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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시내 면세점’ 동화면세점, 자금난·매각설에 존폐 위기

‘최초 시내 면세점’ 동화면세점, 자금난·매각설에 존폐 위기

등록 2017.01.31 18:20

정혜인

  기자

호텔신라 측에 빌린 거액 자금 못 갚아다음달 연장일에도 현금 상환 힘들어추가 지분 30% 내놔···총 50% 풀려신라 “자금 상환 최우선”···인수설 일축

사진=연합뉴스 제공사진=연합뉴스 제공

국내 최초 시내 면세점인 동화면세점이 경영권을 내놓을 위기에 처했다.

31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동화면세점은 지난해 6월 호텔신라의 풋옵션(매도청구권)을 행사한 주식 35만8200주(19.9%)에 대한 처분금액 715억원을 만기일인 지난해 12월 19일까지 갚지 못했다.

동화면세점은 1차 연장일인 오는 2월 23일까지 10% 가산된 788억원을 상환해야 하지만 자금을 마련하지 못했다. 이에 계약에 따라 담보로 제공했던 동화면세점 주식 57만6000주(30.2%)를 추가로 내놓게 됐다.

해당 지분은 최대주주인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 지분이다. 김 회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매제로 김 회장의 부인 신정희 동화면세점 대표는 신 총괄회장의 막내 여동생이다.

호텔신라는 2013년 5월 김 회장이 갖고 있던 동화면세점 지분 19.9%를 600억원에 이미 취득했다. 당시 호텔신라는 3년 뒤 투자금 회수를 위해 풋옵션을 걸었다.

동화면세점 측은 3년 뒤 빌린 돈을 갚는대로 해당 지분을 다시 획득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자금 상환이 어려워지면서 이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호텔신라가 기존에 취득한 19.9%에 김 회장이 담보로 내놨던 추가 지분이 호텔신라로 넘어가면 동화면세점의 지분 중 절반 이상을 호텔신라가 소유할 수 있게 된다. 만약 호텔신라가 이를 모두 넘겨받으면 동화면세점의 경영권이 넘어가기 때문에 동화면세점 매각설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동화면세점 측은 경영권 매각설을 부인하고 있다. 동화면세점 관계자는 “김 회장이 호텔신라에 700억여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분을 추가로 내놓은 것은 맞지만 동화면세점을 매물로 내놨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호텔신라 관계자 역시 “2013년 당시 지분 취득 후 빌려준 돈의 상환이 최우선이며 동화면세점의 인수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인수 가능성을 일축했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의 자금 상환 능력이 충분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 회장은 롯데관광개발 최대주주로 이 회사 주식의 43.55%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일부를 정리하면 호텔신라으로부터 빌린 돈을 변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김 회장이 1차 상환 연장일인 다음달 23일까지 자금을 상환하지 않겠다는 것은 김 회장 측이 결국 동화면세점의 경영권 포기 수순을 밟았다는 쪽으로 해석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기존 면세점 특허권을 갖고 있는 사업자 중 일부가 동화면세점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면세점업계의 대내외 상황에 급변한 데다 신규 사업자 모두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경영 악화에 시달리는 동화면세점을 무리하게 인수할 기업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동화면세점의 경영권이 공중에 뜰 경우 동화면세점은 시내 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한 후 폐점 절차를 밟아야 하며 최악의 경우에는 기업 청산까지도 갈 가능성까지 있다.

특히 면세점은 국가로부터 특허를 받는 사업이기 때문에 임의로 매각할 수 없다는 점도 매각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에 힘을 더하고 있다.

만약 동화면세점 측이 경영권 매각을 진행할 경우 관세청 등 당국과의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 동화면세점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기도 어렵고 매물로 나온다고 해도 이를 인수할 후보가 쉽사리 등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서울 세종대로사거리(광화문사거리)에 위치한 동화면세점은 1973년에 설립된 국내 최초의 시내면세점이다.

중소·중견 면세점이지만 그동안 루이뷔통 등 명품 브랜드 매장을 입점시켰고 서울 광화문 한복판이라는 천혜의 지리적 장점을 무기로 지속 성장해 왔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실적이 악화됐고 올해 들어서는 루이뷔통과 구찌 매장이 철수하고 전체 영업시간도 단축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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