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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공사비 올리고 보증금 내렸는데도···서울 재건축 아파트의 고민

부동산 건설사

공사비 올리고 보증금 내렸는데도···서울 재건축 아파트의 고민

등록 2022.12.02 18:22

김소윤

  기자

시공사 찾는데 애먹고 있는 서울 영등포구 남성아파트유찰만 세차례, 1·2차는 무응찰, 3차는 롯데만 단독응찰이미 수주 곳간 넉넉, 건설 경기 안 좋아진 탓도 있지만가구수 적고 일반물량 거의 없어 사업성 낮다는 영향도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문래동2가 35번지에 위치한 문래동 남성아파트 재건축 단지.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문래동2가 35번지에 위치한 문래동 남성아파트 재건축 단지.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남성아파트가 시공사 찾기에 애를 먹고 있다. 공사비를 올리고 입찰보증금은 낮추는 등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벌써 3차례나 유찰됐다. 업계에서는 서울 중심지 입지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떨어지는 사업성 때문에 유찰이 되고 있다고 본다.

지난 1983년 준공된 남성아파트는 작년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기존 390가구에서 최고 28층 높이의 488가구 규모 단지로 재탄생하게 됐다.

하지만 이후 시공사 선정이 계속 난항을 빚었다. 1, 2차 때는 아무도 응찰하지 않아 유찰됐다. 3차 입찰 때도 1곳의 건설사만 입찰제안서를 냈다.

조합은 건설사들을 유인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공사비는 첫 공고 때보다 약 400억원 증액했다. 1차 입찰 때 1051억원, 2차 입찰 때 1261억원 가량이었던 공사비는 3차 입찰부턴 1441억원으로 높였다. 1년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공사비가 37%나 오른 셈이다.

건설사에게 부담이 되는 입찰보증금은 삭감했다. 3차 입찰 보증금은 50억원으로 지난 1·2차 공고(90억원) 대비 40억원 낮아졌다.

문제는 이런 조합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월24일 3차 입찰도 유찰됐다는 것. 3차 입찰에는 롯데건설만 유일하게 입찰제안서를 냈다.

현재 조합은 추가 재공고(4차)를 내고 다시 사업자 선정에 나선 상태다. 현행 도시정비법은 유찰됐을 때와 같은 조건으로 1차례 더 입찰과정을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 조합과 특정 건설사 간 유착을 막기 위해서다. 두 번의 입찰에도 불구하고 단독입찰이 되면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남성아파트 재건축 유찰의 원인으로 낮은 사업성을 지적한다. 남성아파트는 재건축을 해도 여전히 가구 수(390→488가구)가 적다. 그나마도 대부분이 조합원 물량이다. 일반분양이 거의 없어 사업성이 좋지 않다.

다만 입지는 좋은 편이다. 더블역세권으로 인근에 문래역과 신도림역이 두 곳 전부를 이용할 수 있고, 1·2,5·7호선 환승역을 타고 서울 전 지역 이동이 수월하다. 또 GTX-B까지 완공 예정이니 입지적으로는 호평을 받고 있다.

남성아파트는 최근 4차 현장설명회를 열고 시공사 선정 작업에 돌입했다. 공사비를 높이고 입찰보증금을 낮춘 덕에 현설에는 롯데건설을 비롯해 현대엔지니어링, 효성중공업, DL건설, 대방건설 등 5개사가 참가했다.

조합은 내년 1월인 시공사 선정 입찰에 두 개 이상의 건설사가 참여, 유찰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만일 4차에도 롯데건설의 단독 입찰로 이어진다면 수의계약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롯데건설이 해당 사업지를 가져갈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다만 롯데건설마저 향후 4차 입찰에 참가하지 않는다면 시공사 선정은 더욱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업계에선 시공사들이 예년보다 정비사업참여에 신중을 기하면서 남성아파트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봤다. 부동산시장은 올 들어 주택가격 하락, 금리 인상 등으로 여느 때보다 침체기를 겪고 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시공사를 선정한 곳 중 80% 이상이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선정했다.

최근의 레고렌드발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사태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것도 건설사들의 몸을 사리게 만든다. 울산광역시 재개발 최대어로 불리는 중구 B-04(북정·교동)구역은 단일 브랜드를 고집했지만 시공사들이 입찰하지 않으면서 결국 컨소시엄을 허용하기로 했다.

대다수의 건설사들이 올해 최대 수주액 실적을 달성하는 등 수주 곳간을 넉넉히 채운 곳이 많다는 것도 변수로 작용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 10대 건설사들은 올해 목표액 혹은 전년도 수주액을 무난히 넘어섰다" 굳이 대어 사업지이지 않는 한 아쉬울 게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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