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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경영권 분쟁 없는 승계···어깨 무거워진 신유열

유통·바이오 채널 지배구조 2023|롯데②

경영권 분쟁 없는 승계···어깨 무거워진 신유열

등록 2023.02.01 07:45

수정 2023.02.01 16:46

신지훈

  기자

고 신격호 명예회장, 차남 신동빈 회장에게 경영 승계신 회장 '장자 승계' 전망···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 승진신 상무 '국적·병역·언어·경영능력 입증' 등 과제 산더미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롯데그룹은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지 않았다.

롯데 창업주 고 신격호 명예회장은 애초 장남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아닌,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고자 했다.

지난 2020년 신 명예회장이 타계한 이후 공개된 유언장은 "한·일 롯데그룹 후계자는 (차남)신동빈으로 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인 것으로 익히 알려졌다.

신동빈 회장은 아버지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고 한다. 그가 친형인 신동주 회장과 벌인 '경영권 분쟁'을 다음 세대에선 재현하지 않겠단 굳은 의지다.

신 회장은 장남 신유열 씨를 롯데로 불렀고, 이번 인사에서 상무 승진을 통해 본격적인 경영 수업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신동빈-신유열, 부자의 '평행이론'=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상무는 지난해 말 롯데그룹 임원인사에서 롯데케미칼 '상보보'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지난 2020년 일본 내 제과사업을 하는 ㈜롯데에 입사한지 3년, 지난해 초 롯데케미칼 상무 보 배지를 단지 1년이 채 안돼 이뤄진 초고속 승진이다.

이번 인사는 롯데그룹 3세 경영 준비의 시발점으로 보는 시각이 대다수다.

롯데케미칼 일본지사에 미등기 임원으로 등재됐던 그가 국내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린 만큼 후계자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신 상무와 함께 후계 경쟁을 펼칠 인물이 롯데가(家)에서 특별히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도 그가 자연스레 신 회장의 뒤를 이을 것으로 관측되는 요인 중 하나다.

신 회장의 두 딸이자 신 상무의 동생들인 신규미 씨와 신승은 씨는 롯데와 관련된 일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주 회장의 장남 신정훈 씨 또한 마찬가지다.

더욱이 신 상무는 부친의 전례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신 상무는 일본 게이오대를 졸업하고 신 회장과 같은 미국 컬럼비아대 MBA 과정을 마쳤다.

이후 노무라증권 싱가포르 지점 등을 거쳐 한국 나이로 35세 때인 2020년 일본 롯데 부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지난해 롯데케미칼 일본지사로 자리를 옮겼다.

신 회장도 일본 롯데상사 부장으로 입사한 지 2년 뒤인 1990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상무로 올라서며 2세 경영 수업에 들어갔음을 알렸다. 당시 신 회장의 나이 35세 때다.

신 회장 부자는 일본 귀족학교로 알려진 아오야마카쿠인에서 초·중·고를 마쳤고 일본에서 대학교를 졸업한 후 컬럼비아대 MBA, 노무라증권 경력 뿐 아니라 일본과 한국 롯데그룹 입사 행보 또한 판박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은 자신과 같은 과정으로 신유열 상무를 롯데로 입사시킨 후 재계 예상보다 이르게 그를 상무로 데뷔시켜 본격적인 경영 수업이 시작됐음을 알리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신이 겪은 경영권 분쟁을 아들인 신 상무에게는 되물려 주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경영권 분쟁 없는 승계···어깨 무거워진 신유열 기사의 사진

◇'일본인' 신유열, 승계 앞서 과제 산적=롯데케미칼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의 업무는 기초소재 동경지사 영업 및 신사업 담당이다.

신 상무는 롯데 입사에 앞서 노무라증권에서 사업적 시각을 넓혔던 경험을 살려 향후 롯데케미칼 신사업 전략 및 글로벌 산업 동향 검토에 전향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미래 먹거리 부분에서 철저한 경영능력을 검증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케미칼은 전통적으로 의존도가 높은 석유화학 사업의 비중을 줄이고, 고부가가치·친환경 소재 사업으로 체질 개선을 꾀하고 있다.

신 상무는 올 초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를 직접 찾아 수소와 배터리 등 롯데의 미래 사업을 소개하는 전시관을 둘러보기도 했다.

신 상무가 경영능력을 입증한다면 향후 10년 내 신 회장으로부터 승계 받을 확률이 높다. 신 회장 또한 호남석유화학에 상무로 입사한지 7년 후인 1997년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다만 신 상무가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에 보유한 지분이 없어 당장 승계를 논하기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롯데그룹 이보다 먼저 일본 롯데와의 지배구조 연결고리를 끊어 개편 작업을 마무리해야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롯데가(家)의 전통적인 국적 문제 또한 해결해야 한다. 현재 신 상무는 일본 국적자로 알려졌다. 일본 국적으로 신 회장의 뒤를 잇기는 어렵다. 국내 정서상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내 병역법상 만 38세가 돼야 병역의 의무가 면제되는 만큼 신 상무의 한국 국적 취득 시점은 2024년 이후가 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언어 역시 그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 앞서 신 회장이 롯데케미칼에 입사해 한동안 언어로 곤욕을 겼었단 일화는 유명하다. 신 상무 역시 일본에서 나고 자란 사실상 일본인이다. 그의 한국어 구사 능력에 대해선 롯데 내부에서도 의문부호가 따라 붙는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 상무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한 뒤 한국에서 본격적인 경영활동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롯데 관계자는 "경영 수업을 논할 시점은 아니"라며 "롯데케미칼 일본 지사에서 근무하는 수준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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