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업계, "'서민금융' 역할 제고해야"···규제 완화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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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중앙회, 서민금융포럼 개최
정부 정책금융이 서민금융 역할 저해
금융회사의 자율적인 능력 높여야
영업구역·M&A 규제 등 낡은 제도 고쳐야
당국 "업권 목소리에 공감···소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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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4차 서민금융포럼에서 이진수 중소금융과장 등 패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 박덕배 국민대학교 교수, 임형석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진수 중소금융과장, 이종욱 서울여자대학교 교수, 이희수 신한저축은행 대표, 김영규 스마트저축은행 대표.) 사진=저축은행중앙회 제공
저축은행이 서민금융으로서 역할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규제완화가 필요한 시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업권 내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고 정부가 중심적인 정책금융에 얽매여 있게 되면 서민금융 역할을 확대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22일 오전 8시 서울 중구에 위치한 은행회관에서 '서민금융 지원 활성화를 위한 저축은행의 역할 제고방안 모색'을 주제로 '제4회 저축은행 서민금융포럼'(이하 '서민금융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서민금융포럼에는 저축은행 대표와 금융위원회 등 유관기관, 학계 전문가가 참석하여 대표적 서민금융기관인 저축은행의 서민금융 지원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정책금융과 민간금융의 체계적인 역할분담과 두터운 구성이 필요하다"면서 "얼마 전 자영업자 컨설팅에서 만난 점주 중 한 명은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일은 많이 하는데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저축은행이 최근 경제상황 악화로 지금보다 더 힘들어질 서민들을 위하여 금융지원을 활성화하고, 서민들의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제자로 나선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은 정부에서 주도적으로 만드는 서민금융상품이 결국 저축은행이 서민금융으로서 역할을 확대하는데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원장은 "금융회사들이 자연스럽게 대출을 할 수 있도록 하면 되는데 여론을 조정해서 정책 금융상품이 나오도록 만든다"면서 "금융회사의 자율적인 심판 능력을 떨어뜨리고 결국은 장기적으로 진짜 서민 경제를 지원하기 어려워진다"고 우려를 표했다.

저축은행업계에 규제가 많은 것은 지난 2011년 저축은행 부실 사태 영향이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과 같은 부분의 한도가 설정돼 있고 예금보혐료 역시 타업권과 비교해 높은 수준인 0.4%를 적용받고 있다.

그러면서 "자율적인 노력을 할 수 있도록 구조 개선을 해나가야 한다"면서 "영업구역 규제 개선을 통해 개인 신용대출 영업제한을 풀고, M&A에 대한 규제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핵심은 서민금융이 자생할 수 있는 먹거리를 확실하게 보호해줘야 한다"며 "시중은행의 여신금지업종 재지정과 예보료 인하로 저축은행과 같은 서민금융사가 생존할 수 있는 여력을 터 줘야 보다 많은 취약계층을 보듬는 기반을 만들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날 토론을 위해 참석한 토론자들은 현재 저축은행에 걸려 있는 각종 규제에 대한 개선 대안을 제시했다.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저축은행이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시장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정책 여건과 시장 여건의 흐름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면서 "최근 서민금융시장은 연령대로 보면 20대 등 청년층의 부실율이 문제가 되고 있고 특정 시기에 늘어난 대출이 상대적으로 불량률이 높아지는 특징을 보인다"고 말했다.

박덕배 국민대 교수는 "부동산 시장이 위기인 시기 저축은행도 PF대출 등의 여파로 같이 휘청일 가능성이 있는 만큼 건전성을 지키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과거 미국 내 저축은행이 무너진 '세이빙스론 사태'를 살펴보면 이들 금융기관이 결국 부동산의 가치 하락과 금리 상승으로 역마진이 일어나 파산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희수 신한저축은행 사장은 "저축은행 업권의 본질인 서민금융 지원에 지금과 같은 시기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되는데 나서는 방향에 있어서 제도적인 뒷받침이 많이 미흡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저축은행의 정책금융 상품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많이 취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는 판매함으로서 정부에 내야 하는 출연금이 있어 부담이 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햇살론과 같은 정책서민금융상품의 총량규제 적용도 완화 내지는 풀어줘야 더 많은 서민들에게 지원이 이뤄질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호남 지역의 영업권을 가지고 있는 김영규 스마트저축은행 사장은 "수도권에 위치한 저축은행들이 업권의 8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생존권 의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면서 "지역 의무 여신 규제 완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금리 대출 부분에 있어서 총량에서 배제를 해준다면 지방의 저축은행들도 비대면 플래폼 사업 추진을 통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면 진정한 서민 금융지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내부통제를 위한 인력을 많이 운영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저축은행중앙회 중심으로 운영한다면 각 은행들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사고 예방을 위한 계기도 만들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신중론'을 강조했다. 포럼에 참석한 이준수 금융위원회 과장은 "저축은행의 자산이 굉장히 빨리 증가하고 있는거 아닌가에 대해 보고 있다"면서 "수익이 좋아질 수도 있지만 경영이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에대해서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축은행의 규제는 건전성 규제와 소비자 보호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보고 있다"면서 "오늘 포럼에서 나온 이야기들 가운데 정책 금융상품에 대해서는 총량 규제에서 배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양극화에 관련해서도 현 상황이 더 진전 될 때 추가적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규모나 리스크에 상응하는 것인지 업권과 소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재희 기자 han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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