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진출 노리는 K제약바이오···FDA 동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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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 '2023년 통합세출법' 서명
상반기 중 사전 예고 없이 해외공장 불시 점검
동물 임상 없이 의약품 허가 가능···실효성은 의문
작년 허가 신약 37개 6년만 최저, '항암제' 비중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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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박혜수 기자
국내 많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에 규제당국인 미국 식품의약국(FDA) 내부 정책 변화 및 동향 등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인다.

24일 관련 업계와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등에 따르면, FDA는 올 상반기 중 해외 의약품 생산시설에 대한 실사 추진을 위해 불시 점검 파일롯 프로그램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경우 FDA 실사 대상 상위 10개 국가에 포함돼 있어 금년에 시행되는 파일롯 프로그램과 이후 사전 예고 없이 상시적으로 진행될 실사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12월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1조6500억 달러 규모의 '2023년 통합세출법'에 포함된 내용이다. 해당 법에 따라 FDA의 올해 예산은 전년 대비 2.2억 달러가 증가한 35억 달러로 책정됐으며, 이 중 1000만 달러가 파일롯 프로그램 진행에 쓰인다.

FDA는 해외 의약품 생산시설에 대해 사전 통지 없이 실사를 진행함으로써 그간 사전 통지를 통해 진행된 실사 간 위반 수와 형태의 차이에 대해 평가한다. 또 두개 실사 간의 비용과 편익을 비교 평가하고, 불시에 해외 실사를 진행할 경우의 장애물과 도전과제를 확인할 예정이다.

현재 미국 내 의약품 생산시설에 대한 실사는 대부분 사전 통지 없이 진행되고 있다.

그간 미국 의회는 FDA가 미국 내 생산시설과는 다르게 해외 생산시설에만 사전 통지를 하는 관행에 대해 비판적이었으며, 해외 생산시설들이 실사를 미리 알고 대응했을 때 효과성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해 왔다. 이에 지난해 통합세출법에서는 FDA로 하여금 인도와 중국에 대해 짧은 기간에 사전 고지 없이 실사를 진행하는 파일롯 프로그램을 진행하도록 한 바 있다.

미국 의회는 FDA가 이 법이 발효된 이후 180일 이내에 프로그램을 개시하도록 하고, 불시에 해외 실사를 할 경우에 발생되는 부정적인 영향을 감소하기 위한 방법을 확인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바이오경제연구센터 관계자는 "늦어도 올 6월에는 불시점검 파일롯 프로그램이 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FDA 해외 실사는 크게 ▲의약품 승인전 실사 ▲정기 실사 ▲특별 실사로 구분되며, 이번 파일롯 프로그램 대상은 정기 실사 대상시설이다. 정기 실사는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의약품의 생산시설에서 진행되며, 의약품을 생산하는 동안 재료, 품질관리, 생산, 시설 및 장비와 관련된 검사가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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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장에 공급되는 해외 의약품 생산시설 상위 10개국(2021년 기준). 자료=한국바이오협회 제공
미국 보건복지부(HHS)에 따르면, 미국에 공급되는 원료의약품 제조시설의 73%, 미국 내에서 소비되는 완제의약품 제조시설의 52%가 해외에 소재하고 있다.

해외 실사 대상 상위 10개국에는 북미(캐나다), 아시아 4개국(인도·중국·한국·일본), 유럽 5개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이 포함되며, 특히 의약품 제조시설의 3분의 1 이상이 인도와 중국에 소재해 있다.

또 올해 통합세출법에 '식품의약품화장품법' 개정이 포함되며 앞으로 동물실험 없이도 미국에서 의약품 허가를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지난 80년간 미국에서는 의약품 허가를 위해 일반적으로 생쥐와 같은 설치류 한종과 원숭이나 개와 같은 비설치류 한종에 대한 독성 시험을 요구해 왔으며, 기업들은 이를 위해 매년 많은 동물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임상시험에 들어간 신약 후보물질 10개중 9개는 실패를 하고 있어 동물시험 반대 의견이 지속 제기되고 있었다.

개정된 법을 보면, 비임상 시험(Nonclinical Test)을 '의약품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조사하는 임상시험 전 또는 그 과정 중에 시험관에서(in vitro), 컴퓨터에서(in silico), 또는 화학적으로(in chemico), 또는 비인체 생체시험(nonhuman in vivo test)에서 수행되는 시험'이라고 정의했다.

비임상 시험의 예시로는 ▲세포 기반 어세이(Cell-based assays) ▲조직 칩(Organ chips) 및 미세생리시스템(Microphysiological systems) ▲컴퓨터 모델링 ▲기타 바이오프린팅(bioprinting)과 같은 비인체 또는 인체 생물학기반 시험방법 ▲동물시험 등 5가지가 언급됐다.

뿐만 아니라 '공중보건법'을 개정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승인 신청시 필요한 독성 평가 규정에도 이러한 동물시험 대체법이 적용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동물시험 대체법이 의약품 허가 시스템에 바로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해당 법이 아직 초기 단계인데다가 향후 몇 년간 동물시험을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고, 조직 칩 등의 동물시험 대체법이 지난 10~15년간에 걸쳐 개발되고 있어 동물실험에 더 의존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동물시험 대체법이 FDA를 변화시킬지도 불확실하다는 전망도 있다. 동물시험 없이도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지만 반드시 그렇게 하라는 규정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FDA에 있는 독성학자들은 매우 보수적인 것으로 유명하고, 동물이 안락사된 후 모든 장기에서 잠재적인 약물의 독성 영향을 조사할 수 있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동물시험을 선호하고 있다.

바이오경제연구센터 관계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법 개정은 FDA가 기업들과 동물대체 시험법이 적절한지 여부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할 수 있고, 조직 칩이나 바이오프린팅과 같은 동물시험 대체법에 대한 연구개발과 상용화가 촉진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는데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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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FDA 허가 신약 현황. 자료=한국바이오협회 제공
한편 지난 한 해 동안 FDA의 승인을 받은 신약은 총 37개로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아두헬름'의 영향으로 심사가 강화됐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있다. 아두헬름은 글로벌제약사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개발한 신약으로, 지난 2021년 FDA 허가를 받았으나 효과를 두고 논란이 있었다.

지난해 FDA 약품평가연구센터(CDER)가 허가한 신약은 신물질신약(NME) 22개, 바이오신약(BLA) 15개 등이며, 바이오의약품평가연구센터(CBER)가 허가한 바이오의약품은 백신 2개, 세포·유전자치료제 5개, 마이크로바이옴치료제 1개 등이다.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각각 1개씩은 정식허가가 아닌 긴급사용 승인하면서 신약 개수에 포함되지 않았다.

적응증별로 살펴보면, 항암제는 전체 37개 중 총 10개(27%)로 CDER 승인 목록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피부질환 및 혈액질환 적응증 승인 건수는 지난 5년 평균보다 증가했지만, 감염성 질환 및 신경과질환은 감소했다.

허가 신약 중 향후 메가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될 것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신약은 미국 일라이릴리의 '티르제파티드'(제품명 마운자로)다. 마운자로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수치를 조절하기 위한 GLP-1과 또 다른 호르몬인 GIP에 이중 작용하는 약물이다. 현재 마운자로는 비만치료제로도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허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초대형 금융기업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분석가인 제프 미샴(Geoff Meacham)은 마운자로가 비만치료제로 허가될 경우 현재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Humira)의 연매출 207억 달러(약 26조원)를 훨씬 넘어선 연매출 480억 달러(약 61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유수인 기자 su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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