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대어도 유찰?"···이유 있는 경매시장 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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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10채 중 8채는 유찰···낙찰가율 최저
대장주 아파트 유찰 굴욕...인기 지역도 유찰 기본
시장 한파에 실거래가보다 감정가 더 높아져
"감정가 최소 반년 전 책정돼 고점 시기 매물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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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장귀용 기자
최근 경매시장에선 대어급 단지가 나와도 최소 1차례는 유찰되는 사례가 부쩍 잦아졌다. 올 하반기 들어 부동산 시장 전반에 걸친 경색 흐름과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매수 관망세가 짙어지면서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17.8%로 집계됐다. 낙찰률이란 경매 진행 물건 중 낙찰받는 비율을 의미한다. 총 107건의 경매가 진행됐는데 이중 19건만 낙찰됐다.

서울의 '재건축 대어' 단지 또한 외면받고 있다. 5년 만에 경매 매물로 나온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는 1차 경매에서 응찰자 없이 유찰됐다. 감정가는 27억,000만 원이었는데 현재 호가(22억 원 수준)보다 높았던 탓이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또한 전용면적 118㎡가 나왔지만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부동산 상승기 때 책정된 감정가가 현재 시세보다 높다보니 수요자들이 경매에 나서지 않는 것이다.

금리 인상으로 채무자들의 부담이 커지면서 경매 시장에는 물건이 쌓이는 중이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나온 지난달 전국 임의경매 신청건수는 2,648건으로 지난달보다 37.6% 증가했다. 2020년 7월(2,857건)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특히 서울은 500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최근 경매시장에서도 매수세가 크게 줄어드는 등 관망 분위기가 강하다"며 "감정가가 시세보다 높다 보니 인기지역 물건도 1∼2회 유찰은 기본이고, 3회차에서도 입지가 좋거나 시세 차익이 예상되는 물건에만 제한적으로 낙찰된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경매 감정가는 6개월에서 1년 전에 매겨지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최근 등장하는 물건의 경우 집값이 고점이던 시기 책정됐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이를 회피하는 수요층의 움직임 또한 뚜렷해지는 추세다.

이 선임연구원은 "시세가 곧 감정가라고 여기는 경매 수요자들이 많은데 그렇지 않다"며 "경매 감정가는 최소 6개월 전 가격인 만큼 요즘 같은 집값 하락장에선 적정 시세 등을 꼼꼼히 따져본 뒤 입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매시장이 얼어붙자 경매 물건의 감정가가 시세나 실거래가보다 높은 역전 현상도 속출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30일 입찰한 강북구 수유동 래미안수유 전용 60㎡의 경우 3회차 경매에서 7명이 경합했으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감정가(5억7100만원)의 80.1%(4억5700만원)으로 높지 않았다. 같은 날 입찰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래아르드빌 전용 190㎡는 역시 3회차 경매에서 감정가(19억6000만원)의 64%(12억5455만원)에 낙찰됐다.

전문가는 경매시장 역시 당분간 한파가 이어질 것으로 진단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경매라는 것이 차익실현을 보기위함이 큰 데 현재 시장 상황이 그러지 못하다보니 낙차가율이 약세를 보이는 것"이라며 "경매 수요도 대출에 의존하기때문에 높은 금리로 당분간 한파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현철 기자 jhchul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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