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올랐는데"···당국 제동에 은행들 눈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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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지난 24일 기준금리 인상
금융당국 "금리 과당경쟁" 자제 요청
시중은행들 수신상품 금리 조정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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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제공
은행들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금융당국의 금리 경쟁 제동에 눈치만 보고 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들의 예적금 금리 상승은 당연한 수순이지만 당국의 지적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수신상품들의 금리 인상 여부를 검토 중에 있다.

지난달 24일 한은은 기준금리를 기존 3%에서 3.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통상 한은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시중은행들의 수신상품 금리는 이에 발맞춰 오른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시중은행들의 수신금리가 잠잠하다. 이는 최근 주요 은행들이 한은 기준금리 인상에 즉각 대응해왔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은은 지난해 8월부터 연달아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시중은행들의 수신상품 금리도 올랐다. 특히 올해는 몇몇 시중은행들이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 당일 발빠르게 수신금리를 조정했다. 금융당국은 물론 정부, 정치권에서 은행들의 예대금리차를 지적하며 수신금리 인상을 압박했기 때문이다. 올해 8월부터는 예대금리차 공시 제도가 도입되면서 은행들의 수신금리 인상 속도를 부추긴 측면도 있다.

심지어 연 5% 금리를 제공했던 시중은행들의 일부 상품은 금리가 오히려 떨어졌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우리 WON플러스 예금'은 연 최고 4.98% 금리를 준다. 이 상품은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연 5.18%의 금리로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연 5% 금리 시대 포문을 열었던 상품이다. KB국민은행의 'KB 스타 정기예금'도 마찬가지다. 연 5%대로 올랐던 상품 금리는 현재 연 4.7%를 제공 중이다.

이처럼 은행들이 수신상품의 금리를 만지작 거린채 고민에 휩싸인 데는 당국 영향이 크다. 수신금리 경쟁으로 은행에 자금쏠림을 우려한 금융당국이 자제를 요청했다는 점에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25일 금융시장 현황 점검회의를 통해 "금융권의 과도한 자금확보 경쟁은 금융시장 안정에 교란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업권간·업권내 과당경쟁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지난 24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금융회사 유동성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금리 과당경쟁에 따른 자금쏠림(역머니무브)이 최소화되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해달라"고 언급한 바 있다.

금융당국에서 연거푸 은행들의 금리경쟁 자제를 요청한 것이다. 실제 은행에 자금쏠림 현상은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들의 정기예금 잔액은 808조2000억원으로 한달새 47조원이 불어났다. 이는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또한 수신금리와 연동된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우려도 있다.

은행들 역시 이같은 당국의 의중은 이해하지만 다소 과도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무엇보다 당국의 지속된 시장 개입으로 결국 피해를 보는 건 소비자의 몫이라는 지적이다. 자율 경쟁 구도가 될수록 소비자의 선택권은 넓어지지만 반대의 경우 선택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은행권 관계자는 "불과 몇달전까지만 하더라도 이자장사를 지적하며 수신금리 압박을 하더니 이젠 수신금리 경쟁을 자제하라고 하니 어느 장단에 맞춰야할지 난감하다"며 "이번 기준금리 인상도 반영해야 하지만 당국에서 제동을 건터라 어떤 은행도 총대를 메고 싶어하지 않아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단비 기자 2234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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