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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인재 수혈·M&A···신동원 회장 '뉴 농심' 본격 닻 올렸다

외부인재 수혈·M&A···신동원 회장 '뉴 농심' 본격 닻 올렸다

등록 2022.09.07 15:47

김민지

  기자

라면 매출 비중 80% 육박···원가 압박에 2분기 영업익 '뚝' 신성장동력 '대체육·건기식' 낙점···천호엔케어 인수전 등판외부인재 수혈에도 나서···삼성전자 출신 박윤희 상무 영입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신동원 농심 회장이 '뉴(New) 농심'을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창립 이래 첫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뛰어들며 신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삼성전자 출신의 외부인재를 수혈해 해외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신 회장의 적극적인 행보에는 '라면'에 치중된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고 신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최근 진행된 천호엔케어 매각 예비입찰에서 적격예비인수후보(숏리스트)에 포함됐다. 거래 대상은 사모펀드 카무르프라이빗에쿼티(PE)가 보유한 천호엔케어 지분 76.8%다.

천호엔케어는 1984년 설립된 건기식 제조·판매사다. 주력 제품은 흑염소·흑마늘·도라지배즙, 홍삼액 등 엑기스 제품이다. 생산 공장은 경남 양산에 두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427억원, 영업이익은 14억원이다.

농심이 천호엔케어 인수전에 뛰어든 까닭은 건기식이 신 회장이 점찍은 신성장동력 중 하나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지난해 7월 회장 취임 당시 '뉴 농심'에 대한 포부를 밝히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 ▲시장 환경 변화에 맞춘 신사업 확대 ▲수출 증대 등을 강조했다.

천호엔케어 인수전 또한 신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이 이번에 천호엔케어를 최종 인수하면 1965년 창립 이후 첫 대규모 M&A가 된다.

농심은 지난달 프로바이오틱스 신제품을 선보이며 건기식 라인업을 확대했다. 신제품 '라이필 바이탈 락토'를 출시했는데, 이는 2020년 '라이필 더마 콜라겐'으로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뛰어든 농심이 콜라겐 이외 카테고리에서 선보이는 첫 신제품이다. 농심은 '라이필'을 종합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로 본격 육성하고 다양한 제품으로 영역을 더욱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그간 건기식 제품 생산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에 의존해 왔다. 천호엔케어가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는 만큼 이를 최종 이수한다면 농심은 건기식 자체 생산 기지를 확보하게 된다. 또 아직 2가지에 그친 건기식 라인업도 단번에 확대할 수도 있다.

신 회장은 비건 브랜드 육성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농심은 지난해 1월부터 비건 브랜드 '베지가든(Veggie Garden)' 사업을 본격화했다. 베지가든은 농심 연구소와 계열사 태경농산이 독자 개발한 식물성 대체육 제조기술을 간편식품에 접목한 브랜드다. 소비자들에게 비건 문화를 알리기 위해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Forest Kitchen)'도 오픈했다.

이 같이 신 회장이 신성장동력 확보에 힘쓰는 이유는 라면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올해 2분기 라면업계 '빅3(농심·오뚜기·삼양식품)' 중 유일하게 농심만 실적이 악화한 것도 라면에 치우친 수익구조 때문으로 분석된다. 농심은 라면 매출 비중이 80%에 달한다. 이번 국제 원자잿값 상승 부담과 높은 환율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으며 실적이 고꾸라졌다.

농심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7562억원으로 전년 대비 16.7%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4% 뚝 떨어졌다. 해외 법인을 제외한 별도기준(국내실적)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하며 전체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농심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1998년 2분기 이후 24년 만이다.

신 회장은 신성장동력 확보와 함께 외부인재 수혈에도 나섰다. 최근 농심은 '삼성맨' 박윤희 상무를 국제전략 책임 임원으로 영입했다. 1965년생인 박 상무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약 30년간 삼성전자에서 해외사업 분야를 맡아온 '해외통'이다. 현재 농심 임원 중 삼성전자 출신은 2년 전 합류한 조용철 마켓부문장(부사장)과 박 상무까지 2명이다.

농심의 외부인재 수혈은 해외 사업 강화 일환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올해 글로벌 성장 가속화에도 역점을 두고 해외 조직을 강화하고 생산 및 마케팅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신 회장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해외시장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올해는 그쪽(해외시장)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으로 오는 2025년까지는 지난해 3억9500만 달러 대비 2배 성장한 8억 달러의 매출을 이룬다는 목표를 세웠다.

농심 관계자는 "천호엔케어 매각 예비입찰에서 적격예비인수후보에 포함된 것은 맞다"면서도 "아직 진행 중인 사항이라 최종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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