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가, 상생 뛰어넘는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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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백화점업계와 패션업계는 갑을(甲乙) 관계의 대표적 업종이다.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수수료와 각종 비용 전가 문제 등을 둘러싼 갈등이 수년간 지속돼 왔다. 사실상 입점 업체들의 판매수수료 결정권을 백화점이 쥐고 있는 만큼 수수료율 할인이나 수수료 인상 상한제 등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거셌다. '유통의 꽃'으로 불렸던 백화점이 납품기업에 리스크를 전가하는 부동산 임대업체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있었다.

양 업계가 대립각만 세운 것은 아니다. 폭염, 장마 등 이상기후로 고객들의 발길이 끊길 때면 비수기 탈출을 위해 협업에 나서거나 동반 성장을 목표로 한 정례기구 설립, 간담회 자리도 수차례 가졌다. 제조·유통간 거래에서 발생되는 각종 현안들을 협의를 통해 원만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나아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 공동의 노력을 이어가는 것을 골자로 한다.

매장운영 능력은 갖췄으나 백화점 입점 기회를 얻기 어려운 중소 패션 브랜드와 신진 디자이너 공동 육성안도 추진 계획에 포함됐다. 그러나 패션 대기업의 그늘에 가려 이러한 구상은 크게 활성화 되지 못했다. 되레 잘 나가는 해외 수입 브랜드 도입을 위해 국내 중소 브랜드 매장을 내쫓던 백화점도 있어 업계의 빈축을 샀다.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언택트(비대면) 시대가 열린 이후부터는 변곡점을 맞았다. 과거와 달리 신진 디자이너 육성 및 패션 생태계 활성화에 진심인 곳들이 등장했다. 지원 범위는 판로 확대부터 과감한 투자 집행까지 체계화된 점이 눈에 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의 활약이 가장 큰 계기가 됐다. 이들은 입점 브랜드사를 대상으로 마케팅·판매 전략을 공유하거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다방면의 지원책을 마련했다. 온라인 기반으로 출발한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오프라인 접점 확대도 힘을 쏟는 부분이다. 새롭게 시장에 뛰어든 패션 종사자를 위해 사입, 물류, 배송, CS 등 전과정 대행 솔루션을 제공하며 신규 창업의 진입 장벽을 낮춘 곳도 주목할 만 하다.

출범부터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플랫폼이라는 차별화 전략을 내세운 곳도 있다. 투자 뿐 아니라 유통망 확장 등 전방위적 지원 사격에 나서면서 브랜드 성장에 활력을 더하고 있다. 사업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지원 체계 등 후속 작업도 가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현재 패션 생태계 확장은 어느 때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되고 있다. 형식적인 상생을 넘어 발굴 및 육성에 팔을 걷어 부친 결과다. 온·오프라인 경계가 희미해진 상황에서 이들의 동반성장 전략이 본격 궤도에 올라 곳곳을 질주하길 기대해 본다.

천진영 기자 c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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