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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오너 부재 한국타이어 '역대급 실적'···체질개선 이어 美 증설 본격화

산업 자동차

오너 부재 한국타이어 '역대급 실적'···체질개선 이어 美 증설 본격화

등록 2023.11.03 15:05

박경보

  기자

경영공백에도 영업익 두 배 급증···유럽서 역대 최대 실적비싼 타이어 판매 비중 늘려···원재료값·운송비 하락효과도미국 증설로 600만본 추가 생산···외형성장 기대감 높아져

오너 부재 한국타이어 '역대급 실적'···체질개선 이어 美 증설 본격화 기사의 사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조현범 회장 구속에 따른 경영 공백에도 올해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 하락과 제품 믹스 개선이 맞물리면서 영업이익은 1년 만에 두 배나 불어났고, 영업이익률은 16.9%까지 치솟았다. 특히 미국 테네시 공장의 증설공사가 본격화된 만큼 향후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올해 3분기 매출액(연결기준) 2조 3400억원, 영업이익 396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 106%씩 증가한 수치다.

한국타이어는 오너의 경영 공백이 발생한 상황에서도 기존 컨센서스(2645억원)를 50% 가량 웃도는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계열사 부당지원과 횡령·배임 등의 혐의를 받는 조현범 회장은 지난 3월 9일 구속 수감됐다.

한국타이어의 3분기 영업이익이 매출액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배경으로는 전기차 타이어, 고인치 타이어 중심의 제품 믹스개선이 첫 손에 꼽힌다.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는 상황에서 비싼 타이어를 중심으로 판매량을 늘렸다는 얘기다.

실제로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의 판매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2.3%p 증가한 43.4%에 달했다. 이대로라면 올해 목표로 세웠던 45%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완성차 생산 정체로 전체 생산물량은 다소 줄었지만, 고가 제품의 판매 비중을 높이면서 수익성을 크게 개선한 모습이다.

고인치‧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비중이 높은 유럽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한국타이어의 3분기 유럽 매출액은 91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나 늘어난 수치다. 한국(-1.9%)과 중국(-5.5%), 미국(-2.1%)에서의 매출은 소폭 줄었지만 유럽 실적이 이를 상쇄했다.

타이어 원가의 43%를 차지하는 천연고무의 가격이 내려간 것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KB증권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3분기 본당 원재료비는 전년 동기 대비 13.1% 낮아진 3만4028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확산 당시 수익성을 끌어내렸던 해상 운임이 다시 내려간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천연고무와 합성고무의 가격은 주요 수요처인 중국의 경기 둔화와 한국타이어의 소싱 다변화로 하향 안정화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천연고무의 경작지는 동남아에서 남미, 아프리카로 확산되면서 공급처가 다변화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원가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한국타이어의 호실적 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타이어 시장의 공급자 우위 현상이 짙은 만큼 높은 판가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지면서 타이어업체간 경쟁강도가 과거에 비해 완화됐다는 얘기다.

2025년부터는 한국타이어의 수익성이 더욱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2020년부터 판매가 급증한 전기차들의 타이어 교체가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무겁고 출력이 높아 타이어의 수명이 짧은 편이다. 반면 가격은 동급의 일반 타이어 대비 약 20% 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타이어는 전기차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22년 5월 국내 업계 최초로 전기차 전용 브랜드(아이온)를 출범시켰다. 아이온 출시 이후 한국, 유럽, 북미,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입지를 굳혀나가는 모양새다. 현재 한국타이어는 포르쉐 타이칸, 아우디 e-트론 GT, BMW i4, 토요타 bZ4X, 폭스바겐 ID.버즈 등 주요 전기차 모델에도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이달부터 본격화된 미국 테네시 공장 증설도 한국타이어에 대한 실적 눈높이를 한층 높이고 있다. 2026년부터 양산이 시작되면 규모의 경제를 통한 수익성 제고는 믈론 무역장벽 리스크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타이어는 미국 테네시 공장의 증설을 위해 미국 법인에 2029억원(1억5000만달러)을 쏟아붓기로 했다. 증설 물량은 승용차용 500만본, 버스‧트럭용 100만본 등 600만본에 달한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북미 시장 수요 회복에 대비한 테네시 공장 증설로 정체됐던 생산물량 증가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라며 "경기 둔화 여파로 판매량 성장에 대한 기대는 낮아졌지만 안정적인 판가 유지와 원가하락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높은 수익성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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