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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부작용 낮춘 레고켐 'ADC', 美 제약사도 찾는다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biology

부작용 낮춘 레고켐 'ADC', 美 제약사도 찾는다

등록 2022.12.27 16:50

유수인

  기자

차세대 항암제로 급부상···연평균 22% 성장 전망LG생명과학 출신 경영진, 상장 후 잇따라 기술이전빅파마 암젠, 다케다 등과 계약···누적 계약금 6.5조추가 기술료 유입···흑자전환 통한 선순환 구조 기대

부작용 낮춘 레고켐 'ADC', 美 제약사도 찾는다 기사의 사진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의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다. ADC 기술은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며 항암제 분야의 대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레고켐바이오의 성장성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레고켐바이오)는 자체 개발한 차세대 ADC 원천기술을 통해 항암제를 연구개발하고 기술이전하는 사업모델을 가진 바이오 기업이다.

김용주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들은 '내 손으로 글로벌 신약을 만들어 보겠다'는 꿈을 가지고 LG생명과학에서 나와 2006년 5월 레고켐바이오를 설립했다.

레고켐바이오는 창업 후 국내외 연구인력 확보에 집중하며 R&D 투자를 지속해왔다. 지난 2013년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 후 지금까지 ADC 분야에서 총 12건의 기술이전·옵션 계약에 성공하는 성과를 냈다.

최근에는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5개 타깃 대상 ADC 플랫폼 원천 기술을 글로벌 제약사 얌젠에 최대 1조6050억원 규모로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가장 큰 규모의 기술거래로, K-바이오 위상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계약은 기술 이용료, 임상 개발·허가, 상업화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 등을 포함한다. 매출에 따른 별도 로열티도 발생한다. 다만 항목별 구체적인 금액은 계약서 조항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ADC는 특정 항원에만 반응하는 '항체'에 치료 효과가 있는 '화학 약물'을 부착하는 기술이다. 기존 화학요법과는 달리 정상세포가 아닌 종양세포만을 표적하고 사멸시키도록 설계돼 새로운 종류의 항암제로 급부상 중이다.

한국바이오협회와 리서치앤마켓 등에 따르면 ADC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올해 약 59억 달러(약 7조5100억원)에서 연평균 약 22%씩 성장해 2026년 약 130억 달러(약 16조5500억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ADC 항암제의 선두주자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가 공동 개발한 '엔허투'다. 유방암, 폐암 등의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다. 애널리스트들은 이 약물이 2030년 약 57억 달러(약 7조256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로슈가 지배하는 HER2시장을 흔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높은 성장성으로 국내외 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 ADC 분야에서 레고켐바이오가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건 높은 효능과 낮은 부작용으로 차별화를 둔 플랫폼 기술 덕이다.

ADC의 1세대 약물은 약물의 결합 부위를 조절할 수 없어 약물-항체 비율이 다양하고 치료 효과가 낮으며, 심각한 부작용을 나타낸다. 2세대 ADC는 종양 표적에 대해 저분자 약물에 결합하지 않는 항체와 경쟁하는 낮은 표적 외 독성으로 인해 치료 범위가 좁다.

레고켐바이오 핵심기술. 홈페이지 제공레고켐바이오 핵심기술. 홈페이지 제공

레고켐바이오의 '콘쥬올'(ConjuALL) 플랫폼은 ▲항체의 특정 부위에 정확하고 일정하게 약물을 연결하는 기술 ▲ADC에 연결된 약물이 혈중에서 방출되지 않게 해주는 안전한 링커 ▲약물이 정상세포 및 혈중에서 분해됐을 경우 세포독성을 일으키지 않도록 비활성화 상태로 유지시켜 주는 기술이 결합돼 있다.

이 세 가지 중점 기술력이 포함돼 ADC의 궁극적인 난점인 혈중 세포독성 약물의 방출, 정상세포 공격에 대한 부작용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레고켐바이오는 지난 2015년 중국의 포순제약에 유방암 치료제 후보물질 'LCB14'(HER2-ADC) 기술이전을 시작으로 ADC분야 글로벌 리딩 기업인 일본 다케다의 자회사 밀레니엄, 영국 ADC전문개발사 익수다, 중국 시스톤, 미국 픽시스, 체코 소티오 바이오텍 등과 계약을 맺으며 총 6조5000억원 규모의 누적 계약금을 쌓았다.

최근 들어서는 ADC 관련 계약들이 개발을 본격화 하고 있어 추가 마일스톤 유입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중국 파트너사 포순제약은 HER2-ADC 임상 1상에서 '엔허투'보다 저용량에서 약효와 안전성을 확인했고, 비소세포폐암 및 위암, 대장암, 다양한 고형암 등을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을 두루 진행 중이다.

HER2-ADC의 글로벌 판권을 인수한 익수다는 해당 물질과 비호지킨 림프종 치료제 'LCB73'(CD19-ADC)의 글로벌 1상을 준비 중이다. 다케다도 레고켐바이오의 기술을 활용해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내년 초 첫 번째 ADC 후보물질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추가 기술이전 가능성도 있다. 플랫폼 기술이전의 경우 물질이전계약(MTA)이 선행되는데, 레고켐바이오는 올해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들과 MTA를 체결했기 때문이다.

이동건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과 장세훈 책임연구원은 "레고켐바이오는 올해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들과 MTA를 체결한데다, 이번 빅파마와의 계약 체결로 플랫폼 기술 경쟁력을 다시 한번 증명했기 때문에 추가 파트너십 가속화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업계는 레고켐바이오가 기술료 수익으로 영업손실을 메꾸고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레고켐바이오는 여타 바이오텍들과 마찬가지로 R&D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고 있어 줄곧 적자 상태를 유지 중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회사는 2019년 8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이듬해 적자전환 후 매년 200억원대 손실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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