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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이후 인디언촌으로 불리기도···공공재개발 지지부진

달동네 개발 현주소 ⑦서대문 개미마을

6·25전쟁 이후 인디언촌으로 불리기도···공공재개발 지지부진

등록 2022.06.27 16:10

김소윤

  기자

'7번방의 선물' 예승이가 살던 '개미마을'로도 유명서대문구 홍제동 인왕산 등산로 입구에 자리한 마을한때 '인디언촌'으로 불려···전쟁 피난민들이 거주해낙후된 마을 개선 위해 2006년엔 개발제한구역 해제재개발 추진했지만···적은 토지에 소유자들 많아 실패 현재 개발 재추진하지만 일부 단체 개입 논란 등 난항

무허가 판자촌이었던 개미마을 바로 앞에는 고층 아파트들이 보인다. 홍제동 문화촌 현대아파트, 홍은동 북한산두산위브아파트 등이다. 사진 = 김소윤 기자무허가 판자촌이었던 개미마을 바로 앞에는 고층 아파트들이 보인다. 홍제동 문화촌 현대아파트, 홍은동 북한산두산위브아파트 등이다. 사진 = 김소윤 기자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 위치한 '개미마을'은 인왕산 등산로 입구에 자리한 마을이다. 한 때는 '인디언촌'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 이 마을은 현재도 7~80년대나 볼 수 있던 풍경들이 그대로 남아있다. 낙후된 개미마을을 개선하기 위해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재개발은 번번히 실패했다. 다시 개발을 추진한다고 하지만 현재는 이마저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난항을 겪는 듯하다.

24일 본지가 홍제동 '개미마을'에 직접 다녀와보니, 인근에는 온통 사방이 녹지지역으로 둘러쌓여 있었고, 주변의 녹지지역이 인왕산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돼 있다고 한다. 영화 '7번방의 선물'의 주인공 '예승이'가 사는 동네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집집마다 지붕이 있었지만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개선 사업을 한 것으로 알려져서 그런지 생각보다 낡은 모습은 아니었다.

집집마다 지붕이 있었지만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개선 사업을 한 것으로 알려져서 그런지 생각보다 낡은 모습은 아니었다. 사진 = 김소윤 기자.집집마다 지붕이 있었지만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개선 사업을 한 것으로 알려져서 그런지 생각보다 낡은 모습은 아니었다. 사진 = 김소윤 기자.

개미마을은 서대문구 홍제동 9-81외 5필지(면적 3만1392㎡)에 조성된 마을이다.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 성북구 정릉동 정릉골,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과 함께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꼽힌다. 6·25 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판자로 만든 집에서 옹기종기 모여살던 달동로 알려지면서 한 때 '인디언마을'로 불리기도 했다. 가파른 언덕 위에 빽빽하게 들어선 집들과 피난민들의 모습 때문에 이 이름으로 불리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곳 대부분의 주민들은 자신들을 마치 인디언처럼 여기는 모습에 무척 불쾌한 반응이었으며 결국에는 마을 이름을 개미처럼 부지런하게 사는 마을이라는 뜻으로 현재의 '개미마을'이라고 지었다.

한 때는 서울 도심에 위치한 몇 안되는 '자연취락지역'이었으나 현재는 해제가 됐다. 30여년 동안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이는 바람에 주거환경이 낙후돼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3월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됐고 2008년 12월에는 자연녹지지역에서 제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가 변경되면서 재개발 사업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2017년 서대문구의 요청으로 SH(서울주택공사)가 정비사업을 검토했지만 사업성이 낮아 수차례 개발에 무산돼왔다.

개미마을은 2006년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됐지만, 여느 달동네와 같이 적은 필지에 소유자가 많아 수차례 개발에 실패했다. 실제 현재 6필지 내 소유자가 367인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적은 땅에 조합원이 367명이나 달한 셈이다.

그러다 작년부터 개미마을에 다시 재개발 추진 소식이 들려왔다. 개발방식으로는 도시재생이나 현재 정부에서 추진 중인 공공재개발도 거론되고 있다. 서대문구에서 발주한 연구용역이 이미 정비구역이 해제된 인근의 홍제4구역 일대와 개미마을을 묶어 사업성과 주민생활여건개선을 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봤다.

한 때 개미마을도 야심차게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며 재개발을 추진했지만 10여 년 전 추진위원회가 어느 순간 사라지면서 동네는 문화특구로 지정되기도 해 흐지부지된 적이 몇 번이나 있었다고 한다. 또 그동안 개미마을은 몇 군데의 추진위가 존재했었지만 여러 문제로 인해 아직까지도 이렇다할 추진을 해 본적이 없었다. 사진 = 김소윤 기자한 때 개미마을도 야심차게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며 재개발을 추진했지만 10여 년 전 추진위원회가 어느 순간 사라지면서 동네는 문화특구로 지정되기도 해 흐지부지된 적이 몇 번이나 있었다고 한다. 또 그동안 개미마을은 몇 군데의 추진위가 존재했었지만 여러 문제로 인해 아직까지도 이렇다할 추진을 해 본적이 없었다. 사진 = 김소윤 기자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은 모양새다. 개발 소식이 들린지 얼마 안 돼 한 건설사와 임의단체가 개입해 개미마을 재개발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이들이 사업승인과 관련된 중요 서류까지 무단 절취했다는 등 논란이 일자 주민들의 비난이 거세지는 일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개미마을 주민들을 만나보니 "한 때 이 곳도 야심차게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며 재개발을 추진했지만 10여 년 전 추진위원회가 어느 순간 사라지면서 동네는 문화특구로 지정되기도 해 흐지부지된 적이 몇 번이나 있었다"라며 "또 그동안 개미마을은 몇 군데의 추진위가 존재했었지만 여러 문제로 인해 아직까지도 이렇다할 추진을 해 본적이 없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작년 들어서 관할청인 서대문구청이 개미마을에 개발용역을 착수하는 등 다양한 개발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현재는 공공기관에 의지할 수밖에"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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