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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취임 100일 넘긴 이재용 회장의 무게

오피니언 기자수첩

취임 100일 넘긴 이재용 회장의 무게

등록 2023.02.06 13:55

이지숙

  기자

reporter
"오늘의 삼성을 넘어 진정한 초일류 기업, 국민과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업을 꼭 같이 만들자. 제가 그 앞에 서겠다."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밝힌 이재용 회장이 지난 3일 회장 공식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회장직에 오른 뒤 이 회장은 어느 때보다 활발한 활동을 보였다. 상생경영을 전면에 내세우며 협력회사를 챙겼으며 글로벌 경영을 통해 '민간 외교관' 역할에도 힘썼다.

단 올해 경영 환경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분기 매출 70조4600억원, 영업이익은 4조3100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97%, 68.95% 감소했다.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부문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7% 급감한 2700억원으로 집계돼 충격을 줬다.

올해 1분기부터는 반도체 적자까지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만약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한다면 이는 미국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 이후 13년만이다.

위기는 반도체 부문만의 일이 아니다.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도 경기침체에 따른 제품 수요 감소로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위기감이 높아지며 이 회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실적 위기가 예고된 올해 이 회장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며 진짜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책임경영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오는 3월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합류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이사진은 총 11명으로 사내이사가 총 5명, 사외이사가 6명으로 구성돼있다.

이 회장은 2016년 10월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으나 이후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2019년 10월까지 임기를 마친 뒤 미등기임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5대 그룹 총수 가운데 미등기임원 신분은 이 회장이 유일하다.

재벌 총수가 등기이사로 재직하는 것은 통상 경영활동에서 총수가 법적인 책임을 진다는 의미를 갖기 때문에 '책임경영'의 기본으로 꼽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출석률을 밝히면서까지 이사회 활동에 나서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부에서는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를 우려하나 삼성전자 이사회는 이미 지난해 10월 책임경영 강화,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을 이유로 이재용 회장의 승진을 의결했다. 승진이 이뤄진 상황에서 이사회 진입만 피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13년 만에 적자 위기에 놓인 삼성을 모두가 우려의 시선으로 보고 있다. 이재용 회장이 회장 자리에 오른 만큼 이사회 진입을 통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국민이 사랑하는 기업'에는 권한만 행사하며 책임은 지지 않는 총수의 모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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