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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항암제부터 희귀질환 치료제까지···유럽 가는 K바이오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항암제부터 희귀질환 치료제까지···유럽 가는 K바이오

등록 2022.09.01 15:54

유수인

  기자

ESMO‧ESPEN 등 유럽 학회서 신약 후보물질 발표셀트리온·​HLB·​에이비엘바이오 등 '항암제' 눈길 바이오협 "과거 참가 기업 극소수···K바이오 위상↑"

항암제부터 희귀질환 치료제까지···유럽 가는 K바이오 기사의 사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위상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이달에는 많은 기업들이 유럽에서 열리는 권위 있는 학회에 참여하며 '빅파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업계 선두주자인 셀트리온을 포함, 에이치엘비(HLB), 에이비엘바이오, 제넥신, 네오이뮨텍 등 혁신신약개발 업체들이 오는 9~1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럽종양학회(ESMO) 2022에 참석한다.

ESMO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미국암학회(AACR)와 함께 세계 3대 암학회로 꼽히는 유럽 최대 규모 암 학술대회다. 세계 종양학 전문가와 글로벌 빅파마들이 주요 후보물질 임상 결과를 공유하는 자리로 매년 2만명 이상의 관계자들이 참가한다.

항암제 분야는 혁신 신약에 대한 니즈가 높고 글로벌 시장 규모도 연간 2000억달러(240조원)에 달해 국내외 많은 기업들이 앞다퉈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업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기업은 HLB다. 이 회사는 ESMO에서 글로벌 권리를 보유한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과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을 병용한 간암 1차 치료제 임상 3상 시험 결과를 구두 발표할 예정이다.

간암은 평균 치료율이 35% 수준에 머무르는 난치성 질환이다. 치료제 개발도 어려워 국내 바이오기업이 이전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던 난공불락의 영역이었다. 블록버스터 항암제인 '키트루다+렌비마' 조합, '카보메틱스+티센트릭' 조합도 유효성 입증에 실패했다. 그러나 '캄렐리주맙과 리보세라닙'의 병용조합이 유일하게 유의성을 입증함에 따라 업계의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실제 미국 존스 홉킨스 암센터 전문의인 마크 교수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은 간암 1차 임상에서 유일하게 핵심지표인 전체생존기간(OS)을 충족한 TKI(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ICI(면역관문억제제) 병용요법"이라며 "전체 데이터가 몹시 기다려진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중항체 플랫폼 기업 에이비엘바이오는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제 'ABL602'의 비임상 데이터를 구두 발표한다. 주제는 AML 마우스 모델 및 AML 환자의 백혈병 배아 세포에서 확인된 ABL602의 활성 기전과 항암 효과를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ABL602는 암세포 표적항체(CLL-1)와 T세포를 활성화하는 항체(CD3)를 결합한 이중항체 후보물질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T세포를 타겟하는 CD3 이중항체 구조를 활용해 ABL602가 정상 조혈모세포는 공격하지 않으면서 CLL1이 발현된 백혈병 줄기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도록 설계했다.

제넥신도 자궁경부암 치료용 DNA백신 후보물질 'GX-188E'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병용 임상 2상 최종 결과를 ESMO에서 구두 발표한다. GX-188E는 DNA 기반 치료백신으로, 자궁경부암 발병 주요 원인인 HPV(인유두종바이러스) 16형과 18형에서 생성되는 암 유발 단백질인 E6·E7에 대해 항원 특이적 T 세포 면역반응을 유도, 암을 치료한다.

이밖에도 네오이뮨텍은 고형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NIT-110'의 미국 임상 2a상 세부 데이터를, 레고켐바이오는 'LCB14'에 대한 임상1a상 데이터를 학회에서 공개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베그젤마'(CT-P16)의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한다. 베그젤마는 블록버스터 항암제인 로슈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다. 비소세포폐암을 비롯한 전이성 직결장암, 전이성 유방암, 교모세포종 등 치료에 사용되며, 최근 유럽에서 판매허가를 획득했다.

또 셀트리온은 오는 7일부터 10일까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하는 '유럽피부과학회 학술회의'(EADV Congress)에서도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CT-P43'의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올해로 31번째를 맞이하는 EADV는 유럽에서 열리는 가장 큰 규모의 피부과학회 행사다.

다국적제약사 얀센이 개발한 스텔라라는 건선,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에 사용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회사는 판상 건선(Plaque Psoriasis) 환자에 대한 CT-P43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한 글로벌 임상 3상 28주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단장증후군 치료 혁신신약 'LAPSGLP-2 Analog(HM15912)'의 글로벌 임상 2상 진행 사항을 오는 3일부터 6일까지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되는 유럽임상영양대사학회(ESPEN)에서 포스터로 발표한다. 임상 디자인과 임상 대상자 선정 기준, 임상 기간, 목표 수치 등에 대한 세부 내용을 소개할 방침이다. 한미약품은 최근 단장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LAPSGLP-2 Analog 단독투여 글로벌 및 국내 환자 대상 임상 2상을 시작했다.

'LAPSGLP-2 Analog'는 GLP-2 유사체에 한미약품의 약물 지속형 플랫폼인 '랩스커버리' 기술을 적용한 혁신신약이다. 세계 최초로 월 1회 투여 제형으로 개발하고 있다. 지난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각각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2020년엔 FDA로부터 소아희귀의약품(RPD)으로, 2021년엔 FDA로부터 패스트트랙 개발 의약품으로 지정됐다. 단장증후군은 선천적 또는 후천적 원인으로 소장 길이가 성인 기준 200cm 미만일 때 발생하는 흡수 장애로, 심각한 영양실조가 나타나는 희귀질환이다. 6년 생존률은 65% 정도밖에 안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그동안 축적된 연구를 통해 100시간 이상의 약물 반감기를 확인했고, 이를 토대로 월 1회 투여 제형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업계는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학술대회에 참가함에 따라 K-바이오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황주리 한국바이오협회 교류협력팀장은 "세계적인 학회에서 발표를 한다는 것 자체가 그만큼 기술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이 있다는 얘기다. 준비가 덜 되거나 기술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는 글로벌 암학회에서 발표를 할 수 있을 만한 기업이 1~2곳에 불과했다. 글로벌 무대에 서는 한국 제약바이오기업이 많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기술력도 좋고 역량이 높아진 기업이 많다는 뜻"이라며 "엄청난 산업적 성장을 이뤘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바이오산업계의 전체적인 위상도 높아질 수 있다. 글로벌 학회에서 기술발표를 하는 기업들이 협력 기업들을 더 많이 찾을 수 있는데, 한국 기업의 발표 수가 많아지면 전반적으로 한국의 바이오연구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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