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새 수장, 전기차 배정 이끌어 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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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일자로 한국GM 사장 및 CEO로 발령
노조 달래기 및 CUV 출시 흥행 등 현안 가득
전기차 판매거점→생산거점 전환, 임기 내 최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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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토 렘펠 한국GM신임 사장. 사진=한국GM 사장
6월 1일자로 한국GM 새 수장에 오르는 로베르토 렘펠 사장의 숙제가 한 가득이다. 당장 부평 2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직원들 불만도 잠재워야 하고, 회사의 미래 명운이 달린 CUV(크로스오버다목적차량)의 흥행도 이끌어야 한다. 특히 미국 GM 본사로부터의 전기차 배정은 렘펠 사장이 임기 내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로베르토 렘펠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 사장은 이날 한국GM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한다. 렘펠 사장은 1982년 GM 브라질에 입사 후 여러 사업장에서 제품 기획 및 차량 개발 부문에서 근무했다. 한국에서는 2015년부터 개발 업무를 맡았으며, 2019년 1월 한국GM의 연구소 GM테크니컬코리아(GMTCK)의 사장으로 임명돼 디자인·제품 엔지니어링·생산기술 부문 등 연구개발법인을 운영해왔다. 한국GM의 수출 효자 모델인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뷰익 앙코르GX 등의 개발을 그가 주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GM이 렘펠 사장을 한국GM 새 수장으로 앉힌 데는 그만큼 그가 한국 시장을 잘 아는 인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한국GM 전임 사장들은 노사갈등, 실적 부진 등으로 줄줄이 '잔혹사'를 써내려갔다. 특히 카허 카젬 사장은 불법파견 문제로 기소되면서 수차례 출국금지 조치를 받기도 했다. 이러다 보니 GM 임원들 사이에선 한국발령을 꺼리는 상황이 초래됐고, 결국 한국에서 활동하며 한국GM과 스킨쉽이 있었던 렘펠 사장을 새 수장에 내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때마침 렘펠 사장이 개발을 주도한 트레일블레이저가 한국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단 분석이다.

하지만 렘펠 사장이 엔지니어가 아닌 수장으로 마주할 현실들은 결코 녹록치 않아 보인다. 당장 부평 2공장 가동 중단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을 잠재워야 한다. 한국GM은 올해 연말 부평 2공장 폐쇄를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부평 2공장을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했고, 연내 부평2공장 인력 1200여명을 부평1공에 500여명, 창원공장에 700여명을 보내 전환 배치할 예정이다. 직원들은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구조조정 가능성과 부평2공장 인력이 창원공장으로 배정될 경우 회사의 일방적인 인원 배치와 조직 개편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노조는 올해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통해 기본급 인상과 부평 2공장의 전기차 배치를 벼르고 있다. 렘펠 사장으로선 올해 임단협이 첫 고비가 될 전망이다.

브랜드 생존을 위해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CUV도 어떻게든 성공시켜야 한다. CUV는 한국GM 뿐만 아니라 GM도 사활을 걸고 있는 글로벌 차세대 모델이다. 결과적으로 CUV의 성공 여부에 따라 이후 한국GM의 신차 배정이 수월할 수 있다. 현재 한국GM은 창원공장에 대규모 시설 투자를 통해 CUV 생산 준비를 마쳤다. 지난해 3월 도장공장을 완공한 데 이어 9월부터 시작한 신규 설비 공사도 최근 마무리했다. 창원공장은 이번 설비 투자를 통해 시간당 60대의 차량 생산 역량을 갖추게 됐다. 한국GM은 경남 창원공장에서 이 차량을 2023년 출시하고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차량을 내수 판매하고 전 세계에 수출해 연 25만 대 생산 체제를 갖추겠다는 목표다.

완성차 5개사 중 최하위인 판매 실적도 끌어 올려야 한다. 한국GM의 지난해 판매량은 23만7044대로 전년 대비 35.7% 감소했다. 이 중 내수 판매량은 5만4292대로 같은 기간 34.6% 감소했다. 올해는 더 안좋다. 1~4월 판매량만 1만350대로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이 났다. 타호와 트래버스 등 대형 SUV를 앞세워 판매 반등을 노렸지만 코로나 여파에 반도체 수급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겹치면서 내수와 수출 물량의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현안은 전기차 배정이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는 상황에서 한국GM 공장의 전동화 전환은 직원들의 고용 불안과 툭하면 불거지는 GM의 한국 철수설을 잠재울 수 있다. 지난해 11월 스티브 키퍼 GM 수석부사장은 한국을 방문하며 2025년까지 한국 시장에 전기차 10종을 출시하되, 생산은 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CUV 출시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는 물론 쌍용차와 르노코리아가 한국에 전기차 생산거점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차를 수입에만 의존해야하는 한국GM으로선 미래 경쟁력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판매량마저 밀려 실적 회복이 늦어지면 전동화 시대에도 GM의 국내 철수설은 재연될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GM은 2025년까지 한국GM을 전기차 판매 거점으로 두겠다는 계획인 만큼, 그 이후의 생산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렘펠 사장의 3년 임기 내 전기차 배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다만 노사 갈등이 줄고 CUV 성공적 출시를 통한 경영 정상화가 어느 정도 선제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승연 기자 l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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