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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뼈 깎은 노력' 조원태 회장, 결국 EU 승인 얻어낼 듯

산업 항공·해운 메가캐리어가 온다

'뼈 깎은 노력' 조원태 회장, 결국 EU 승인 얻어낼 듯

등록 2024.01.17 07:44

박경보

  기자

유럽 알짜노선 내놓고 화물사업 매각···'초강수' 통했다EU, 내달 중순 심사결과 발표···미국·일본 심사만 남아국제여객 RPK 11위···비용 절감 및 여객수익 제고 기대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화물사업 매각'이라는 초강수를 둔 끝에 최대 관문을 넘게 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쳐지면 세계 11위권(국제여객 RPK 기준)의 '메가캐리어'가 새롭게 탄생하게 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기업결합을 위한 뼈를 깎는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됐다는 평가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만간 조건부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앞서 지난 10월 말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과 유럽 4개도시 노선의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 반납 등이 담긴 시정조치안을 EU 경쟁당국에 제출했다.

항공업계는 EU 경쟁당국이 기업결합 심사결과를 내달 중순 이전에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EU의 기업결합 심사 마감기간은 오는 2월 14일이다. 대한항공은 일본 경쟁당국과의 시정조치안 협의도 정식신고서 제출 후 올해 초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경쟁당국(DOJ)과도 시정조치 방안 협의를 통해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EC로부터 공식 접수한 사안은 아직 없지만 최종 승인 절차 완료 시 까지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U 경쟁당국은 지난해 5월 "두 항공사의 합병은 유럽경제지역(EEA)과 한국 사이 여객·화물 운송 서비스 시장의 경쟁을 위축시킬 수 있다" 내용의 중간심사보고서(SO)를 발송한 바 있다.대한항공은 이 같은 독점 우려 해소를 위해 인천~파리, 인천~로마, 인천~바르셀로나, 인천~프랑크푸르트 등 자사의 유럽 4개 노선을 티웨이항공에 넘길 계획이다.

파리,로마,바르셀로나 등은 대한항공이 보유한 14개 유럽노선 가운데 가장 수요가 높은 노선으로 꼽힌다. 유럽 알짜노선을 포기하면서까지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조 회장의 뜻이 반영된 셈이다.

'뼈 깎은 노력' 조원태 회장, 결국 EU 승인 얻어낼 듯 기사의 사진

티웨이항공, 6월부터 유럽 4개 도시 취항 예정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에 따라 올해 6월부터 유럽 4개 도시에 취항할 계획이다. 다만 EU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이 발표되지 않은 만큼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유럽 4개노선 운항을 통해 5300억원 가량의 매출액을 벌어들일 것으로 추정된다.

티웨이항공은 이미 지난 2022년 중장거리용 항공기인 A330-300를 3대나 도입한 데 이어 올해에도 2대 더 도입할 예정이다. 다만 A330-300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항로 우회의 영향으로 인천에서 서유럽까지 비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따라서 일단 대한항공으로부터 장거리 기재를 임대한 뒤 운항승무원을 파견받아 운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도 기업결합 이후 떨어져 나갈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매각은 EU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다. 대한항공은 경쟁환경 복원을 위해 장기간에 걸쳐 다양한 시정조치 방안을 제안했으나 EU 측에서 모두 거부한 바 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11월 2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화물사업부 매각 안건을 결의했다. 당시 화물사업 매각에 대한 이사진들의 의견이 엇갈렸지만 '일단 생존'에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2097.54%로, 대한항공과의 합병 등 외부 수혈 없이 독자생존은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전체 매출액(3조5886억원)의 21.7%(7795억원) 수준이다. 지난 2019년 19.3%였던 화물 비중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2020년 56.1%, 2021년 72.5%까지 치솟았지만 2022년부터 제자리로 돌아왔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비중이 낮아지면서 일각에선 인수자를 구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있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에어프레미아와 이스타항공 등이 아시아나 화물사업 입찰에 참여할 것을 검토했으나 실제로는 제주항공만 단독 입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뼈 깎은 노력' 조원태 회장, 결국 EU 승인 얻어낼 듯 기사의 사진

화물 비중 늘리는 제주항공, 아시아나 화물사업 단독 입찰
제주항공은 최근 화물 2호기를 도입하며 사업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2022년 6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최초로 화물전용기를 도입한 데 이어 1년 6개월 만에 두 번째 화물전용기를 도입했다.

제주항공은 화물기 도입 이후 화물 전용기를 통한 화물 수송량을 꾸준히 늘려왔다. 화물 전용기 도입을 시작한 2022년 3분기에는 2925톤을 수송하는데 그쳤지만 지난해 3분기에는 4690톤을 수송해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고유가, 고환율 속에서도 항공화물운송사업자로서 입지를 다져가겠다는 방침이다. 기재 확대를 통해 급성장 중인 전자상거래 수요를 선점하고 리튬이온배터리, 의약품, 반도체 등의 화물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게 제주항공의 복안이다.

제주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를 통해 미주‧유럽 노선의 화물영업망과 11대의 기재를 확보할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매출액은 1조1000억원으로, 매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는 사업 경쟁력을 갖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매각 가격은 약 5000억~7000억원 정도로 추산되며, 부채는 약 1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제주항공의 현금성 자산은 3500억원이지만 순차입금도 비슷한 규모여서 자금 사정이 여유롭지는 않다. 이에 제주항공은 영구채, 유상증자, 차입금 발행 등을 통해 인수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점쳐진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기업결합과 관련해 "단기적으로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유럽‧미국 노선의 슬롯 반납 등 부정적인 요인이 부각될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비용 절감 측면에서의 가시성(유류비‧정비비 감소)이 매우 높고, 장거리 부문에서의 압도적인 점유율로 여객 수익을 제고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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