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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시장 '패닉'···역전세난에 깡통전세사기까지 판쳐

2022 부동산결산③

전세시장 '패닉'···역전세난에 깡통전세사기까지 판쳐

등록 2022.12.08 15:41

장귀용

  기자

11월 마지막 주 전세가격, 역대 최대 하락폭 기록월세화도 가속···집주인이 전세대출이자 대신 내주는 '역월세' 현상도

11월 19일 관악산 선유천 국기봉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전경. 사진=장귀용 기자11월 19일 관악산 선유천 국기봉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전경. 사진=장귀용 기자

올해 주택 임대시장은 말 그대로 '패닉'을 면치 못했다. 금리가 인상되면서 대출 부담이 커지자 수요가 급감해 전세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거래형태도 전세거래가 크게 줄고 월세화가 가속화했다. 일각에서는 전세보증금보다 집값과 대출금의 합이 적은 '깡통전세'가 늘어나면서 이를 이용한 전세사기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전국 종합주택 전세가격지수는 104.4로 시작해 6월 말(104.3)까지 변동이 거의 없이 약보합 하다가 7월부터 급락하기 시작했다. 8월말 103.6, 9월 말 102.9, 10월 100.9를, 11월 99.1을 기록했다. 낙폭도 계속 커져, 11월 마지막 주에는 전주 대비 -0.68% 줄며 관련 조사를 시작한 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서울(-0.89%)과 수도권(-0.95%)도 조사 이래 최대낙폭을 경신했다.

전세가격지수는 아파트, 연립주택, 단독주택 등 주택 전세시장의 평균적인 가격변화를 측정하는 지표다.

가격이 떨어지고 있지만, 전세를 찾는 수요자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추가 대출을 받는 사람은 줄어들고, 기존에 대출을 받았던 사람도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거나 좀 더 전세보증금이 낮은 곳으로 이사를 하고 있다. 실제로 올 11월말 기준 5대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133조646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9987억원 가량 줄었다.

급격한 금리인상은 전세수요가 줄어들게 만든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세대출 금리는 3~4%에 머물렀지만, 11월 7일 기준 5대 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연 5.93~7.51%까지 올랐다. 전세대출 금리의 지표로 쓰이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급등한 영향이다.

10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98%로 2010년 공시 시작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증가폭도 0.58%p(포인트)로 가장 컸다.

전세대출 금리는 전월세전환율보다도 높아진 상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월세전환율은 9월 기준 4.8%로 은행 전세대출 최저금리보다 낮다.

이에 따라 전세의 월세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전국 전월세 거래량 20만5206건 중 월세 비중은 51.8%로 전년 동기대비 8.7%p 올랐다. 집값하락으로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워진 집주인과 대출이자가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월세를 찾는 수요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집주인이 전세계약 전에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놓고 세입자를 구한다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깡통전세사기'도 일어나고 있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행 임대차보호법은 전입신고 후 임대차계약서으로 확정일자를 받으면 다음날부터 0시부터 효력이 발생하는데, 이를 악용한 전세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면서 "이러한 사기를 방지할 수 있는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황"이라고 했다.

전세세입자를 붙잡기 위해 전세대출이자를 대신 내주는 '역월세'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강서구 지역 공인중개업체 관계자는 "소위 '영끌' 갭투자로 집을 산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돌려줄 보증금을 구하지 못해 이자를 대신 내주는 조건으로 기존 세입자를 붙잡는 경우가 최근 몇 건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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