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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vs TSMC, 3나노 '크리스마스 전쟁' 시작

삼성전자 vs TSMC, 3나노 '크리스마스 전쟁' 시작

등록 2022.12.28 11:16

김현호

  기자

TSMC, 29일 3나노 칩 상업생산 기념식 삼성·TSMC, 3나노부터 GAA·핀펫 공정 차별 삼성 줄고 TSMC 늘고···파운드리 점유율 확대"삼성은 3나노 수율 안정화 신뢰성 보여야"

삼성전자 vs TSMC, 3나노 '크리스마스 전쟁' 시작 기사의 사진

세계 1위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대만의 TSMC가 3나노(㎚·1나노=10억 분의 1m) 칩 생산에 나선다. 3나노는 현존하는 반도체 미세공정의 가장 높은 기술로 생산능력은 삼성전자와 TSMC 단 두 곳만 보유하고 있다. 적어도 3나노에선 TSMC가 삼성전자의 후발주자로 참여한 셈인데 전문가들은 '추격자'인 삼성전자가 고객사들에 신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TSMC가 3나노 반도체 칩 양산을 시작한다. 28일 대만 디지타임즈를 비롯한 외신 등에 따르면 TSMC는 오는 29일 대만 남부과학단지(STSP)에 위치한 팹 18에서 3나노 칩 상업생산 기념식을 열기로 했다. 삼성전자보다 3나노 칩 생산이 6개월 늦은 셈이다. 또 기념식과 동시에 향후 파운드리 첨단 공정 로드맵도 공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TSMC가 대만을 파운드리 연구, 개발 및 생산거점의 허브로 삼겠다는 의사를 보여주기 위해 이번 기념식을 개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TSMC는 미 애리조나에 400억달러(약 50조6880억원)를 투입해 3나노 칩을 생산하는 팹 두 기를 짓기로 했다. 이에 시장에선 생산 및 연구개발(R&D) 인력이 대만에서 미국으로 이전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TSMC의 첫 번째 3나노 고객은 애플이 유력하다. IT 전문지 맥루머는 "3나노 공정은 맥북 프로와 맥 미니에 공급이 예상되는 M2 프로에 먼저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애플은 아이폰14 프로 시리즈의 A16 바이오닉에 4나노 공정을 사용하지만 이르면 내년 초 3나노로 점프할 것"이라며 "하반기엔 M3 칩과 A17 바이오닉이 3나노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애플은 아이폰, 맥북 등 자사 제품에 자체 설계한 칩을 사용하는데 모바일엔 바이오닉 시리즈가, 다른 IT 기기는 주로 M 시리즈가 탑재되고 있다. TSMC와는 아이폰6가 출시된 2014년부터 협력 관계를 구축했고 현재 TSMC 매출 중 아이폰 칩 비중은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다. 업계에선 애플뿐만 아니라 인텔도 TSMC의 3나노 고객사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TSMC가 3나노 칩 양산을 시작하면서 글로벌 파운드리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3나노부터 삼성전자와 TSMC의 공정 방식이 엇갈리면서 고객사들에 기술력 과시가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에 GAA(Gate-All-Around)로 명시한 차세대 트랜지스터를 도입했고 TSMC는 22나노부터 쓰인 핀펫(FinFET) 기술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TSMC는 20나노, 10나노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데 3나노를 핀펫 공정으로 적용해도 양산성 측면에선 안정적일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며 "삼성전자는 보통 경쟁사를 분석하고 한 단계 발전된 기술을 개발해 차별화를 두는데 면적을 넓힐 수 있는 GAA를 차세대 기술로 낙점해 3나노에 적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평면과 3차원 반도체 트랜지스터 구조 차이 사진=삼성전자 제공평면과 3차원 반도체 트랜지스터 구조 차이 사진=삼성전자 제공

트랜지스터는 반도체를 구성하는 핵심 소자로 전류가 흐르는 채널과 이를 제어하는 게이트로 구분된다. 반도체는 회로의 선폭이 좁을수록 성능은 높아지는데 트랜지스터를 평면(Planar)으로 세우면 전류가 나오는 소스(Source)와 전류가 흘러가는 드레인(Drain)간 거리를 좁히기 어렵다. 선폭이 줄어들수록 게이트가 제 역할을 못해 누설 전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등장한 핀펫은 게이트와 채널이 3면에서 맞닿는 3차원 구조이며 GAA는 아랫면까지 4면에서 게이트가 둘러싼 차세대 트랜지스터로 불린다. 3나노 공정과 관련해 삼성전자는 5나노 핀펫과 비교해 전력은 45% 절감하고 성능은 23%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TSMC는 5나노 대비 속도는 10~15%, 에너지 효율은 25~30% 높아졌다고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말 세계 최초로 GAA 기술을 적용하고 3나노 칩 양산에 나섰다고 밝혔고 7월에는 한 달도 채 안 돼 출하식까지 열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이는 3나노 시장을 선점해 TSMC와 점유율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TSMC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56.1%, 삼성전자는 15.5%를 기록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TSMC 점유율은 2.7%포인트 늘었고 삼성전자는 0.9%포인트 감소했다.

이종환 교수는 "삼성전자는 3나노에 있어 큰 고객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고객사에 3나노 수율(완성품 중 합격품 비율)이 안정화 됐다는 신뢰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TSMC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줄이기 위해선 전략적 비전을 발표해 파운드리에 선명한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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