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내린 푸르밀···신준호 부자는 무슨 일을 벌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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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370여명 한순간에 일터 잃어···협력업체 등 타격
신준호 차남 신동환 대표 취임 이후 실적 '곤두박질'
지속가능성 가늠 '영업활동 현금흐름' 3년 연속 마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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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유제품 기업 푸르밀 사업 종료 사태를 두고 오너 일가인 신준호 부자의 무능 탓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푸르밀은 신준호 푸르밀 회장의 차남인 신동환 대표가 취임한 이후 적자 기조가 지속돼왔다. 게다가 신성장동력 등 미래를 위한 투자에도 인색했던 탓에 사업 종료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됐다는 해석이다.

푸르밀 노조원 100여명은 26일 오후 12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푸르밀 본사 앞에서 정리해고 저지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었다. (▶관련기사 :[뉴스웨이TV]본사 앞 집결한 푸르밀 노조 "정리해고 철회하고 공개매각 추진하라" )

이날 노조는 "2012년까지 매출액 3000억원이 넘었던 건실한 회사가 진흙탕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은 근로자들이 최선을 다해 일했음에도 잇속 챙기기에 바빴던 오너 탓"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앞서 푸르밀은 지난 17일 전사 메일을 통해 사업 종료와 해고 통지문을 발송했다. 사업 종료와 정리해고일은 오는 11월 30일이며 대상은 일반직과 기능직 전 사원이다. 이 때문에 푸르밀 임직원 370여명은 한순간에 일자리를 잃을 처지에 놓였다.

해당 메일에서 푸르밀은 "회사는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4년 이상 매출 감소와 적자가 누적됐다"며 "내부 자구노력으로 회사 자산의 담보 제공 등 특단의 대책을 찾아봤지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어 부득이하게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고 밝혔다.

푸르밀은 올해 LG생활건강 등에 회사 매각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매각이 불발되자 자구책이 없다고 판단, 사업 종료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푸르밀 영업 종료는 비단 푸르밀이 문을 닫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협력업체 직원 50명, 배송 기사 150여명을 비롯해 500여개 대리점 점주들과 직원, 낙농가 등 1000명 이상의 인원이 큰 타격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푸르밀 오너 일가는 자구 노력에 충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경영지표를 보면 이들의 주장과는 사뭇 다르다. 신동환 대표 체제로 들어선 이후 회사는 적자를 지속했고,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도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연구개발(R&D)에 투자한 비용도 터무니없이 적은 수준이라 오너 일가의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푸르밀은 2017년까지 남우식 대표가 이끄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됐다. 그러다가 2018년부터는 신 회장의 차남인 신동환 대표가 취임해 오너경영인 체제로 전환됐다. 그러나 신동환 대표가 취임한 이후 푸르밀의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취임 첫해부터 1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이후 ▲2019년 –89억원 ▲2020년 –113억원 ▲2021년 –124억원으로 적자 폭은 점점 커져갔다.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가늠하는 지표인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또한 2019년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2018년 83억원이었는데, ▲2019년 –81억원 ▲2020년 –6억원 ▲2021년 –66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유입이 지속됐다. 대개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를 긍정적으로 본다. 차입금을 갚았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플러스는 빌린 돈이 증가하는 것이라 부정적으로 본다. 푸르밀의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2018년 20억원 ▲2019년 101억원 ▲2020년 60억원 ▲2021년 130억원으로 최근 4년간 플러스로 집계됐다.

신동환 대표는 연구개발(R&D)에도 인색했다. 신동환 대표 체제 동안 푸르밀의 연구개발비를 살펴보면 ▲2018년 5737만원 ▲2019년 8167만원 ▲2020년 1억1016만원 ▲2021년 4128만원이다. 특히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매출액(1799억원) 대비 0.02% 수준에 불과했다.

푸르밀은 마진이 적은 유통업체 자체브랜드(PB) 상품을 만들어 가까스로 연명했다. 현재 이마트는 9개, 홈플러스는 5개 PB상품이 푸르밀에서 제조를 맡고 있다. 편의점 CU 또한 '헤이루 초코 프렌즈 우유' 등 푸르밀 제조 PB 상품 2종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OEM 사업은 자체 브랜드 제품보다 수익성이 떨어진다. PB 상품 제조에 의존한다면 실적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

푸르밀 노조는 "이번 사태의 원인은 전적으로 경영진의 잘못된 경영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노동자 및 배송기사, 낙농가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회사의 일방적인 사업종료와 정리해고 통보를 즉각 철회하고, 매각 절차를 다시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푸르밀은 1978년 설립된 롯데햄우유가 모태다. 2007년 롯데그룹에서 분사하며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넷째 동생인 신준호 회장이 지분 100%를 인수했고 2009년 사명을 푸르밀로 바꿨다. 지난해 말 기준 푸르밀의 최대주주는 지분 60%를 지닌 신 회장이다. 10%는 신 대표가 보유하고 있다. 자사주 3.5%, 우리사주조합 6.5%를 제외한 나머지 지분은 모두 오너일가 소유다.

김민지 기자 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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