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로드숍, 반짝 회복 안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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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국내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들이 오랜 부진의 터널을 지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유커(중국인 관광객) 특수로 즐거운 비명을 질렀던 시절에 미치진 못하지만, 일부 적자 고리를 끊어내고 턴어라운드(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에이블씨엔씨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5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억원으로 전년 46억원의 영업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매출 성장과 영업이익 흑자를 동시에 기록한 것은 2019년도 4분기 이후 11분기 만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3분기 매출 382억원, 영업이익 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24.5% 늘었으며, 영업손실 5억원을 냈던 것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토니모리는 3분기 2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작년 3분기(-36억원)보다 적자 폭을 줄였다.

그간 로드숍의 실적 발목을 잡은 요인은 여럿이다. 2017년 중국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발동 후 유커의 발길이 끊긴 것을 비롯해 H&B(헬스앤뷰티) 스토어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원브랜드숍의 입지가 줄고, 비대면 위주로 유통 채널이 재편된 점이 대표적이다.

인플루언서들의 중요도가 나날이 상승한 시점과도 맞물린다. 2020년 상반기에는 적절한 인플루언서 마케팅, 온라인몰과의 협업 등 변화가 감지됐다. 화장품 산업은 유통 채널과 함께 변혁기를 거쳐온 만큼, 이에 대응하지 못한 업체들은 제품력과 무관하게 어려움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짙게 깔려 있었다.

뷰티 인플루언서들이 대거 등장하며 이들이 직접 만든 신생 브랜드도 시장에 진입했다. 인스타그램의 라이브 방송을 통해 본인들이 판매할 제품을 미리 시현하는 '팔이 피플'들 쉽게 찾아볼 수 있던 배경이다. 팔이 피플은 파는 사람을 뜻하는 '팔이'와 '피플(People)'의 합성어다. 팔로워 수가 많은 계정의 경우 브랜드 화장품들의 PPL 대상이 됐다.

최근 몇 년 새 인플루언서 인디 브랜드가 화장품 시장 재편에 나선 점은 눈에 띄는 변화다. 기존 대기업과 로드숍 브랜드들이 이 기간 직격탄을 맞은 점을 감안하면 의미는 더욱 크다.

가히 절대적이었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채널 다각화 등의 노력으로 실적 회복 단계에 진입한 점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화장품 시장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로드숍의 온기가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새로운 성장 동력의 부재로 기대치에 못 미칠 경우 반짝 회복세에 그칠 것이란 우려다.

타 업계가 호기롭게 화장품 시장에 진출한 것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아 신성장동력으로 화장품을 낙점한 사례가 적지 않다. '인풋(투자) 대비 아웃풋(결과물)이 좋은 사업'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됐다는 게 이들 업계의 설명이다. 이러한 전제가 무색해질 정도로 본진을 사수하고, 나아가 동반 성장을 주도해 과거의 흥행을 되찾길 기대해 본다.

천진영 기자 c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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