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관리 타이밍 못 읽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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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우리는 '타이밍'이라는 말을 일상 생활에서 매우 자주 씁니다. '타이밍'이라는 단어의 국어사전 속 의미는 두 가지로 나옵니다.

하나는 "동작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순간. 또는 그 순간을 위해 동작 속도를 맞춤"이고 다른 하나는 "주변 상황을 보아 좋은 시기를 결정함. 또는 그 시기"라고 합니다. 결국 목적 성취를 위한 특정 행동을 해야 할 시점이 곧 '타이밍'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어린 시절부터 30년 넘게 야구에 심취한 열혈 야구팬입니다. 응원가를 부르고 치킨과 맥주를 즐기고자 야구를 보기도 하지만 혼자 야구 볼 때는 차분히 경기를 분석하며 관전하는 편입니다. 그렇게 야구를 보다보니 '타이밍'을 읽는 법도 깨닫게 됐습니다.

투수 교체 시점, 대타·대주자 기용 시점, 주자 견제 시점, 도루 시점 등이 야구에서 중요하게 판단해야 하는 타이밍들이죠. 감독과 코치가 이 타이밍을 제대로 읽지 못하면 경기를 그르치기 일쑤입니다.

경기 중 전략적 타이밍을 놓치는 코칭스태프의 실책이 거듭되면 팬들은 소위 '뒷목'을 잡게 됩니다. 제 응원팀은 다행히(?) 시즌 개막 시점부터 지금까지 쭉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유독 요즘 들어 코칭스태프의 실수로 뒷목을 잡게 하는 일들이 많아졌고 그 덕에 1위 자리를 매우 불안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속이 탈 노릇입니다.

'타이밍 실책' 문제는 비단 스포츠에만 해당하지 않습니다. 우리 자본시장으로 돌아와 봅시다. 최근 우리 증시 어떻습니까. 한 달여 전만 해도 코스피 지수는 2500선에 있었지만 지금은 2200선을 겨우 지키고 있습니다. 800선을 지키던 코스닥은 700선이 무너졌습니다.

시장의 공포감은 생각 외로 큽니다. 지난 27일 장중 한때 2200선이 무너졌던 코스피 지수에 대해 '2100선 붕괴도 머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바닥 아래 지하실마저도 몇 층까지 뚫려있는지 예측이 불가능한 시점이기에 투자자들의 공포감은 더 큽니다.

물론 대한민국 증시만 상황이 안 좋은 것은 아닙니다. 미국 뉴욕증시도 상황이 그다지 좋지는 않습니다. 증시 외에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도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외 시장에 적잖은 금액을 투자한 분들은 쉽게 잠을 못 이루실 줄로 압니다.

증시가 혼란을 겪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대외 변수가 가장 큰 혼란 배경이 되겠지만 그 대외 변수를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시장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책을 잘 세우고 적절한 시점에 대책을 시행한다면 위기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지요.

그러나 이 시점에서 정부는 지금 뭘 하고 있습니까. 국내증시를 하루속히 안정시켜도 모자랄 판에 팔짱을 끼고 구경하고 있습니다. 증시에는 선량한 국민인 개인투자자들의 돈이 들어가 있습니다. 시장을 방치하고 국민을 보호하지 않는 정부는 염치라는 것도 없습니까.

우리 증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의 여파로 크게 무너졌던 2년여 전으로 돌아가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대책을 실행해야 합니다. 시장 안정 조치를 검토만 할 것이 아니라 가동해야 합니다. 어떤 패를 낼까 고민만 하다가는 판을 날릴 수 있습니다.

10조원 규모로 조성된 증시안정기금을 활용하거나 통화 스와프 계약 체결 등 환율에 대한 적극적인 방어 대책을 더 늦지 않게 단행해야 합니다.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하지만 예방접종 차원에서라도 적절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경기 중 작전 타이밍을 읽지 못하고 팀을 연전연패로 이끈 감독은 구단 차원에서 언제든 자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 관리 타이밍을 못 읽고 시장을 망친 정부의 수장은 뾰족한 대안이 없습니다. 정부 수장이 어리바리하게 있는 사이 피해를 보는 것은 오로지 국민뿐입니다.

자본시장 관리에 대한 타이밍을 읽지 못하고 국민의 소중한 자산을 허공에 날리는 일이 없기를 부디 바라봅니다.

정백현 증권팀장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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