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산업재해 우려 큰데···KT, 위험천만 '심야 AS' 추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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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IPTV·인터넷 수리 서비스 24시간제로 전산 개편
현실화 땐 업계 첫 시도···경쟁사는 "위험한 결정" 우려
SPC發 이슈 부담?···KT '도입 여지'→'안 한다' 번복

KT가 위험천만한 IPTV·인터넷 '심야 수리' 서비스를 상시화하려 했던 정황이 포착됐다. 지난 주말, 돌연 수리기사 일과가 담긴 전산 시스템을 '24시간제'로 전환하면서다.

곧장 회사 내부에서는 '직원 안전은 뒷전이고, 대표직 연임을 위해 성과만 좇는 구현모 KT 대표 의중이 반영된 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통상 이 업계는 전봇대에 오르는 등 위험작업이 많은 업무 특성상 야간근무를 지양한다.

그런데도 '24시간제' 정식 도입 가능성을 열어두던 KT는 본지 취재가 시작되자 최근 SPC발(發) 산업재해 이슈와 얽히는 게 부담이 됐는지 "야간 수리 서비스의 상시화는 하지 않겠다"고 수 시간 만에 입장을 번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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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hspark@

25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22일 자사 IPTV·인터넷 서비스 수리를 담당하는 자회사 KT서비스 남·북부 전산 시스템을 개편했다.

핵심은 '수리오더 기준건수 24시간제 운영'이다. 기존에는 9시부터 17시까지 오전·오후 업무로 나누되, 긴급한 건 일부만 야간에 할당했다. 그런데 이번 변화로 회사는 0시부터 23시까지 IPTV·인터넷 수리 서비스 일정을 직원들에게 배분할 수 있게 됐다.

단 번거로운 작업이 많아 야간 작업이 극히 어려운 '개통'은 기존 정책을 유지한다.

IPTV와 인터넷 '수리 서비스' 24시간제 정식 도입에 앞서 준비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KT가 이 정책을 시행하게 되면 관련 업계 첫 시도가 된다. 경쟁사인 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등은 여전히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면 주간에만 근무하도록 한다.

맞벌이 가정 등 '야간 AS'를 원하는 고객이 많음에도 이들이 유사한 시도를 하지 않았던 건 야간작업이 위험해서다. 한 경쟁업체 관계자는 "우리도 이를 고민 안 해본 것은 아니다"라고 운을 뗀 뒤 "도심은 덜 하겠으나 시골에는 발 한 번 잘못 디디면 지붕이 무너지는 곳들도 많다. 야간작업은 매우 위험하다고 판단해 최소한의 긴급 건만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야간작업 중 KT 수리기사가 다친 사례도 있었다. 앞서 2017년 9월 KT서비스 남부 부산광역지사 현장지원센터 한 직원은 야간 작업 중 전주에서 추락해 뇌출혈 등 중상을 입었다.

KT서비스에서 근무 중인 한 수리기사는 "단독주택 같은 경우는 대부분 전봇대에 올라간다고 보면 된다"면서 "과거 사고 사례도 많은데, 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또 다른 직원은 "구현모 대표의 임기가 올해로 종료된다"며 "더 많은 성과를 내 연임하고자 직원들의 안전을 담보 잡은 무책임한 행보"라고 비판했다.

내부 직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KT는 이번 개편이 단순 '전산 명확화'를 위한 작업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결국 24시간제를 도입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확답하기 어렵다"며 여지를 남겼다. 그러다 수 시간 후 재차 연락해 와 "수리업무의 24시간제를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업계에서는 KT가 최근 IPTV 서비스 대대적 개편에 맞춰 '무리수'를 던진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이 회사는 이달 초 '국내 1위 종합미디어 그룹'으로 도약하고자 미디어 밸류체인의 중요 플랫폼인 IPTV를 전면 개편했다. KT IPTV 서비스의 상징으로 굳어진 '올레'라는 브랜드를 11년 만에 버리고, '지니TV'로 새출발했다. 기존 IPTV 영역을 넘어 새로운 홈 미디어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 이런 큰 변화의 시기에 맞춰 내놓은 '고객 서비스' 개선안이 아니겠느냐는 해석이다. 이번 내부 공지문에는 '올레TV' 명칭이 'e지니TV'로 바뀐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임재덕 기자 Limjd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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