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에 쏟아진 공매도 폭탄···9월 한 달에만 2조원 늘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e-mail]

9월 내내 급락세가 이어졌던 국내 증시에서 하루 평균 5000억원에 육박하는 공매도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8월 중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 규모보다 40% 늘어난 수치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월 1일부터 30일까지 유가증권시장 내 공매도 거래대금은 9조8131억원,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4906억원으로 나타났다. 월간 공매도 거래대금은 8월보다 무려 2조1267억원 늘었고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 규모는 40% 늘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9월 한 달간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 규모가 1349억원으로 8월보다 8.8% 늘어났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판 후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다시 주식을 사들인 뒤 빌린 주식을 상환해 차익을 내는 투자 기법이다. 통상 향후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기업들이 공매도 투자 대상이 되며 강력한 자금력을 갖춘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로 공매도에 나서는 편이다.

9월에는 1일(6783억원), 16일(6857억원), 28일(6154억원) 등 세 차례나 6000억원 이상의 공매도 거래 실적을 기록했다.

공매도의 집중 타깃이 된 종목은 시가총액 순위 상위권의 대형주들이었다. 5575억원 상당의 공매도가 이뤄진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에너지솔루션(5344억원), SK하이닉스(3585억원) 등 코스피 시총 1~3위 종목이 나란히 공매도 거래대금 상위 1~3위에 올랐다. 이 기간 중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월초보다 각각 11%, 7.8%, 12.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9월 한 달간 공매도 규모가 많이 늘어난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 등 주요국 통화당국의 잇단 기준금리 인상과 환율 급등으로 외국인들의 자금 이탈 현상이 두드러지고 증시 여건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공매도 규모를 키운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증시 전반의 분위기가 하락장에서는 공매도 상위에 오른 종목 거래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1개월간 하루 평균 공매도 금액은 2020년 3월 기준 직전 1년 하루 평균 공매도 금액보다도 33.8% 늘었다"며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만큼 공매도 상위 종목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