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예대금리차 공시···부작용 논란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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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대금리차 공시제도가 누더기가 될 판이다. 금리 인상기 대출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예대금리차가 커지자 금융당국이 나서서 은행들의 예대금리차 관리에 나섰는데 공시 제도 도입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왜곡 현상을 막기 위한 땜질이 계속 필요해서다. 중저신용자, 정부정책 대출 등 대출 금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을 반영한 공시 항목이 새롭게 추가 됐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부실위험이 높은 차주를 거부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신용도가 높은 대출 비중을 늘리는 '꼼수'를 부리는 등 보완해야 될 부분으로 지적받고 있다.

한국은행이 예대금리차 공시를 두고 "금융당국은 은행 간 경쟁촉진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예상치 못한 문제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제언한 것 역시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공시제도 도입을 발표한 7월과 달리 태도가 미묘하게 바뀌었다는 점이다. 유동성 확보와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금리 경쟁력을 가지기 위한 은행들의 수신 경쟁이 벌어지자 당국은 수신금리 인상 자제를 당부했다. 예금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수신금리 경쟁 심화를 막겠다는 뜻으로 읽히지만 예대금리차 순위가 공개되는 은행들의 입장에서는 어느 장단에 맞추라는 것인지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예대금리차 공시가 시작되면서 예금금리 인상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전 은행의 예대금리차가 공개되면 '줄세우기'가 가능한만큼 은행들은 이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이미 '이자장사'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예대금리차 1등은 피하고 싶은 오명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21일 은행연합회 공시된 예대금리차를 보면 5대 시중은행의 가계예대금리차(가계대출금리-저축성수신금리)는 전달 대비 모두 줄었다. 평균을 내어보면 평균 0.82%p로 1%가 채 안됐다. 금리 인상기에 예대금리차가 줄어드는 것은 드문 일이란 게 은행 업계의 반응이다. 예대금리차 공시를 의식해 수신금리를 의식적으로 올렸다는 뜻밖에 되지 않는다.

당국이 예금금리 인상을 저지하게 되면 예대금리차가 다시 벌어지면서 이자장사 비판에 시달려야 하고 다른 한 면에선 유동성 문제도 우려의 대상이다. 은행채 발행 제한이 걸려 있는 상황에서 수신금리 인상까지 막히게 되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두 방법 모두 묶이게 되는 셈이다.

부작용 우려 속에서 시작된 예대금리차 공시제도가 예고한 것에서 벗어나지 않고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소비자 권익 보호에서 시작된 제도가 오히려 독이 되지는 않는지, 이자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이 필요한 때다.

한재희 기자 han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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