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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개발 붐 '세포·유전자치료제'···대형 기업들도 눈독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개발 붐 '세포·유전자치료제'···대형 기업들도 눈독

등록 2022.05.31 15:11

유수인

  기자

SK·CJ·롯데 등 시장 진입, 종근당·삼바도 진출 예고연평균 49.1%씩 성장, 2026년 약 70조원 규모 전망높은 성장성, 첨생법 시행 등 규제완화 영향

그래픽= 박혜수 기자그래픽= 박혜수 기자


최근 전통제약사는 물론 대기업들까지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시장 진출에 가세하고 있다. 주로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들과 손을 잡고 투자를 강화하는 식이다. 치료제 특성상 개발이 까다롭지만 예상 시장규모가 연평균 약 50%씩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법적 규제도 완화되면서 기업 진출이 늘고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31일 한국바이오협회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사들을 비롯한 다수 기업들은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업체 인수 등을 통해 시장 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기업 중에서는 SK그룹이 지난 1월 SK팜테코를 통해 미국 CGT CDMO 기업 CBM에 3억5000만달러(약 4200억원)를 투자했다. 작년에는 프랑스 CGT CDMO 기업 이포스케시 지분을 인수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1월 네덜란드 기업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의 약 76%를 2677억원에 인수하며 글로벌 유전자치료 CDMO 시장에 진입했다.

바이오 후발주자인 롯데도 최근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고 CGT CDMO 진출을 예고했다. 롯데지주는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시에 위치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 인수를 의결했으며, 신규 제품 수주 및 공정 개발 등 역량 강화를 위해 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를 진행키로 했다. 항체의약품은 물론 완제의약품과 CGT 생산이 가능한 시설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항체의약품 CDMO 중심 사업을 mRNA, pDNA. 바이럴벡터 등 CGT CDMO 사업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내년 말 공장 완공을 목표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전통제약사 중에서는 종근당이 최근 CDMO 및 차세대 줄기세포치료제 개발 기업 이엔셀과 전략적 투자 및 글로벌 혁신신약 공동연구를 위한 전략적 양해 각서(MOU)를 체결했다. 종근당은 이엔셀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고 이엔셀의 CGR 개발 노하우 및 생산기술을 활용해 치료제 연구개발을 진행하게 된다. 양사는 이번 협업을 통해 키메라 항원 수용체 T 세포(CAR-T) 치료제,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기반 바이러스 제품과 같은 첨단바이오의약품의 공동 연구개발 및 생산 프로세스를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CGT 분야에서 연구개발 경험이 있는 국내 바이오사들도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C녹십자랩셀과 GC녹십자셀의 합병을 통해 설립된 GC셀은 지난 달 GC(녹십자홀딩스)와 함께 미국 CGT CDMO 기업 바이오센트릭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바이오센트릭은 뉴저지혁신연구소(NJII)의 자회사로, 세포·유전자 치료제 공정 개발 및 제조에 특화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 뉴저지에 위치한 cGMP(우수의약품생산규격) 생산시설에서 자가 및 동종 세포치료제, 유전자 치료제, 바이럴 벡터 등을 위탁생산하고 있다.

GC셀은 이번 투자를 통해 아시아와 미국을 잇는 CDMO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이미 국내 최대 규모의 세포치료제 생산시설과 세계 최다 세포치료제 생산 타이틀을 보유한 회사를 글로벌 체급으로 올리는 셈이다. GC셀은 면역세포와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제 개발 및 생산에 주력하고 있으며, 자가 및 동종 세포치료제의 다양한 파이프라인과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차바이오텍 미국 자회사인 '마티카 바이오테크놀로지'는 최근 CGT CDMO 시설을 본격 가동했다. 미국 텍사스주 칼리지스테이션에 위치한 마티카 바이오의 CDMO 시설은 FDA에서 인정하는 cGMP 기준에 맞춰 설계, 시공됐으며 500리터 용량의 바이오리액터(세포 배양기) 와 글로벌 수준의 제조설비를 갖추고 있다.

마티카 바이오는 세포·유전자치료제의 핵심 원료인 렌티 바이러스벡터, 아데노 부속 바이러스 벡터 등 바이럴 벡터(Viral Vector)를 생산하고 CGT 개발 및 생산 서비스까지 할 예정이다. 마티카 바이오 송윤정 대표는 "CGT는 혁신 기술을 적용해 기존 화학· 단백질의약품 대비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치료제"라며 "모기업인 차바이오텍이 20년 넘게 쌓아온 세포치료제 연구개발 경험과 노하우를 도입해 글로벌 CGT CDMO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이 CGT 분야 CDMO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배경에는 높은 성장성이 있다. 시장분석 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글로벌 세포·유전자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74억7천만달러(약 9조4500억원)에서 2026년에는 555억90만달러(약 70조3500억원)로 연평균 49.1%씩 성장할 전망이다.

세포치료제는 살아 있는 자가, 동종, 이종세포를 이용해 세포와 조직의 기능을 복원시키는 의약품이다. 특히 암 치료 분야에서 임상개발이 활발한데, 세포 기반 면역항암제 임상 비율은 전체 암 치료 임상시험의 약 60%를 차지할 정도다. 유전자치료제는 인위적으로 가공한 치료 유전자를 투여해 유전자 이상을 교정하기 때문에 월등한 치료 효과를 보인다.

정부의 규제완화 및 지원 강화도 기업들의 시장 진출에 한 몫을 하고 있다. 그간 규제로 막혀 있던 첨단재생의료 임상시험이 가능해지면서 치료제 상용화 길도 열렸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황우석 사태 이후 국내에서 (세포‧유전자치료제 산업이) 금기시 됐었는데 2020년 8월 말 첨단재생바이오법(첨생법)이 시행됐다. 규제가 풀리면서 조금씩 이 시장에 확장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며 "또 정부에서 첨단바이오의약품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게 된 것이 (시장 진출에 있어) 하나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CGT 사업은 고도의 기술력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CGT 전문 개발사가 아니라면 제조로 뛰어들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국내 기업들이 CDMO로 시장에 진입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협회 관계자는 "CGT 제조는 개발이 까다롭기 때문에 전문 개발사가 아니라면 시장에 뛰어들기 쉽지 않다"면서도 "CGT 분야에서의 CDMO 강국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도 항체의약품 중심에서 CGT, 백신, 신약까지 제조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이야기한 만큼 시장성은 확보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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