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상 착수한 아리바이오, '치매 신약' 기술수출 동시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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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분기 임상 성과 확보할듯···FDA 허가 신청
다수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수출 계약, LOI 앞둬
세 번째 IPO 도전···확보 자금으로 임상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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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사의 알츠하이머병 치료 신약이 최근 미국에서 신속 승인을 받은 가운데 임상 속도가 가장 빠른 국내 기업 '아리바이오'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효과와 안전성 우려로 빅파마들도 쉽게 개발을 완료하지 못한 영역인 만큼 국내 바이오텍이 개발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에 시선이 쏠리고 있어서다.

현재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R1001'의 미국 임상3상에 착수한 아리바이오는 지난달 말 첫 환자 투약을 시작으로 임상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으며, 최소 2~3년 후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 허가신청(NDA)에 나설 계획이다.

최종적으로 아리바이오는 상용화 진행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임상 3상을 진행하며 기술이전도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독성단백질 제거‧뇌혈류 개선…2025년 첫 임상 성과=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리바이오는 자사의 인공지능(AI) 결합 통합 신약개발 플랫폼인 ARIDD™를 이용해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아리바이오는 신약 개발을 목적으로 지난 2011년 SK케미칼로부터 'AR1001'를 기술이전 받았으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최초로 미국 FDA의 임상3상 승인을 받았다.

'AR1001'은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억제와 환자의 기억력과 인지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최초의 다중기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다. 뇌 장벽 투과성을 높이고 뇌 혈류를 증가시켜 신경세포의 사멸을 억제하는 동시에 생성을 촉진한다. 또 치매를 유발하는 뇌의 독성 단백질(아밀로이드 베타) 제거 및 축적 억제 효과도 나타낸다.

이에 독성 단백질 제거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는 기존 치료제들과는 달리 복잡한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원인과 병리에 대응이 가능하다. 하루 한 알 먹는 경구용 알약으로 개발되고 있어 치매 환자의 복용 편의성도 뛰어나다.

이번 임상 3상은 2개의 임상으로 나눠 총 1600명 규모로 진행한다.

우선 첫번째 임상은 미국 내 약 75개 임상센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총 모집 인원은 800명이다. 투약군 400명은 'AR1001 30mg'을, 대조군 400명은 '위약'(Placebo)을 52주간 투약한다. 첫 투약 환자는 미국 워싱턴 주에 등록된 임상 센터 101에서 모집된 것으로 알려진다.

아리바이오가 FDA와 협의한 임상 프로토콜에 따라 투약을 하며, 환자의 인지기능 및 행동 기능 평가, 신경정신행동검사, 혈액 및 뇌척수액 바이오 마커 등 다차원 평가를 통해 'AR1001'의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하게 된다.

52주 투여가 마무리된 환자들에게는 2년간 추가로 진행되는 연장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대조군도 AR1001 30mg 또는 위약을 투약할 계획이다.

두번째 임상3상 시험은 미국을 포함해 유럽과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임상으로 진행된다. 마찬가지로 8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52주간 AR1001 30mg 또는 위약을 투약한다.

첫번째 임상3상 시험에서 월등한 결과를 얻게 되면, 두번째 임상 진행 단계와 별개로 오는 2025년 4분기 즈음 임상 성과 판단이 가능할 전망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아리바이오 관계자는 "(임상 성과 판단이 가능해지면) 미국 FDA에 신약 허가신청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리바이오 미국 지사 CMO(Chief Medical Officer)인 데이빗 그릴리 교수는 "노화와 함께 많은 요인으로 발생하는 알츠하이머병 및 퇴행성 뇌 질환을 단 한가지 기전의 약물로 치료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은 이미 명확해졌다"며 "다중기전 약물 및 복합 치료제로 다양한 접근방법이 필수인 상황에서 AR1001과 같은 약물의 개발은 25년간 치매 환자를 진료해 온 신경과 의사로서 기대가 큰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는 "의미 있는 치료제가 없고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환자들이 고통받는 치매 분야에서 경쟁력 높은 한국 후보 물질로 최종 임상 환자투약을 시작한 것 자체가 역사적인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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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기술수출‧IPO 동시 진행…확보 자금으로 임상 투자= 정 대표는 25년을 영국에서 지낸 바이오 전문가다. 영국 외무성 장학생으로 글래스고 대학교에서 이학박사를 취득한 후 케임브릿지 대학교 생명공학연구소 수석연구원을 거쳤다.

이어 바이오기업 사업개발 및 기술이전 컨설팅 회사인 'EU바이오텍 디벨롭먼트'를 세웠다. 2015년 당시 SK바이오팜이 재즈파마슈티컬 대상으로 진행한 기면증 치료제 솔리암페톨 기술이전 건을 정 대표가 주도했다.

그는 해외 생활을 마치고 2010년 성수현 대표와 아리바이오(구 아리메드)를 공동 창업했고, 2020년 단독 체제로 전환했다.

정 대표는 기술이전 및 기업공개(IPO) 수익으로 파이프라인의 임상 시험을 추가적으로 진행하는 선순환 구조 구축을 상업화 전략으로 내세웠다. 이에 정 대표는 상용화를 목표로 AR1001의 미국 임상을 끝까지 진행하는 동시에 글로벌 제약사로의 기술이전도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9일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제41회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의 공식 초청을 받은 만큼,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 관계자 및 전문 투자사를 대상으로 'AR1001'에 대한 포괄적 소개와 기술제휴 및 협력 미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최종적으로는 AR1001의 상용화까지 진행하는 것이 목표이나 임상 3상을 진행하며 기술이전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임상 마무리 전 기술이전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해 현재 글로벌 제약사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다수의 회사와는 비밀유지계약(CDA) 체결을 완료했고, 이후 투자의향서(LOI) 체결을 앞두고 있다"며 "임상3상을 진행하며 본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부연했다.

IPO 준비도 마무리했다. 회사는 지난해 말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평가신청서 제출을 완료한 상태다. 조달금은 AR1001의 글로벌 임상 3상과 아리바이오의 해외 기반 강화에 쓰일 예정이다.

아리바이오는 지난해 삼진제약과 300억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통해 기술경영 동맹 협약을 맺기도 했다. 양사는 삼진제약의 인적·물적 인프라와 아리바이오의 신약개발 플랫폼을 결합해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시간·비용을 절약하고 효율성을 높여 빠른 성과를 도출해 나갈 방침이다.

◇효과적 신약 부족, 시장 규모는 매년 6.5%씩 확대= 한편, IMARC 리서치 자료에 의하면 글로벌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0년 63억4000만 달러(약 7조8840억원)에 달하며, 2021년부터 2026년까지 연평균 6.5%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FDA에서 승인한 알츠하이머병 약물들은 인지기능을 개선하고 증상을 완화하는 목적 위주였다. 근본적인 치료 약물은 없는 상황이다.

특히 2003년 이후 신규 승인된 치료제가 없어 미충족 수요가 컸었는데, 최근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레켐비'가 FDA의 신속 승인 허가를 받아냈다.

레켐비는 독성 단백질 '아밀로이드 베타'를 분해하는 방식으로 알츠하이머 증상을 완화시키며, 초기 환자들에게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이 약물도 효과 및 부작용 우려로 임상 현장에서의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이들 기업은 2년 전 신약 아두헬름(아두카누맙)으로 미국 조건부 허가를 받기도 했으나 비용효과성 논란으로 상용화엔 실패했다.

일라이릴리도 '도나네맙'으로 FDA의 신속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도나네맙도 아밀로이드 베타 표적 치료제다.

유수인 기자 su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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