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뚫은 카카오 4형제 주가, '초유의 먹통 대란'에 진짜 위기 왔다

등록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 공유하기

17만원 육박하던 카카오 주가, 5만원대 턱걸이
'카카오 먹통 대란'에 200만 개미 '공포의 주말'
물리적 리스크 대응 미흡, 기업 신뢰도 치명상
주가 부양책 내놓던 CEO, 향후 행보 주목해야

thumbanil 이미지 확대
그래픽=박혜수 기자
국내증시의 대표적 성장주로 꼽혔던 카카오가 2017년 상장 이후 5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4월 액면분할 단행 후 지난해 여름 17만원까지 육박했던 주가는 5만원대까지 주저앉았다.

카카오 경영진이 앞다퉈 주가 부양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놨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여기에 지난 15일 오후부터 불거진 초유의 '카카오 먹통 대란'은 카카오라는 기업의 신뢰도를 바닥에 떨구고 말았다.

무려 하루 이상 대한민국을 멈추게 했던 '먹통 대란'의 여파로 카카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등 카카오 계열 4개 상장사 주식을 쥔 200만여명의 개미들은 공포의 주말을 보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종가 기준으로 카카오의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8.57% 오른 5만1400원에 마감됐다. 3거래일 만에 5만원대 회복이었고 1일 등락률만 놓고 보면 지난 3월 이후 7개월 만에 8%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카카오 외에도 카카오뱅크(5.74%), 카카오페이(4.94%), 카카오게임즈(9.44%) 등 카카오 계열 상장사들도 이날 일제히 주가 신바람을 냈다.

카카오 계열 종목의 주가 상승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공매도 청산 물량 출회가 큰 영향을 미쳤다. 공매도한 주식을 갚고자 시장에서 다시 주식을 사들이는 '숏커버링'이 나타난 것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자회사인 라이언하트스튜디오의 상장 철회가 호재로 작용했다.

물론 이때만 해도 10월 세 번째 주말에 초대형 사고가 터질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 15일 오후 경기 성남시 삼평동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16일 밤늦게까지 카카오가 직영하거나 카카오와 연계된 IT 서비스의 정상 이용이 어려웠다.

카카오톡은 불통 이후 무려 30시간여가 지난 16일 밤 9시 30분이 넘어서야 모바일과 PC를 통한 텍스트 메시지와 사진, 파일 전송이 정상화됐다. 카카오지하철, 카카오버스 등 대중교통 도착 정보 검색 앱도 16일 저녁이 돼서야 정상 작동했다.

하지만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가 멈춘 사이 일반 국민이 입은 피해는 극심했다. 카카오 T 앱의 불통으로 택시기사, 대리운전 기사, 퀵서비스 기사들이 호출을 받지 못해 생업에 지장이 생겼고 카카오페이 결제 불가로 상점 계산대에서 혼란을 겪은 고객이 적지 않았다.

더구나 카카오 메일 서비스는 17일 오전 0시까지도 불통 상태에 있어 업무자료 전달 등 이메일 기반의 소통이 필요한 이들은 매우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카카오 관련 각종 서비스가 하루 이상이나 먹통이 된 것은 지난 2010년 카카오톡 서비스 시작 이후 처음이다.

이처럼 하루 이상 카카오의 여러 서비스에서 불통 현상이 일어나자 카카오 주주들은 그야말로 공포에 떨고 있다. 주식 거래가 실시간으로 가능한 평일이었다면 빠른 매도가 가능했겠으나 하필 주말에 대형 사고가 터졌기에 월요일 급락이 불 보듯 뻔해졌기 때문이다.

기업 신뢰도 하락은 곧 기업 가치 붕괴로 이어진다. 특히 카카오는 이틀간의 서비스 불통으로 소비자들이 입은 유·무형적 손해가 컸던 만큼 이에 대한 보·배상 요구가 빗발칠 가능성이 크다. 보·배상은 막대한 비용 소모가 나가는 일이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큰 손해다.

여기에 지난 주말 미국 뉴욕증시에서 성장주가 잇달아 급락한 점은 카카오 주주들을 더 심란하게 하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08% 내린 1만321.39로 마감됐다. 특히 리비안(-11.66%), 루시드(-8.61%), 테슬라(-7.55%) 등이 급락했고 엔비디아(-6.13%), 아마존(-5.0%), 애플(-3.22%) 등도 적잖은 낙폭을 보여줬다.

증권가는 카카오와 계열 상장사의 주가가 더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의 52주 신저가는 지난 13일 기록한 4만7300원이다. 액면분할 직후 20만원을 육박하던 카카오의 목표주가는 어느새 7만원대까지 내려왔다.

하지만 2020년 4월 수준의 주가로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까지 나올 정도로 카카오의 앞날은 심히 암담하다. 무엇보다 이번 '먹통 대란'과 앞으로 이어질 기업 가치의 하락과 보·배상 문제는 아직 주가에 미반영된 이슈라는 점이 더 큰 악재다.

카카오와 카카오 계열사들의 미래 성장성에 대해 기본적인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번 '먹통 대란'은 리스크 해결에 대한 능력 부재까지 보여준 만큼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증권가의 일관된 중론이다.

앞서 발간된 증권사들의 보고서는 "실적 둔화와 증시 여건 악화에 따른 성장주들의 주가 하락, 카카오와 자회사들이 주가 침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가치 산정을 하향 조정해야 할 때"라며 목표주가 하향 조정 사유를 공통적으로 밝힌 바 있다.

모회사 카카오 외에도 카카오뱅크의 목표주가를 1만5000원으로 내려 잡은 증권사도 등장했고 카카오페이 역시 7만원대였던 목표주가를 3만8000원까지 하향 조정한 보고서도 나왔다.

이제 주목해야 할 것은 카카오 경영진의 행보다. 남궁훈·홍은택 카카오 대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등 카카오 계열 CEO는 그동안 줄기차게 주가 부양책을 발표해왔다.

남궁훈 대표와 신원근 대표는 나란히 주가 목표치 도달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고 일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남궁 대표가 내세운 카카오 주가 목표는 15만원, 신 대표가 언급한 카카오페이 주가 목표는 20만원이었다. 지난 14일 종가만 놓고 보면 두 사람 모두 갈 길이 멀다.

윤호영 대표는 지난 7일 주주들과 카카오뱅크 구성원들에게 "법규상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자사주의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 실행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카카오게임즈는 모바일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관련 논란에 자회사인 라이언하트스튜디오 상장 추진 문제까지 겹치며 상당한 홍역을 치렀다. 우마무스메 문제는 이용자들과의 소통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고 자회사 상장은 자진 철회로 급한 불을 껐다.

이 밖에도 카카오는 연내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진행하고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최근 우리사주 보유 직원들의 반대매매를 막고자 각각 100억원, 145억원 상당의 지원을 결의했으며 임원들은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가 방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발표된 주가 방어 대책과 이번에 터진 '먹통 대란'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회사의 실책으로 벌어진 초유의 대란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위기에 놓인 주가를 회복시키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정백현 기자 andrew.j@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 공유하기

관련기사

더보기
ad
최상단상단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