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vs 알파고]이세돌 9단, 흑돌 쥐고 알파고에 불계패

아자황 구글 딥마인드 엔지니어(좌측)과 이세돌 9단(우측). 사진=구글 제공.

딥마인드 챌린지 5국에서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 패배했다. 4국서 알파고에 승리를 따냈던 이세돌 9단은 흑돌을 쥐고 경기를 진행했다. 알파고가 강한 상황에서도 이겨보겠다는 의지였지만 결국 패배했다.

15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즈호텔에서 개최된 딥마인드 챌린지 5국 경기에서 알파고는 이세돌 9단에게 불계승을 거뒀다. 경기 시작 5시간만의 일이다.

이날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은 흑돌로 경기를 진행했다. 이 9단은 4국을 마친 뒤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알파고의 약점으로 알파고가 흑돌로 경기를 할 때를 꼽았다.

하지만 이 9단은 알파고가 유리한 상황에서도 경기에서 승리를 따내고 싶다며 5국에서 돌가림을 하지 않고 흑돌로 경기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고, 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CEO가 이를 수용하면서 흑돌로 경기를 진행했다.

이날 경기에서 이세돌 9단과 알파고는 4국과 유사하게 난전에 난전을 거듭했다. 알파고 또한 경기 중반 경 장고를 거듭하는 모습들이 연출됐다. 이전 대국에서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와의 시간 차이는 최대 한시간까지도 벌어졌지만 이날 대국에서는 20여분의 차이밖에 보이지 않았다.

초중반까지는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 다소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여기에 더해 알파고는 경기 시작 3시간 가량 지나자 하단에서 이상한 수들을 연속해서 뒀다. 해설가인 유창혁 9단은 “사람은 절대 하지 않는 수들을 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장고를 지속하며 다시 시간 연장책을 쓰는 방식의 경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경기 중후반부에 이르자 알파고가 중앙에 둔 몇몇 수로 인해 경기 양상은 알파고에 다소 유리하게 진행됐다. 미세한 우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경기 시작 4시간 30여분만에 알파고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경기 시작 5시간만에 이세돌 9단은 뒤집기에 성공하지 못하고 돌을 던졌다.

바둑TV에서 이 대국의 해설을 맡은 유창혁 9단은 “알파고와의 대결, 끝내기로 가면 차이가 난다. 너무 잘둔다”며 “이세돌 9단은 평소대로 잘 뒀다. 바꿔치기와 중앙쪽에서 좀 더 강하게 싸웠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기자 le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