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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증시 불황서 돋보이는 증권사들의 진짜 실력

오피니언 기자수첩

증시 불황서 돋보이는 증권사들의 진짜 실력

등록 2023.01.27 18:07

안윤해

  기자

reporter
올해 국내 주요 증권사 대표들이 강조한 첫 마디는 대부분 '위기 관리'였다.

지난해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장기화, 레고랜드발 자금시장 경색 등 안팎으로 증시를 쥐고 뒤흔드는 이슈들이 줄줄이 쏟아졌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따라 국내 증시 거래대금은 더 급감했고, 펀드 등 투자상품으로의 자금유입도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지난해 4분기 코스피·코스닥 시장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13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이상 줄어들었다. 올해 한달 간 거래대금도 11조원 수준으로 지난해 초(약 20조원6000억원)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주식시장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연초부터 대어급 기업공개(IPO)가 줄줄이 연기됐고, 증권사의 수익원은 더 쪼그라들고 있다. 지난해 증권사들의 경영실적을 보면 대표들이 연초부터 입모아 말한 '위기'가 단순한 엄살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6곳(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메리츠증권·키움증권·NH투자증권·대신증권) 가운데 메리츠증권을 제외한 5곳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39% 이상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톱티어 대형사라고 해서 상황이 나은 것도 아니다. 한국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의 지난 4분기 추정 당기순이익 합계는 43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이상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국내 주요 증권사 중 영업이익 1조 클럽은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메리츠증권을 제외하고는 전무해보인다.

실적 부진에 따라 중소형 증권사들의 공포는 더 커졌다. 일부 중소 증권사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현금화가 가능한 자회사를 줄줄이 내다 팔았다.

또 시름이 깊어지면서 구조조정의 칼날이 증권맨들을 겨눴고 희망퇴직과 대규모 인원 감축 등으로 이어졌다. 증권사의 오프라인 지점도 문을 닫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대 증권사의 2021년 9월 기준 지점 수는 평균 692개였는데 지난해 9월 633개로 8.5%(59개) 줄어들었다.

다행인 것은 연말부터 지속되고 있는 시장 안정화 조치로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유동성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되고 있다는 점이다. 비록 신용리스크가 남아있지만, 증권사가 보유한 자산 성격에 따라 리스크 관리의 차별화도 크게 돋보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증권사들의 경쟁력은 단순한 실적보다 위기에 얼마나 적절하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위기 관리가 곧 증권사의 진짜 실력으로 입증되는 해가 아닐까 싶다. 국내 증권사들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전성기를 맞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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