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우 떠난 SK바이오팜···'세노바' 이을 성장동력에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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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전문가 이동훈 사장, '파이낸셜 스토리' 실행 적임자
미래성장담당 보직 신설···글로벌 헬스케어 이끌어
항암제 등 신약 후보물질, 디지털치료제 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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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새로운 수장 선임과 조직개편을 마친 SK바이오팜이 뇌전증 치료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를 이을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에 열을 올릴 전망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SK바이오팜을 이끌던 조정우 전 사장이 이달 1일부터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해당 자리에는 지주사 SK에서 바이오 투자를 이끌었던 이동훈 신임 사장이 선임됐다. 이 사장은 SK바이오팜 미국 자회사인 SK라이프사이언스 대표도 맡는다. 반면 세노바메이트의 글로벌 진출을 성공시킨 조정우 전 사장은 신규 보직인 미래성장담당으로 활동한다. 그는 회사의 미래 성장 요인을 집중적으로 찾는 역할을 맡게 된다.

세노바메이트의 성과 창출이 본격화되고 있는 현재 이러한 인사단행은 SK바이오팜이 신약개발을 넘어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여느 제약사들처럼 건강기능식품이나 화장품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기 보다는 지난 30년간 중추신경계질환 분야에서 쌓아온 연구개발 역량을 토대로 외형확장에 나서기 위해서다.

앞서 SK바이오팜은 지난 3월 올해 사업계획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예방·진단·치료까지 전주기를 아우르는 '헬스케어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SK바이오팜의 신약개발 기술력은 세노바메이트를 통해 입증했다. 세노바메이트는 후보물질 탐색부터 제품출시까지 국내 제약사가 독자 개발한 최초의 성과라는 점에서 제약업계 역사상 중요한 의미를 지낸 약물이다.

생명과학 연구분야에 정통한 인물인 조 전 사장이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허가에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세노바메이트는 지난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신약 판매허가 승인을 획득, 이듬해 '엑스코프리'라는 이름으로 현지에 출시했다.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에 따르면 세노바메이트의 2027년 매출액은 약 1조8000억원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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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진출에 성공한 세노바메이트의 성과는 SK바이오팜의 실적에서 나타나고 있다. SK바이오팜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019년 각각 1239억원, -793억원, 2020년 2599억원, -2395억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미국 매출 증가세와 유럽 허가에 따른 마일스톤 수령, 중국 기술수출 및 현지법인 설립, 캐나다 기술수출 등 성과에 힘입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회사의 연매출은 전년 대비 16배 이상 증가한 4186억원으로 나타났고, 영업이익도 950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연구개발비 및 판관비 상승으로 올해 수익성은 적자로 돌아섰지만, 실적 증가로 손실 폭은 크게 감소한 상황이다. 올 3분기에는 미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한 474억원의 매출을 거둬 미국 누적 매출은 1194억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뇌전증치료제는 성장세가 빠른 시장이 아니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의 성과를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이를 이을 신약 파이프라인과 디지털치료제 등 다양한 신사업에 투자를 이어가며 차기 성장동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신임 사장은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경영 철학인 '파이낸셜 스토리' 실행해 SK바이오팜의 글로벌 성장을 가속할 최적임자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1968년생인 이 사장은 다양한 경험을 축적한 투자 및 M&A 전문가로 알려진다. 그는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후 삼정KPMG 투자자문 전무,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 동아ST 글로벌사업 담당 부사장 등을 거쳐 2019년 SK 투자3센터장으로 SK에 합류했다.

투자센터장으로 재직 중에는 스위스에 본사가 있는 바이오기업 '로이반트'와 공동으로 타겟 단백질 저해제 조인트벤처인 '프로테오반트'를 설립하고, 미래 성장 분야인 유전자 세포 치료제 분야로의 확장을 위해 프랑스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이포스케시 인수,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CBM 투자 등을 총괄하는 등 SK그룹의 글로벌 바이오 투자를 주도했다.

SK바이오팜이 세노바메이트의 뒤를 이를 신약 후보물질로 개발 중인 약물은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 차세대 뇌전증 신약 'SKL24741', 조현병 신약 'SKL20540', 표적 항암 신약 'SKL27969' 등이다.

임상 진행이 가장 빠른 물질은 '카리스바메이트'로, 지난 4월부터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중이다. 항암 신약 'SKL27969'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싱 1/2상 시험 계획(IND)을 승인 받아 뇌종양 및 뇌전이암 대상 '베스트 인 클래스'(best-in-class) 약물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도 진출했다. SK바이오팜은 2018년부터 뇌전증 발작 감지·예측 알고리즘 및 디바이스의 연구 개발을 진행 중이며, 글로벌 바이오 펀드 투자, 해외 유망 디지털 치료제 벤처와의 전략적 관계 구축도 적극 추진 중이다. 특히 SK바이오팜이 개발한 다중 생체신호 기반 웨어러블 디바이스 관련 첫 연구 내용은 최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미국뇌전증학회에서 발표되기도 했다. 회사는 향후 임상 검증을 통해 개량한 웨어러블 디바이스 '제로 와이어드TM'를 인공지능(AI) 기반 뇌전증 발작 감지 및 예측 의료기기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5월에는 뇌과학 분야에서의 기술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미국 디지털 치료제 회사 칼라헬스에 투자했다. 칼라사(社)는 디지털 치료제 내 생체전자 의약품 분야 선도 기업으로, 신경·정신 질환 치료에 적용 가능한 웨어러블 플랫폼 기술과 미국 전역 판매망을 보유하고 있다.

이 신임 사장은 "SK그룹의 바이오 사업 핵심 성장동력인 SK바이오팜이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다하겠다"며 "적극적인 글로벌 투자, 신사업 발굴과 혁신을 통해 확장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수인 기자 su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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