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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구글 트렌드로 본 미국 車시장···일본차 반등

산업 자동차

구글 트렌드로 본 미국 車시장···일본차 반등

등록 2024.02.28 07:36

수정 2024.02.28 08:20

박경보

  기자

현대차 성장세 17개월 만에 주춤···기아 2개월째 감소구글 트렌드 관심도 지난해 말부터 정체···혼다 급증PHEV·HEV 수혈 시급···"전기차 전략 일관성 유지해야"

구글 트렌드로 본 미국 車시장···일본차 반등 기사의 사진

현대자동차‧기아가 지난해 미국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새해 들어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다소 부진했던 일본 브랜드들이 가파르게 판매를 회복한 반면 현대차‧기아에 대한 관심도와 판매량은 줄어들고 있어서다. 일각에선 현대차‧기아가 반짝 실적에 머무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전기차 중심의 장기적인 방향성을 일관되게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8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각각 5만1812대, 5만1091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3%, 1.7%씩 감소한 수치다.

현대차‧기아는 2021년부터 미국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3개월 누적 판매량을 전년과 비교하면 현대차(20만2446대)는 3.7%, 기아(16만9108대)는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시장 합산 점유율은 지난 2018년 7.3%까지 떨어졌다가 2022년과 지난해 10.6%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최근의 판매 성장 둔화가 계속된다면 다시 10%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반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생산 차질에 시달렸던 일본 브랜드들은 빠르게 판매를 회복하고 있다. 혼다의 미국 점유율은 2021년 9.7%에서 이듬해 7.1%까지 내려왔으나 지난해엔 8.4%까지 올라왔다.

일본 차 두 자릿수 성장할 때 현대차‧기아 '뒷걸음질'
미국 시장 판매 1위인 토요타는 지난달 전년 동기 대비 23.3% 급증한 16만5753대를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혼다(9만3210대)는 10.3% 늘었고, 마쯔다(3만279대)와 스바루(4만4510대)도 각각 31.8%, 0.3%씩 증가했다. 닛산(5만9658대)는 0.6% 줄었으나 현대차‧기아보다 감소 폭이 낮았다.

지난달 현대차는 미국 시장 판매 성장세를 17개월 만에 멈췄고, 기아도 전달에 이어 2개월 연속 판매 감소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일본 브랜드들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거둔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와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업계 최저 수준이었던 현대차‧기아의 인센티브는 급격하게 인상되고 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의 미국 시장 재고는 전달 대비 0.5개월 늘어난 2.4개월이었다. 특히 대당 인센티브는 전년 동기 대비 185% 급증한 2439달러에 달했다. 이는 시장 평균(2719달러) 보다는 낮지만 토요타 대비로는 211%나 높은 수준이다.

일본 브랜드의 약진과 현대차‧기아의 성장 둔화는 구글 트렌드에서도 확인된다. 구글 트렌드의 시간 흐름에 따른 관심도 변화를 살펴보면 미국에서 현대차에 대한 관심도는 2023년 6월 말까지 닛산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됐다.

특히 7월부터는 현대차(34)의 관심도가 닛산(18)을 큰 폭으로 앞질렀는데, 이 같은 추세는 지난해 말까지 이어졌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11% 증가한 80만1195대를 판매한 현대차는 2021년부터 3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바 있다. 구글 트렌드의 관심도는 검색 빈도가 높을수록 100에 가깝게 나타난다.

지난해 12월 3~9일 기준으로도 현대차(34)의 관심도는 닛산(15)보다 높았고 혼다(36)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같은 달 24~30일에는 혼다의 관심도가 100으로 껑충 뛰었고, 현대차는 변화 없이 유지됐다. 이처럼 벌어진 현대차와 혼다의 관심도는 올해 들어 2개월째 유지되는 상황이다.

구글 트렌드로 본 미국 車시장···일본차 반등 기사의 사진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저효과가 큰 일본 차는 생산 회복에 힘입어 미국에서 두 자릿수 판매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현대차‧기아의 판매는 주춤한 모습"이라며 "올해 미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률은 1~2%에 그칠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 차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2~3년간 물량이 부족했던 일본 차들은 공급망 정상화 이후 제자리를 되찾은 모양새다. 일본 브랜드들의 급격한 판매 증가는 하이브리드 강세와 브랜드 충성도가 첫손에 꼽힌다. 현대차‧기아에 관심을 보였던 미국 소비자들이 브랜드 신뢰도가 높은 일본 차로 다시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 "HEV 유연하게 대응하고 전동화 전환 속도 올려야"
전문가들은 현지 시장에서 상품성 높은 하이브리드(H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신차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달 스텔란티스는 미국에서 1만대가 넘는 PHEV를 판매했고, 토요타 라브4‧캠리 HEV 모델은 각각 207.3%, 366.0%씩 판매량이 늘었다.

특히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기차 중심의 판매 전략을 일관성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전기차는 원재료의 급격한 가격 변동과 불안정한 셀 수급, 경쟁 강도 심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각국의 환경 규제의 방향성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은 천문학적인 벌금을 피하기 위해 반드시 전기차를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내연기관 기반의 하이브리드차는 아무리 많이 팔더라도 규제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앞서 미국은 기준 연비 0.1MPG 미달 벌금을 5.5달러에서 15달러로 올렸고 2032년 순수 전기차 비중 67%를 목표로 연비 규제를 강화했다. 유럽연합(EU)도 CO2 초과 배출 벌금을 1g당 95유로로 상향한 데 이어 2035년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내연기관차 전면 판매 금지를 법제화했다.

이항구 자동차융합연구원 원장은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올해 한 달 성적표만 가지고 평가하긴 어렵지만 하이브리드 기술력이 높고 판매모델 수가 다양한 일본 차를 현대차‧기아가 양적으로 따라가긴 어렵다"며 "특히 일본업체들은 전기차 분야에서도 바짝 쫓아와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하이브리드도 늘어나는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해야겠지만, 토요타를 이긴 전기차가 더 중요하다"며 "전기차에 비우호적인 트럼프가 재집권하더라도 임기는 4년이기 때문에 전기차 중심의 사업 방향성을 일관성 있게 이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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