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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 과매도 나선 증권사들···공매도 제도 허점 노렸나

NW리포트

두산중공업 과매도 나선 증권사들···공매도 제도 허점 노렸나

등록 2022.03.30 16:28

수정 2022.03.30 16:37

박경보

  기자

원전 수혜주·신사업 기대감에도 나흘 연속 하락 마감증권사, 올 들어 5290억원 내다 팔아···순매수 11일 뿐 공매도 수익·유증 신주 차익실현 목적···하방 압력 커져상환기한 없는 공매도···전문가 "새 정부 제도개선 절실"

두산중공업 과매도 나선 증권사들···공매도 제도 허점 노렸나 기사의 사진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투자가 기업가치와 상관없이 두산중공업의 주식을 과매도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상환기간이 없는 공매도 제도의 허점을 파고들면서 애꿎은 개인투자자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는 비판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윤석열 정부가 투자자 보호를 위한 공매도 제도 개혁에 반드시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지난 25일부터 이날까지 나흘 연속 하락 마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최대 수혜주로 떠오르면서 강세를 보였던 두산중공업은 지난 14일 고점(2만3350원)을 찍은 뒤 약세로 전환한 모습이다. 지난 24일 2만2700원에 거래를 마쳤던 두산중공업은 현재(2만400원) 10.1%나 떨어진 상태다.

시장 일각에선 이 같은 두산중공업의 주가 흐름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원전 수혜 기대감이 유효한데다 지난 29일 정기주주총회에선 사명 변경(두산에너빌리티)과 3D 프린팅·폐자원 에너지화 등 신사업 육성도 약속했기 때문이다. 악재보다 호재가 두드러졌는데도 주가는 뒷걸음질 쳤다는 이야기다.

투자자들은 두산중공업의 최근 약세 배경을 기관의 과매도에서 찾고 있다. 증권사 등 기관투자자들이 공매도 수익과 유상증자 신주 차익실현을 위해 막대한 현물을 내다 팔면서 주가에 부담을 줬다는 지적이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1조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경영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로 진행됐는데, 주관사로 참여한 증권사들이 실권주 전량을 인수한다는 조건으로 주목받았다. 당시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신영증권이다.

특히 두산중공업 유상증자 신주의 발행가액은 1만3850원이었다. 유상증자 이후 고점이 2만3000원대에 달하고 현재 주가도 2만원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유증 참여 투자자들은 최소 30%가 넘는 차익을 챙기게 됐다.

두산중공업의 공매도 거래대금 역시 3.65%(800원) 하락 마감한 지난 29일 코스피 1위(278억원) 기록했다. 이날 두산중공업의 공매도 거래비중은 14%를 넘어섰고, 5268억원에 달하는 공매도 잔고금액 역시 코스피 4위 수준이다.

반면 기관 투자자인 금융투자는 올해 들어 11거래일을 빼고 모두 순매도했다. 올해 1월부터 3개월 간 금융투자의 두산중공업 순매도액은 5290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보험, 은행 등 전체 기관투자자의 순매도액이 5839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관 출회물량의 대부분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서 나온 셈이다.

금융투자가 두산중공업 주식을 연일 팔아 치울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6445억원이나 순매수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하락 전환한 최근 3거래일(25~29일)간 기관과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물량을 받아내며 651억원을 홀로 사들였다.

공매도란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미리 내는 투자기법을 뜻한다. 기관과 외국인투자자들이 주로 거래하는 공매도는 빌린 주식을 갚는 시점에 주가가 떨어지면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금융투자의 두산중공업 과매도가 공매도 거래와 연관이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새 정부의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인데도 수급이 떨어지고 공매도 잔고가 증가하는 건 공매도 제도의 허점 탓이라는 비판이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최근 성장산업 확장을 발표하고 원전 수혜주로도 꼽히는 두산중공업이 3거래일 연속 떨어진 건 기관의 과도한 매도세 때문"이라며 "단언하긴 어렵지만 공매도 거래와 잔고금액이 높아진 점을 감안할 때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투자의 두산중공업 과매도는 전략매도 성격이 강한데, 구조적으로 보면 공매도 상환기간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며 "기관 투자자들은 공매도 상환기간이 없다보니 주가가 떨어질 때까지 주식을 판 뒤 공매도 수익을 얻고 저점에서 다시 사들이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은 공매도를 전면 재개 이전에 제도 보완을 선행해야 한다"며 "개인투자자에게 불리한 제도를 개선하지 않으면 개인과 기관‧외국인의 수익률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인투자자들 역시 윤석열 당선인에게 공매도 제도보완을 촉구했다. ▲공매도 상환기간과 담보비율 및 증거금 통일 공매도 총량제 도입 ▲무차입공매도 당일 적발시스템 가동 ▲10년간의 공매도 수익 조사로 개인투자자 피해액 확정 ▲금융위원회에 개인투자자 보호 전담조직 설치 등이 대표적이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는 "악재가 있는 종목에서 주식 매도와 공매도는 당연할 수 있지만, 두산중공업은 공매도의 폐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공매도 세력이 마음만 먹으면 주가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우리 자본시장이 그만큼 허약하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이 그간 개인투자자 보호에 지나치게 소홀했던 게 사실"이라며 "새 정부에서는 1400만 주식 투자자를 위한 자본시장 제도개선과 공매도 개혁이 가시화되길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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