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픽' 美 태양광에 수조원 퍼붓는 한화솔루션···중심에 선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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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요충지 미국, 법인 일원화 작업
'컨트롤타워' 역할에 한화글로벌에셋
공장 신설하고 기업 인수···兆단위 투자
IRA법 통과로 세금혜택, 시장 장악 가속도
김재두·여성진 대표, '정통 태양광맨' 아냐
관리 효율성·신재생사업 강화 시너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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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이 태양광 기업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법인의 구조재편을 단행한다. 한화솔루션은 미국이 지난달 통과시킨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전 세계적으로 전력 안정화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시장 선점이 중요한 이유다. 이에 따라 미국 태양광 사업 '컨트롤타워'인 한화글로벌에셋을 이끄는 대표이사 2명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 100% 자회사 한화큐셀(HQCL)은 지난 7일 주식 320만주를 현물 유상감자했다. HQCL는 영국 케이만제도에 소재한 태양광 사업 지주회사다. HQCL은 320만주를 소각했고, 모회사 한화솔루션은 그 대가로 HQCL이 보유하던 한화큐셀아메리카(US M&S) 주식 전부를 이전받았다. US M&S는 HQCL 100% 자회사이자 미국 태양광 법인인데, 한화솔루션은 같은날 US M&S 총 발행주식 1만주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한화솔루션은 다시 US M&S 주식을 처분할 예정이다.

지배구조 재정비는 한화글로벌에셋을 글로벌 태양광 사업 핵심기지로 삼기 위한 의도가 담겨있다. 한화솔루션 100% 자회사인 한화글로벌에셋은 내달 14일 보통주 526만8916주를 새로 발행하며 4168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한화솔루션은 US M&S 주식 전량을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참여한다. 한화글로벌에셋은 현물출자받은 US M&S 주식을 한화큐셀아메리카홀딩스(Hanwha Q CELLS Americas Holdings. Corp.)로 넘긴다. 미국 태양광 발전사업 지주회사인 한화큐셀아메리카홀딩스는 한화글로벌에셋의 100% 자회사다.

풀어서 설명하면, '한화솔루션→HQCL→US M&S', '한화솔루션→한화글로벌에셋→한화큐셀아메리카홀딩스'로 각각 나뉘어 있던 미국 태양광 사업구조는 '한화솔루션→한화글로벌에셋→한화큐셀아메리카홀딩스→US M&A'로 수직화를 이루게 된다.

미국 태양광 시장이 한화솔루션의 전략적 요충지라는 점에서 이번 변화가 가지는 의미는 적지 않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태양광 모듈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현재 조지아주에 1.7기가와트(GW) 규모의 모듈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 공장은 2000억원 가량을 들여 1.4GW를 추가할 계획이고, 완공되면 총 3.1GW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와 함께 2조5000억원 가량의 들여 조지아주를 포함해 텍사스주,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등에 현지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미국 IRA법은 상당한 금액의 세액 공제는 물론, 한화솔루션의 글로벌 태양광 시장 장악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IRA법은 자국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수소 등 그린산업 확대를 골자로 하는데, 자국에서 생산된 제품에 한해서만 세제 혜택이 주어진다. 모듈의 경우 와트당 7센트의 생산세액공제를 고려하면, 한화솔루션은 매년 3000억원 안팎의 세금을 아낄 수 있다.

또 한화솔루션은 지난 3월 미국 폴리실리콘 제조업체인 REC실리콘을 약 2500억원에 인수했다. 내년 4분기부터 본격적인 공장 가동이 시작되는 만큼, IRA법 수혜를 받을 수 있다. 미국은 자국에서 생산한 폴리실리콘 1kg당 3달러의 세금 혜택을 준다. REC실리콘이 검토 중인 잉곳과 웨이퍼 생산이 현실화된다면 ㎡당 12달러 공제도 받게 된다.

올 초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는 한화솔루션에 호재로 작용했다. 러시아가 유럽으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면서, 비화석연료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단기간 설치와 발전이 가능한 태양광의 인기가 뜨겁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양광은 선택이 아닌 의무가 되고 있고, 태양광 업체들의 판가 협상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솔루션이 공격적인 미국 공략책을 펼치는 가운데, 한화글로벌에셋 공동 대표이사인 김재두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경영기획부문장과 여성진 한화솔루션 인사이트 부문 큐셀에너지사업부장을 주목하는 시선들이 늘고 있다. 한화그룹 태양광 사업은 유력 후계자인 김동관 부회장이 10년간 육성해온 승계 디딤돌이다. 장기적으로는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이기도 하다.

1968년생인 김 부문장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김 전무는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큐셀부문 구매·물류부문장과 HR부문장, 첨단소재부문 경영기획부문장과 기능소재사업부문장 등을 두루 역임했다. 2019년에는 한화솔루션 출범 직전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사내이사로 선임됐고, 지난해 11월 한화글로벌에셋 대표이사에 올랐다. 또 HQCL와 영국 한화솔라원인베스트먼트홀딩스(Hanwha SolarOne Investment Holding Ltd.) 대표를 겸직 중이다.

최근 선임된 여 사업부장은 1970년생으로, 고려대 토목공학과를 나와 한화건설에서 20년간 근무하며 기획, 토목민자, 신재생사업 등을 담당했다. 지난해 한화솔루션으로 옮긴 여 사업부장은 도시개발부문 사업지원실장을 맡았다. 도시개발부문은 올 초 인사이트부문으로 이름을 바꿨고, 여 사업부장의 보직도 큐셀에너지사업부장으로 변경됐다. 인사이트부문이 가장 집중하는 이 사업은 태양광 사업 관련 부지개발과 인허가, 설계, 자금조달, 시공, 시운전 및 상업운전, 관리운영 등을 총망라한다.

두 사람은 정통 '태양광 맨'은 아니다. 하지만 김 부문장은 기획과 관리, 인적자원 활용 등에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만큼 흩어져 있던 각 회사별 역량을 효과적으로 운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한화솔루션이 개편 목적으로 밝힌 "미국 내 법인 일원화에 따른 조직관리의 효율화 달성"과도 일맥상통한다.

여 사업부장은 태양광 사업의 확장에 기여할 수 있다. 김 부회장은 한화솔루션을 IT 기반의 미래형 에너지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 소프트웨어 업체인 젤리(GELI)나 독일 에너지 거래 플랫폼 기업인 링크텍 지분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궁극적으로는 미국에서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태양광발전소→운영관리' 등 태양광 산업 전반의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태양광 노하우를 접목해 풍력·수소 등 또다른 재생에너지 사업을 강화할 수 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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