드래곤)

지드래곤의 칭찬에 머쓱해진 승리는 “10년이나 같이 했는데 이제 와서 내 매력을 알다니”라며 장난을 쳐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지드래곤은 자신의 음악적 뮤즈는 멤버들이라고 말했다. 음악 작업을 하면서 ‘누굴 위해 곡을 써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다가 멤버들을 보면 곡에 대한 영감이 떠올랐단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최고의 뮤즈는 멤버들이었다.

 ‘데뷔 10년’ 빅뱅 “‘아이돌’과 ‘아티스트’, 우리에겐 똑같은 의미” 기사의 사진


빅뱅의 10년이라는 역사 뒤에는 YG엔터테인먼트의 수장 양현석이 항상 함께했다. 그리고 양현석은 최근 빅뱅과 앞으로의 10년도 함께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빅뱅 멤버들 역시 그의 뜻에 동의했다.

“우리가 무대에 섰을 때 나이가 들고 에너지가 없고 멋이 없으면 그만두자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사람들이 원할 때 까지만 하자고요. 물론 기회가 된다면 70~80세가 되더라도 콘서트를 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고 아름다운 그림이지만, 멋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까지 하고 싶어요.”(탑)

“빅뱅이라는 그룹이 아티스트 한 명씩의 성향으로 우리는 아직 아이들이고, 여전히 아이들이고 싶어요. 그래야만 음악을 계속해서 할 수 있다는 생각이거든요. 그래서 그런 아이들을 양현석 사장님과 YG라는 울타리 안에서 잘 보살펴 줬기 때문에 10년이 잘 지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그 울타리가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면 벗어날 이유가 없는 것 같아요. 초심이 있고 열정이 있고 회사와 사장님 또한 보살펴 주실 열정이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지드래곤)

이제 빅뱅에게는 ‘아이돌’이라는 수식어보다 어쩌면 ‘아티스트’라는 수식어가 더욱 어울릴지 모른다. 단순한 아이돌에서 머무르는 게 아닌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들은 꾸준히 성장했고 실력을 갖춘 아티스트로 변화했다.

“아이돌이나 아티스트나 제게는 똑같은 의미예요. 아이돌이라는 말 자체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우리도 아이돌을 보고 가수의 꿈을 키웠기 때문에 모든 멤버들이 우리의 위치를 이용해서 20대의 아티스트들에게 에너지를 줄 수 있는 매개체 같은 역할을 하고 싶어요.”(지드래곤)

“부담 없이 우리를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결국 하나라고 생각하거든요. 젊은 사람들끼리 문화를 공유하고, 우리 세대나 그 밑의 세대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탑)

매 앨범마다 변신을 거듭하며, 한 자리에 안주하지 않는 빅뱅. ‘아이돌’이든 ‘아티스트’든, 누군가를 보고 꿈을 꿨던 빅뱅이 이제는 누군가에게 꿈이 됐다. 이들에게 다가올 앞으로의 10년은 우리에게 어떤 눈부신 성장과 변화를 기대하게 만들까.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아름 기자 beautyk@

뉴스웨이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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